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밌어도 되는가?: 해피 데스데이 (Happy Death Day, 2017)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오늘은 네 남은 인생의 첫 번째 날이다.


  행복해야 할 생일. 그 날은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의 기일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려던 트리(제시카 로테)는 학교 응원단의 마스크를 쓴 괴한에게 살해를 당한다. 다음 날 같은 시간에 똑같이 일어나게 되는 트리. 그리고 반복되는 상황은 어제의 일이 악몽이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가면의 괴한. 또다시 죽음을 당하는 트리는 전날 자신과 함께 보낸 카터(이스라엘 브로우사드)와 죽음의 도돌이표에 빠진 이유를 찾는 트리는 자신의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범인을 수색하기로 결심한다.


  16번의 죽음. 그리고 밝혀지는 비밀. 그리고 또다시 죽게 되는 트리. 과연 트리의 죽음 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 매일 반복되는 죽음의 무한 루프


유쾌하고, 치밀하고, 달콤하며, 재밌다 


  <사랑의 블랙홀> 이후 수많은 영화들이 시간의 무한 루프를 이용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 지금 <해피 데스데이> 역시 시간의 무한 루프를 통해서 죽음이 반복되는 상황을 그린다. 제목의 언어유희처럼 영화는 자신의 생일날 죽음을 반복해야 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기존에도 무한 루프를 통해서 이야기를 엮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 무한 루프의 상황이 운명처럼 다가오고, 그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납득 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고는 했었다. 그러나 <해피 데스데이>의 이야기는 다르다.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필사적 노력이 있고, 그것이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완벽하게 들어맞음을 발견할 수 있다. 때문에 이 가운데 관객들은 주인공의 입장에 동화 되고, 그것이 주어진 운명의 탈출 욕구를 상승 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해피 데스데이>의 이야기는 재밌다. 여기에 공포 영화임에도 B급 코미디의 상황을 로코의 기법으로 잘 건드리고 있음도 마음에 든다. 굉장히 건방지고 까칠했던 한 여인이 순수한 남자와 달달한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 그러나 뒤를 돌아오면 매일 끔찍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은 부조화를 주면서도 왠지 어울리는 기괴함을 가져다 준다. 즉 달콤함 가운데 숨겨진 쌉쌀한 독약 같은 맛이랄까? 그래서 공포의 상황이 더욱 두드러지게 느껴지는도 모르겠다.


  이 영화는 분명 시간의 무한루프를 이용하는 영화다. 그리고 그 과정은 굉장하진 않지만,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재미는 주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상황을 잘 이용하고 있음도 주인공이 가진 유일한 무기를 잘 활용하는 듯 해서 보기에 괜찮은 재미가 된다. 다만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고, 또다시 반전을 거는 상황은 조금 아쉽다. 반전이 상황이 앞선 복선들로 커다란 한 방을 주어야 함에서 <해피 데스데이>의 반전은 그러한 한 방이 없다. 즉 반전이 밝혀졌을 때 뒤통수를 얻어 받은 듯 짜릿하게 올라오는 그런 기분이 없다. 그래서 마지막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해피 데스데이>의 무한 루프 상황은 모든 상황을 용서할 만큼 재미를 준다. 한 개의 상황과 다른 한 개의 상황이 모여 스무 고개의 수수께끼를 엮는 과정도 괜찮았고, 그 가운데서 범인을 향해 심판의 카타르시스를 형성하는 과정도 나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가 관객들을 트리의 편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트리가 개과천선하는 과정이 바람직하고, 그 가운데 우리들도 트리가 죽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그러하다. 때문에 트리와 한 편이 된 우리들은 빨리 범인이 잡히길 바라는 마음이 되고, 어서 카터와 달달한 상황이 연출 되길 바라며 이야기가 행복하게 끝나길 바라게 된다. 즉 우리들은 <해피 데스데이>의 해피 엔딩을 바라는 공범이 되는 것이다.



▲ 카터와 함께 현재의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트리


마치며...


  감자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류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다만 어설픈 무한 루프로 인해서 제대로 된 재미를 느낀 적이 없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해피 데스데이>의 이야기는 무한 루프의 기호를 잘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잘 만든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관객들과 공감대를 잘 형성하고 있는 영화임에 분명하다는 뜻이다.


  IMDb 평점은 6.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1%(신선 80, 진부 33)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다만 감자의 생각보다는 살짝 아쉬운 점수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한데, 여기에는 공포 영화인 척만 하고 있는 모습에 대한 혹평과, 코미디와 공포를 잘 섞고 있다는 호평이 있음을 볼 수 있다. 감자는 후자의 경우인데, 로코 인 척 하는 공포의 상황이 왠지 더 즐겁게 느껴졌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괜찮은 무한 루프 장르를 발견한 기쁨이 느낄 수 있었다.


▲ 매일 밤 계속되는 죽음의 상황. 트리는 이 상황을 해결 할 수 있을 것인가?


요약
미국 공포 외 2017.11.08 개봉 15세이상관람가 96분
감독
크리스토퍼 랜던
출연
제시카 로스이스라엘 브루사드루비 모다인레이첼 매튜스  더보기
누적관객수
1,381,076 명 (2017.12.10,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이들의 달달함 뒤에 녹아있는 끔직함이 더 즐겁게 느껴진다.

▥ 비추천 : 정통 공포 영화의 팬이라면 '뭥미?'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캠퍼스를 활보하는 제시카 로테의 뒷모습 누드는 잠깐 등장)



※ 예고편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