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가족과 함께 사는 마나나는 하루 하루 바람 잘 날이 없다.
누구를 위한 행복일까?
조지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묵직하다. 어느 한 집안, 3대가 모여 사는 집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 집안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했던 한 여인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한다. 무능한 남편과 남자가 최고라는 것이 최고의 미덕으로 알고 지내는 부모님들, 그리고 시집을 갔지만 어머니에게 얹혀 사는 큰 딸. 그리고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들. 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마나나는 매일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녀의 생일날, 그날 만큼은 편안히 쉬고 싶지만, 본인의 생일마저 마나나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결국 집을 탈출하기로 결심하는 마나나의 이야기.
<마이 해피 패밀리>의 이야기는 행복해야 할 가족의 이야기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보는 것 만으로도 화병에 걸릴 것만 같은 이야기는 마나나가 그 가운데서 수십 년을 지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영화의 이야기는 정말 화가 난다. 영화 역시 구태여 그들이 가진 전통적 삶의 방식에 대하여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그 가운데서 모든 것을 짊어져야만 하는 마나나의 모습을 그대로 노출 시키며 보는 것 만으로 영화가 던지는 문제 의식이 무엇인지 금새 알아차릴 수 있을 것만 같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마이 해피 패밀리>의 이야기는 정말 화가 난다. 여자라는 이름이 가지는 참혹함은 이루 설명할 방법이 없을 정도다. 무능해도 남자라는 이유로 가장이 되어야 하는 현실. 전통적 가정이 가지는 가부장적인 그들의 이야기는 정말로 폭력적이 아닐 수 없다. <마이 해피 패밀리>는 이러한 참혹하고 폭력적인 이야기를 슬픈 코미디로 승화 시킨다. 이들의 이야기는 그야 말로 코미디가 아니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잔인하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관객들에게 인내심을 강요하는 듯도 하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남자들의 무능함과 그것을 참고 견뎌야 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마나나로 대변되는 그들의 이야기는 끝이 보이지 않기에 더욱 답답하게 다가온다.
분명 감독은 이러한 답답함과 분노 유발의 과정들을 예상했을 것이다. 역설적 반응이 이끄는 바람직한 결과의 도출. 즉 우리는 이들의 비틀어진 사회를 목격하고 여기에서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바람직한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 해피 패밀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불편하다. 감독의 의도가 어떠하던지, 결국 피해자여야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욱 더 많은 관심과 알림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사실을 직시할 때 좀 더 빠른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생일날조차 편히 쉴 수 없는 현실에 독립을 선언하는 마나나
마치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 마나나와 남편 소소(메랍 니니트쩨)의 대화 끝 길고 긴 여백이 남긴 의미는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하냐'는 소소의 물음에 '네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긴 아냐'는 마나나의 답변은 더 큰 울림을 남긴다. 이 땅의 여인들이 어떠한 기분으로 살았는지 그것이야 말로 그대들이 가져야 할 숙제라는 것은 당연한 해답이 됨에도, 우리는 아직 그것을 모른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영화의 진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IMDb 평점은 7.7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100%(신선 11, 진부 0)로 매우 높다. 그러나 현실은 평점이 아니기에, 그녀들이 가야 할 길은 너무 멀다. 그리고 그것이 너무 아쉽게 느껴지는 점 또한 바뀌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 관련리뷰 넷플릭스의 다른 영화들 보기
마이 해피 패밀리 (My Happy Family, 2017)
▥ 추천 : 누구나 한 번은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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