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속에서 비틀어진 가족의 내일을 보다: 해피뻐스데이 (Happy Bus Da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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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큰 아들의 생일날 온 가족이 자리에 모여 생일상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기뻐야 할 생일 잔치상 앞은 여느 집과는 많이 다르다.혼자서만 생일상을 준비하는 며느리(김선영). 반면 무관심한 큰 딸(김애진)과 동성애자 다섯째(박지홍), 뒤늦게 들어온 셋째(이주원)는 결혼 할 낯선 여자(장선)를 데려와 자신과 결혼 할 상대라 말을 한다. 거기에 어머니(서갑숙)는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의 성욕을 해결할 직업 여성을 데려오며 집 안은 뭔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뒤늦게 외삼촌이 등장하고 나서 밝혀지는 이유들. 그들은 오랫동안 수발을 든 아들이자 큰 형의 죽음을 도모하고 있었던 것. 곧이어 최후의 만찬이 될 생일상을 앞둔 가족들의 모습은 비장해야 하지만, 어딘가 수상쩍기만 하다. 그러다 최후를 앞두고 큰 아들이 있는 방에 찾아가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는 가족들. 이들에게 가족이 남긴 의미는 무엇이란 말인가?



▲ 특별한 일(?)을 위해 모인 가족들


관객들과의 소통에 실패한 대화는 혼잣말이 되어야 할까?


  누가 보아도 열악한 환경으로 제작이 되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해피뻐스데이>. 제목 <해피뻐스데이>는 해피 버스데이와의 동음을 이용한 언어유희로서, 암울한 가족의 불편한 범죄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큰 아들의 생일 날. 온 가족이 모였지만, 이야기는 초반부터 불안하다. 정확히는 불편하다는 것이 맞을 이야기는 자신들의 음모를 굳이 감추려는 시도도 보이지 않는다. 불편함과 불편함을 쌓아가는 이야기. 극단적인 가족의 파괴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과연 이러한 소재가 관객들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 마저 들게 된다.


  <해피뻐스데이>는 블랙 코미디를 표방한다. 이야기는 시종일관 어느 한 가족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비틀어 댄다. 이야기의 출구 없는 이야기는 관객들조차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때문에 보는 우리들은 숨이 막힐 만큼 불편하다. 셋째의 여자였다가 둘째의 아내가 된 선영. 그리고 '내가 죽으면 너희가 가장 많이 가져간다'며 선영만 괴롭히는 어머니. 여기에 무능력한 선영의 남편과 장애를 앓고 있는 셋째 아들. 그리고 동성애자 다섯째 및 무관심한 큰 딸, 여기에 환각제를 복용하며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막내까지. 이들 가족의 구성원은 극단적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심각하게 비틀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가족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골방 침대를 벗어나지 못 하는 큰 아들의 존재. 이야기는 이처럼 불편함을 계속 쌓는다. 더구나 불편함 속에 사회적 소수자들의 모습을 끼워 넣고 있다는 점은 관객들의 입장에서 또 다른 불편이 된다.


  이렇게 흩어졌던 가족의 이야기들은 중반을 즈음하여 그들이 준비한 범행을 실행에 옮기며, 자신들이 준비한 진짜 이야기를 풀어놓게 된다. 마치 골방 안이 고해(告解)의 공간이 되는 듯, 각자의 문제점들을 털어놓는 이야기. 그렇게 가족들은 자신들의 고해를 마치고 준비했던 '해피뻐스데이'에 오른다.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배인숙의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의 노래 가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잘 살아보겠다'는 선영의 마지막 고해. 영화의 이야기는 자신들이 준비해 놓은 모든 것을 그렇게 꺼내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큰 아들의 생일상 앞에 모은 가족들은 뭔가를 기다리는 듯 하다.


마치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 자신들이 준비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파괴되었던 가족의 죽음과 지난 날을 옛 추억 속에 밀어 놓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이야기. 그렇게 이야기는 자신들의 지난 날을 파묻고자 하는 구성원들이, '해피뻐스데이'를 타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해피뻐스데이>의 이야기는 분명 불편하다. 장애인과 성소수자를 그렇게 묘사한 것도 그러하고, 이야기가 담고 있는 범죄의 과정들도 그러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영화의 계획 속에서 준비된 불편함으로 보인다는 점은 이 영화가 잘 짜여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해피뻐스데이>는 관객과의 소통에서는 실패한 듯 하다. 그렇다면 소통에 실패한 영화는 혼잣말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큰 아들의 죽음이 조각난 가족의 죽음이 되어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는 소재는 불편한 듯 조용한 울림을 전해준다. 때문에 혼잣말이 되어야 할 이야기는 어느 순간 우리 곁을 맴돌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해피뻐스데이>는 굳이 소통하려 들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이 준비한 이야기들을 조용히 풀어놓고, 관객들은 좌판 위에 올려진 이야기들을 주어 담을 뿐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지나갔고,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우리들의 이야기도 그렇게 끝을 맺는다.


▲ 과연 이들은 자신들의 지난 날을 묻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인가?


요약
한국 드라마 외 2017.11.09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13분
감독
이승원
출연
서갑숙김선영이재인이주원  더보기
누적관객수
418 명 (2017.11.21,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뭐 이딴 영화가 다 있냐?"라는 투정이 들 만큼 잘 만들었다.

▥ 비추천 : 혼잣말을 극복하지 못한 진행과 불편함이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중간에 직업 여성의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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