과감한 성애의 묘사로 성서를 비틀다: 안티크라이스트 (Antichrist,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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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그(윌렘 대포)와 그녀(샤를로뜨 갱스부르)의 격렬한 정사 순간. 그들의 아이가 창 밖으로 떨어져 사망하게 되고, 그 충격으로 그녀는 공포라는 것에 휩싸이게 된다. 심리 치료사이기도 한 그는 사랑하는 사이는 치료할 수 없다는 불문률을 깨고, 그녀가 가진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에덴'이라는 숲으로 여행을 가게 되는 두 사람. 그곳에서 그는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과 그녀의 치유를 이야기하지만, 그녀의 상처는 점점 더 커져만 가는데...




죄사함의 과정을 뒤집게 되다.


  먼저 이 영화를 접하기 전에 우리는 간략한 기독교적 상식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태초에 신은 천지를 창조하고, 에덴동산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던 아담과 하와는 죄를 범하게 되고(각주[각주:1]), 에덴동산에서 쫓겨난다. 그후 사람들은 자신에 속한 원죄를 씻기 위해 제사장을 찾게 되지만, 신께서는 자신의 아들을 지상에 보게 되고 그의 죽음으로 사람들은 원죄의 사함을 받게 된다.


  이 이야기를 먼저 하는 까닭은 영화를 보게 되면,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을 비틀고 있음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제목 <안티크라이스트>는 우리말로 하면 '적그리스도'라는 뜻으로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큰 터부와도 같은 단어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시작은 아이를 잃는 그와 그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격렬한 두 사람의 정사. 여느 영화의 문법과는 다르게, 사실적이고도 자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영화의 모습은 곧이어 두 사람의 아이가 죽는 모습으로 연결되며 놀라운 충격을 주게 된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비통'함에 빠지는 그녀. 그는 그녀의 그런 모습을 치유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근원적 아픔을 찾아 에덴으로 이동하는 두 사람. 그리고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그곳에서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 아들을 잃고 비통함에 잠기는 그녀



  <안티크라이스트>는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비탄, 고통(혼란의 지배), 절망(그녀의 죽음), 3명의 거지' 라는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는 성서의 이야기를 그와 그녀의 이야기로 변형하고 왜곡시킨다. 성서의 이야기에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의 아들이 죽어 죄사함을 면하듯이, 영화의 이야기는 아들이 먼저 죽고 그 다음 그녀의 죽음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동방박사 3인의 찾아옴으로 아들이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3명의 거지가 찾아오면 그녀는 죽게 된다는 이야기로 변용되어 재탄생하게 된다.


  극의 마지막 장면, 그녀는 그에게 '안아달라'는 말을 하며 자리에 눕는다. 하지만 그 다음에 일어나는 장면은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극단적인 화면으로 이어지게 된다. 마치 자신의 욕정으로 인해 아들이 죽었음으로 그 욕정을 끊어내고야 말겠다는 듯이 여자의 선택은 단호함을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3명의 거지가 가지는 의미에 관해 설명해주는 영화. 그 때문에 우리는 <안티크라이스트>의 진행과정을 통해서 3명의 거지가 이미 찾아왔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렇다면 남은 결론은 단 하나...



▲ 그리고 에덴으로 돌아온 그녀



마치며...


  <안티크라이스트>는 여인의 과정을 통해서 죄사함의 과정을 증명하는 '안티크라이스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반기독교적 사고에 임하는 저항감을 불러일으킬지는 모르겠으나, 기존의 사고를 패러독스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 신선함을 과감함으로 포장하는 연출의 기법은 엄청난 충격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이 영화는 두고두고 논란을 가져 올 것에 틀림이 없다. 


  성을 반성과 치유를 통한 회복의 과정으로 이용. 마치 님포매니악은 안티크라이스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이 드는 영화의 모습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주된 표현 방식이기도 하다. 영화의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 새끼를 집어 삼키는 동물의 모습과 그것이 가르키고 있는 그녀의 모습 역시. 라스 폰 트리에 감독만의 과감한 변주라고 볼 수 있기에 극의 이러함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영화는 에필로그를 통해서 자신들이 써내려온 4가지 챕터에 대한 화답으로 마무리를 장식한다. 그녀의 과정을 지켜본 후 에덴을 내려오는 그의 모습.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그 많은 사람들의 모습. 마치 그것은 죄사함을 받은 무리들이 다시 에덴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음을 묘사하는 듯 했고, 그로 인해 우리는 그녀의 선택이 죄사함의 과정이었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때문에 극을 지켜본 우리들은 비로소 죄사함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평점은 IMDb 6.6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50%로 감자의 예상보다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영화를 통해서 샤를로뜨 갱스부르는 62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것이며, 그와 그녀의 연기는 극에 두 사람만 출연했다는 사실이 무색할만큼 대단함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 사실만으로 이 영화를 감상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P.S : 감독 라스 폰 트리에는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제 정사가 필요했고, 그때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생각났다고 전한다. 때문에 극중 장면은 실제 정사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 그와 그녀는 에덴에서 자신이 바라던 죄사함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안티크라이스트 Antichrist, 2009 제작

요약
덴마크, 독일,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폴란드 스릴러, 드라마 | 2011.04.14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07분
감독
라스 폰 트리에
출연
샬롯 갱스부르윌렘 데포 더보기
누적 관객수
4,071 명 (2015.01.13,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 추천 : 과감한 성서의 변용을 통한 신선한 충격과 놀람을 안겨주다.

▥ 비추천 :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 예고편




  1. 기독교에서는 이것을 원죄라 칭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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