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 군함도 (The Battleship Islan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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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일제 군수 산업의 근간이 되어준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라 불린 그곳에 조선인들이 있었다.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로 징용되었던 그곳에 조선 독립의 중요한 역할을 할 윤학철(이경영)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광복군은 OSS의 무영(송중기)을 그곳에 잠입시켜 윤학철을 빼내올 것을 명령한다. 그러던 중 조선인 악사 강옥(황정민)이 일본군 간부의 위로 공연에 참석한다는 것을 이용하여, 그에게 무전실의 열쇠를 훔쳐오도록 부탁한다. 그에 조건으로 윤학철이 탈출할 때 자신과 자신의 딸(김수안)을 함께 보내달라는 강옥. 


  한편 조선 제일의 주먹꾼 칠성(소지섭)은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종구(김민재)로 부터 조선인 우두머리 자리를 되찾아온다. 그러던 중 위안부에 끌려온 말년(이정현)과 조금씩 호감을 느껴가는 칠성. 하지만 칠성에게 우두머리 자리를 빼앗긴 종구는 호시탐탐 칠성을 무너뜨릴 계략을 꾸미고 있다.


  점점 다가오는 탈출의 날, 그리고 밝혀지는 윤학철과 무영의 입장들. 과연 하시마에 갇힌 조선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경성 반도 호텔 악단장 경호와 사람들


류승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또다시 그의 발목을 잡다.


  시작부터 수많은 논란을 일으킨 <군함도>, 2018년 최고의 대작이 될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영화의 흥행가도는 며칠을 못가 제풀에 무너지고 말았다. 고증 논란이 불러온 수많은 논란들. 일제에 대한 미화와 하시마에 대한 외곡 논란까지 더붙여지며, 영화는 영화가 가진 내용보다는 외적인 문제에 더 많은 시달림을 당하는 안타까움을 맛보고 말았다. 그 결과, 손익분기도 못 넘은 비운의 작품이 되고 만 <군함도>

  감자 역시 이 작품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할까 큰 고민을 했다. 혹평의 이유들 역시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고, 류승완 감독의 전작들 역시 비슷한 문제점을 보여왔던 차라 이와 같은 고민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생각 외로 영화가 보여주는 내용은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류승완 감독답지 않게 이야기를 매끄럽게 잘 끌고 나가는 듯 했고, 언론에서 모두까기 인형이 되어야 했던 <군함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엄청 괜찮은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줄 알았던 영화는 1/3이 채 못되어 감독이 가진 한계에 부딪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역시 류승완은 류승완이었고, 영화는 그가 가진 고질적 병폐인 시나리오의 허섭함을 극복하지 못한 아주 큰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솔직히 류승완 감독의 전작들 역시 이러한 문제점들은 늘 있어왔다. '액션은 1류를 넘어 최고, 하지만 이야기는  2류를 못 벗어나는 감독',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에서는 시나리오의 빈약함을 최고의 액션이 보완을 하고도 남음이 있었고, 때문에 류승완이 만드는 이야기는 언제나 타임 킬링으로 완벽함을 보여줄 수 있었다. 

▲ 말년은 자신을 지켜보는 칠성에게 조금씩 호감을 느낀다.



  이번 작품에서 류승완은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 분명했다. 류승완 감독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소재를 건드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유도 이것이다. 류승완 감독은 시나리오를 못쓴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런 그에게 애국심 마케팅을 심어 넣을 재주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음에도, 그는 애국심 마케팅이라는 소재를 대담하게 건드리는 실수를 범했고, 그 결과는 아주 참담하게 등장하고 말았다. 이번 작품에는 수많은 논란들이 존재한다. 하시마 강제 징용 노동자의 복근 논란부터, 기록에도 없는 사실이 등장하는 논란, 그리고 하시마 강제 징용 노동자들의 처우를 미화 시켰다는 논란까지. 어떤 것들은 그 논란을 받음이 마땅했고, 어떤 것들은 문학적 허구와 논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스토리의 허섭함이 고증의 문제를 키웠다는 점이다. 영화가 잘못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함이 분명하다. 대중은 보여주는 것을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실수는 반드시 집어야 할 문제가 된다. 다만 아슬아슬하게 논란과 허구의 사이에 놓였던 대다수의 장면들을 영화는 허구로 설득 시키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는 과거에도 류승완 감독을 괴롭힌 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류승완 감독은 그의 주특기로 문제들을 정면 돌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군함도>는 그의 필모어그래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 역시 정면 돌파에 성공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일제 강점기는 재벌 문제도 아니고, 조폭 문제도 아니었다. 이것은 한민족이 가진 가장 큰 아픔이며, 여기에는 절대 타협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류승완 감독이 범한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이것이 된다. 타협할 수 없는 문제를 과거와 똑같은 방법으로 넘어가려 했다는 점. 여기에는 류승완이 가지는 화려한 액션 연출도, 송중기의 사무라이 코스튬도, 소간지의 간지 넘치는 람보 액션도, 황정민이기에 가능했던 능글 맞은 연기까지도, 여기서는 용서가 안된다. 


▲ 군함도에 들어와 조선인들의 우두머리가 되는 칠성


마치며...


  <군함도>의 액션과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야기의 방향성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과 많이 달랐고, 감동을 녹여내는 과정에서는 불편함 마저 들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더구나 <군함도>에서 류승완 표 액션의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혹자는 하시마의 강제 징용 노동자들이 강제로 징용 되는 과정이 제대로 묻어나지 않았음을 혹평하는 경우도 있다. 감자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어떤 부분을 묘사할 지에 대한 감독이 가지는 선택의 문제라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그 외 논란을 부른 역사적 사실의 왜곡에 관한 부분은 분명 용납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그럼에도 류승완 감독은 류승완 감독이고, 그의 액션은 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의 영역이 존재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보기만 하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는 그런 영화. 류승완 감독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에서 그의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 윤학철 구조라는 임무를 띄고 군함도에 잠입한 무명


요약
한국 액션 외 2017.07.26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32분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소지섭송중기이정현  더보기
누적관객수
6,592,151 명 (2017.11.17, 역대 52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영화 순위








▥ 추천 :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나쁘지 않았다.
▥ 비추천 : 류승완 감독은 시나리오에 참여 좀 안 했으면....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다만 폭력성 부분에서는 19금)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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