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과 실력의 어디쯤에 머물다: 단지 세상의 끝 (Juste la fin du monde,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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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12년만에 떨리는 마음으로 집을 찾게 되고, 그의 방문으로 어머니(나탈리 베이)를 비롯한 형제들은 온 집안 떠들석 오랜만에 돌아오는 루이를 맞을 준비를 한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시작부터 삐그덕대는 가족들. 형 앙투완(뱅상 카셀)은 뭐가 불만인지 계속 툴툴거리고 있으며,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난 오빠를 대하는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 역시 어딘가 낯설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앙투완의 부인 카트린(마리옹 꼬띠아르)은 오랜만에 상봉한 가족의 위기를 지켜보며, 아슬아슬한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바쁠 뿐이다.


  자신이 왜 돌아왔는지를 설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루이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동안 쌓아왔던 아픔들을 발견하게 된다.



▲ 루이의 귀향에 자꾸만 딴지를 거는 형. 앙투완


과연 이 영화가 최선이었을까?


  어느 한 집 안. 그곳에는 12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둘째 아들 루이가 있었고, 그를 반기는 집안의 분위기는 온통 부산스럽기만하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이 나타나고, 반가움을 즐길새도 없이 장남 앙투완의 신경질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긴장감을 안겨주고, 시작되는 이야기는 우리를 루이와 집 안 사람들의 불편함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를 엿보게 한다. 그가 왜 집을 떠났는지, 그리고 그토록 떠나고 싶었했던 집으로 돌아온 이유에 관해.


  <단지 세상의 끝>은 서사를 구조를 이용하되, 그 안에서 긴장감을 이용하고 있다. 긴장감을 이루는 틀에는 앙투완과 루이라는 대척점이 있어보이지만, 그들의 관계 역시 원망의 관계라기보다는 애증의 관계가 더 잘 어울린다. 


  이 영화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루이라는 남자가 12년만에 집으로 돌아오고, 약 반나절 동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서사의 구조를 택하고 있는 것처럼 등장인물들 한 사람, 한 사람과 루이를 연결시키며, 그 안에서 관객들이 무언가를 발견해주길 바라는 듯 이야기를 끌고 간다.



▲ 오빠를 그리워했지만, 그에 대한 원망도 갖고 있는 쉬잔



  오랜만에 집에 들어온 오빠가 낯설기는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자랑이었던 쉬잔. 하지만 나만의 오빠이길 바라지만, 루이는 이미 모두의 사람이 되었고, 오히려 자신에게 쏟는 애정보다 남들에게 쏟는 실력이 더 많이 느껴지기에, 쉬잔은 오빠가 원망스럽기도하다. 그렇게 쉬잔의 그리움을 뒤로 한 영화는 그 다음 앙투완의 부인인 카트린에게로 화제를 이동시킨다. 그녀는 루이와 집 안의 사정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렇기에 제 삼자의 입장에서 지금을 관망할 수 있었고, 그런 그녀에게 비친 루이의 모습은 조심스럽지만, 멀리 있는 존재. 그렇기에 카트린은 루이가 가족의 구성원으로 남아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루이의 어머니, 그녀는 이야기의 해설자같은 위치를 담당하며 이제까지 벌어진 이야기들을 한 곳에 쓸어담게 된다. 그녀가 나누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루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음을 잇게 되며 정해진 수순을 대로 흘러가게 한다. 그 끝에 있는 앙투완의 존재. 우리는 이미 가족들의 설명을 통해서 앙투완과 루이의 입장을 확인하고 있었기에 그들의 애중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 불편함의 끝이 무엇인지에 관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알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끝내지는 않는다.  


  그렇게 불편함을 심어주며 흘러가는 영화는 드디어 정해진대로 루이의 고백만을 남겨두게 된다. 우리는 그 고백의 내용이 무엇인지, 그것이 밝혀지면 어떻게 될지를 알기에 그 분위기는 또다른 긴장감을 몰고 오게 된다. 그때 쯤 또다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앙투완의 행동. 거기서 이야기는 비밀 아닌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들. 앙투완의 자격지심과 그것이 만든 상처는 결국에 폭발하고 말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인해서 가족이 화합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 사건을 관망하며 루이와 앙투완을 이어주려는 형수. 카트린



마치며...


  <단지 세상의 끝>을 보다보면, 이청준님의 단편 <눈길>이 떠오른다. 어머니에 대한 한 없는 원망. 하지만 그것의 끝에는 결국 애증이었다는 사실과 자신이 몰랐던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되는 아들. 그리고 그것을 이끌게 되는 아내와 어미의 이야기. 이들의 관계는 영화의 그것과는 다를 수 있지만, 결국 갈등이 드러나고 그것으로 인해서 가족이 봉합되는 과정은 시대를 넘어 비슷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등급을 매길 수는 없지만, 굳이 따지자면 황금 종려상(나, 다니엘 블레이크)에 이은 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디판>을 선택한 프랑스 영화계는 이번에도 심사위원 대상으로 자국의 영화를 선택함으로써 또다른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야 말았다. 물론 이 영화가 형편없는 영화들은 아니지만, 이번 2016년 칸 영화제 출품작들이 너무도 쟁쟁했다는 점을 본다면, <단지 세상의 끝>에 주어진 결과는 조금 의문점을 남게 한다. (2016년 칸 영화제 출품작 목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세상의 끝>이 주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마지막 거실에 누운 새가 죽어가는 장면을 보며 우리들은 과거의 루이가 거기서 죽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쩌면 그것은 루이의 죽음만이 아니라, 과거의 가족들 전체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루이의 시한부 인생이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바로 과거의 자신을 죽이기 위한 행동들... 때문에 우리는 거기서 밀려오는 감정의 흐름들로 인해서 어느덧 영화에 휩싸이는 우리를 발견하고 마는 것이다.  


  다만 영화에 대한 평가는 아쉬운 편이다. IMDb 평점은 7.1점으로 준수한 반면, 로튼 토마토 지수는 47%로 매우 낮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 칸 영화제 입상작 중에서 이런 결과가 또 있었나 싶을만큼 아쉬운 평가인데, 아마도 이러한 혹평에는 영화가 과분한 상을 받았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섞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 위태위태하기만 한 그들의 모습. 루이는 이 가운데서 자신의 할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단지 세상의 끝 It's Only the End of the World, 2016 제작
요약
캐나다, 프랑스 드라마 2017.01.18 개봉 15세이상관람가 99분
감독
자비에 돌란
출연
가스파르 울리엘마리옹 꼬띠아르레아 세이두뱅상 카셀 더보기
누적 관객수
30,835 명 (2017.02.22,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감정의 흐름을 끌고가는 자비에 놀란의 변함없는 실력

▥ 비추천 : 과연 이것이 최선이었을까?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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