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 가운데서, 우리들은 존재감을 외치다: 아, 황야 전/후편 (あゝ、荒野 前/後編,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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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사기, 공갈, 협박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신지(스다 마사키). 어느 날 친 형처럼 따르던 류우키가 유우지(야마다 유키)에게 맞아 쓰러진 후 불구가 되고, 자신은 자신이 일을 알려준 부하에게 배신을 당한다. 결국 길거리에 나앉게 된 상황에서 우연히 지켜 본 복싱 도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복싱을 하는 유우지를 발견한 신지는 분노에 차 유우지를 공격하지만, 프로 복서가 된 유우지의 한 방에 쓰러지고 만다.


 한편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모로 모로오카)를 둔 켄지(양익준)는 어머니의 사망 후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오지만, 이제는 폐인 된 아버지는 여전히 켄지를 학대하며 돈을 요구한다. 그러다 우연히 유우지에게 맞는 신지를 구해주게 되고, 그 길로 신지와 함께 호라우치(유스케 산타마리아)가 운영하는 오션 복싱 클럽에 들어가는 두 사람.


 처음에는 복싱의 복자도 몰랐지만, 점점 복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두 사람. 그렇게 신지는 유우지를 향한 복수심을 키우게 되지만, 켄지는 아버지로 인한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망설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유지와 복싱 대결을 하게 된 신지. 하지만 켄지가 다른 도장으로 이적으로 하게 되면서 이들의 관계는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유우지와 맞붙게 되는 신지


미움과 미움 사이, 존재와 존재 사이의 황야들


 아무 것도 없는 거친 들판, 황야. <아, 황야>의 등장인물들은 모두가 밑바닥, 하류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들이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리고 달아난 모친으로 인해 사기, 공갈, 협박으로 연명했던 신지. 자신을 한국에서 데려왔지만, 평생을 학대한 아버지를 둔 켄지. 신지를 버린 뒤 내 생활을 위해 돈 많은 남자를 따라 나선 코쿄(키무라 타에), 자위대에서 받은 충격으로 폐인이 되어버린 킨지의 아버지와 그로 인해 죽음을 선택한 신지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미워할 수 없는 켄지는 복서가 되어서도 남을 미워하지 못해 경기에서 패하고 만다. 이들의 관계는 물고 물리는 듯, 얽히고 설켜 지금의 관계를 만든다. 여기에 도호쿠 지방 대지진으로 이주민이 되었지만, 창녀였던 어미가 싫어 도망을 친 요시코(키노시타 아카리)는 결국 본인도 창녀가 되어 이리 지리 떠돌던 중 신지에게 마음을 의탁하게 되고, 요시코의 어미는 딸을 찾아 신주쿠까지 와 호라우치에게 마음을 의탁한다.


 <아, 황야>는 일본의 문인 중 한 명인 데라야마 슈지의 유일한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의 내용은 1960년대 혼란의 신주쿠를 배경으로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신지와 어린 시절의 아픔으로 타인을 미워할 수 없는 켄지를 중심으로 그들과 엮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녹여낸다.  영화의 런닝타임은 1편과 2편의 시간을 합쳐 약 305분이 된다. 전편과 후편으로 나뉘어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두 개의 영화가 한 편이라는 점을 본다면 영화의 긴 시간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만 <아, 황야>가 던지는 이야기들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하류 인생들이 어떻게 든 그 상황을 견디려는 모습은 인상적이고, 신지와 켄지의 이야기가 주변 인들과 엮이며 일어나는 화학 작용들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복잡한 관계들을 매끄럽게 배열하고 있는지, 신지와 켄지의 상황을 엮어냄도 놀라움을 안겨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지를 사랑하게 된 요시코와 그녀의 어머니의 이야기는 결국 신지를 향하게 된다., 그리고 켄지의 아버지와 케이코(콘노 안나)의 이야기가 다시 켄지를 향하게 만드는 것도 놀랍다. 이 모든 상황을 신주쿠라는 작은 공간 속에서 엮어내고, 다시 하류 인생들의 이야기로 녹여내는 것은 작품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싶다.


 <아, 황야>의 이야기는 스포츠가 가지는 성장 드라마와 하류 인생들의 삶을 잘 연결한다. 성장 드라마와 하류 인생들이 만났을 때, 가지게 되는 밑바닥들의 성장 동력은 하류 인생들이 그곳을 탈출 할 수 있지는 않을까에 대한 묘한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실제로 동네 양아치였던 신지와 말더듬이에 겁쟁이 켄지가 4라운드 복서를 지나, 점점 성장하는 모습은 그들의 미래에 관해 묘한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영화의 이야기는 분명 하류 인생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미워해야만 견뎌낼 수 있었던 신지의 이야기 위에 타인을 미워할 수 없기에 지금의 삶이 더욱 힘든 켄지의 이야기는 마치 톱니 바퀴처럼 잘 맞물린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들이 만드는 미움의 정서는 하류 인생들의 현재를 그대로 대변하는 듯 구슬프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감정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 황야>의 이야기는 처절하고도 먹먹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 것이다.



▲ 서로의 외로움이 만나게 한 요시코와 신지 (요시코 역의 키노시타 아카리는 이 작품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인다.)


마치며...


 <아, 황야>는 아무것도 없는 들판에서 힘겨운 몸부림을 해야하는 젊은이들의 처절함을 보여준다. 미워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도시. 그래서 현재의 삶이 더욱 버거운 인생들. 이들의 삶을 담아내고 있는 영화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먹먹하기만 하다.


 양익준의 출연의 더욱 화제가 된 <아, 황야>. 영화 속 양익준은 미움의 감정이 흘러가는 물길과도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서브 주인공으로서, 스다 마사키가 가지는 감정의 흐름들을 뽑아내는 그의 모습이 없었다면 <아, 황야>가 가지는 이야기는 지금과 많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 황야> 속 인물들은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마치 범람하는 물길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는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작은 물줄기들이 모여 큰 강물을 이룸을 발견하게 될 때,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가 얼마나 먹먹하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것이 바로 <아, 황야>가 만드는 진정한 힘이 아닐까 싶다.



▲ 드디어 맞붙게 된 신주쿠 신지와 바리깡 켄지의 대결. 과연 이 대결에서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요약
일본 드라마 2018.01.11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305분
감독
키시 요시유키
출연
스다 마사키양익준  더보기









▥ 추천 : 해 뜨는 동해에서, 해 지는 서해까지, 몸 부림 쳐야만 하는 황야의 인생들.

▥ 비추천 : 5시간이란 런닝 타임은 웬만한 인내력 없이는 참고 보기 힘들 듯.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키노시타 아카리와 콘노 안나의 노출 및 배드신이 자주 등장, 혹자는 스다 마사키의 엉덩이가 일품이라 함 -_-;)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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