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의 틈에서 가족의 화함을 찾다: 하모니움 (淵に立つ, HARMONIU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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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공업사를 운영하는 토시오(후루타치 칸지)에게 감옥에서 출소한 야사카(아사노 타다노부)가 나타나고, 토시오는 머물 곳이 없다는 그를 위해 일자리와 자신의 집 한 켠을 내준다. 처음에는 그가 낯설던 토시오의 아내 아키에(츠츠이 마리코)였지만, 무뚝뚝한 남편과는 다른 그의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게되고, 야사카의 고행성사같은 이야기를 듣고난 어느 날 그와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 야키에. 그리고 얼마후 토시오의 딸 호타루가 놀이터에서 피를 흘린채 발견이 된다.


  그로부터 8년 후 중증지체장애를 앓게 된 호타루를 돌보며 사라진 야사카를 찾는 토시오 부부에게 야시카의 아들(타이가)이 찾아온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그때의 비밀들. 과연 토시오와 야키에의 업보는 무엇을 낳게 된 것일까?



▲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야사카로 토시오의 가정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업보의 그늘이 만들어낸 원죄의 굴레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한 야사카. 그를 바라보는 토시오는 뭔가의 켕김이 있는 듯, 빚이 있는 듯, 어쩔 줄을 모른다. 그러는 사이 토시오가 살고있는 곳들을 점령해나가는 야시오카. 아내 아키에는 그런 그의 모습에 불안해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남편과는 다른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의 고해성사와도 같은 죄의 고백이 끝날 때쯤, 그를 마음에 품어버리고 마는 아키에. 불륜은 그렇게 토시오의 집안을 조금씩 갉아먹더니, 결국은 토시오의 딸 호타루가 큰 사고를 입으며 쌓여왔던 문제가 폭발하고 만다.


  <하모니움>의 일본어 제목은 '틈 위에 서다 (淵に立つ)'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어느 날 야시카가 토시오의 집안에 나타나면서부터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리고 벌어지는 상처의 틈(淵)은 아물지를 모르고, 토시오의 가정을 조금씩 파괴하기 시작한다. 업보의 등장, 아마도 그것은 오래 전 그날 토시오 남겨놓은 죄악의 씨앗이었다. 영화는 아키에가 가진 종교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업보는 아키에가 가진 종교의 모습처럼 그들곁에 나타났다. 아키에가 다니는 종교에서는 '원죄'라 부를만한 그것은 토시오에게는 업보가 되었고, 아키에에게는 쌓여왔던 갈등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그들의 아이에게까지 미치는 죄.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원죄의 또다른 이름은 야시카의 아들이 등장함과 함께 또다시 불거지고 만다. 그들은 타카시가 원죄의 아들임을 알게되자, 아들을 속죄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죄를 씻어내겠다고 한다. 그리고 마치 자신의 죄인양 아키에와 토시오, 그리고 야시카의 죄를 대속하여 십자가에 메달리겠다는 타카시. 그들은 이제 자신들의 원죄가 시작되었던 그 산속 그 강가로 원죄를 찾으로 떠나게 된다. '죄의 삯은 사망(각주[각주:1])'이라고 했던가?, 강가로 도착한 아키에는 호타루와 함께 강으로 뛰어들게되고, 야사카와 함께 주머니를 건져내었던 그곳에서 이제는 아내와 딸을 건져내야하는 토시오의 모습. 그때 건져낸 것이 죄악의 씨앗이었다면, 이제는 생명의 불씨를 건져내어야 한다. 그리고 호타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토시오의 모습에 우리는 그들이 새롭게 태어날 것임을 짐작하게 된다.



▲ 야사카로 인해 벌어지는 틈은 어느 덧 토시오의 가족들을 조금씩 파괴하기 시작한다.


마치며...


  이 영화에서는 '일본 개신교'를 믿는다는 아키에를 비롯하여 성서의 모습들이 많이 차용되고 있다. 그 빈도는 <하모니움> 전체에서 볼 때도 상당함을 느낄 수 있다. <하모니움>의 이야기는 오래전 죄(원죄)와 그것을 씻는 과정을 독특하고도, 문학적 은유들을 사용하여 펼쳐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린양(하루카)를 속죄양으로 삼아서 과거의 죄를 씻으려는 야시카의 모습. 그리고 야시카의 아들인 타카시를 속죄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업보를 털어내겠다는 아키에의 대사. 여기에 붉은 피와 같은 옷을 입고, 그만의 제사를 치루는 야시카의 모습 역시 강렬하고도 의미심상하게 다가온다.


  <하모니움>의 마지막 장면 강가로 뛰어내리는 아키에와 호타루의 모습이 등장한다. 마치 개신교의 의식 중 하나인 침례를 보는 듯한 그것은 신약성경 마태복음(3장 11절)에 등장하는 '나(예수)는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를 표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결국 침례(각주[각주:2])를 받는 그들. 그리고 부활의식과도 같은 토시오의 심폐소생술은 토시오 가족의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게 되며, 영화의 거대한 뜻을 완성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이처럼 종교적의미를 차용하며 가족이 가진 업보를 씻어내기 위한 아픔 성장통을 그리고 있다. '69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 대상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이러한 표현들이 주는 모습들이 호불호를 줄 수 있다. 때론 불편하고, 때론 지루하며, 난해할 수도 있는 영화의 연출들. 하지만 이러한 것들 속에서 문학적 수사들을 발견하게 될 때 관객들은 영화가 던지는 풍부한 은유와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 분명하다.



▲ 단란했던 가족에게 찾아온 작은 균열들. 그리고 무너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인가?


요약
일본 외 드라마 외 119분
감독
후카다 코지
출연
아사노 타다노부츠츠이 마리코후루타치 칸지타이가  더보기









▥ 추천 : 숨겨진 의미들이 찾아올 때의 찌릿한 감동들.

▥ 비추천 : 숨겨진 메타포와 종교적 표현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신약성경 로마서 6장 23절에 나오는 문장 [본문으로]
  2. 물 속에 완전히 잠기어 세례를 받는 모습. 개신교에서는 세례를 새로 태어남으로 받아들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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