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지 않은 저예산 코미디: 미스터 루즈벨트 (Mr. Roosevelt, 2017)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스파게티 욕조 영상으로 유투브 조회수 1천만 뷰를 찍은 인터넷 스타 에밀리(노엘 웰스). 하지만 그녀의 일상을 뒤돌아보면 남은 것은 하나도 없다. 제대로 된 직장도 없으며, 오디션은 보는 족족 다 낙방을 맛본다. 급기야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은 음원 사용료를 내지 않아, 수익금도 정산 받지 못했다. 그야말로 끝자락에 선 기분. 


  그러던 어느 날 에밀리에게 전 남친 에릭(닉 순)의 전화가 걸려오고, 자신들이 키우던 고양이 루즈벨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애통한 마음에 한 걸음에 날아간 오스틴. 하지만 새로운 여자 친구 설레스트(브릿 로어)와 잘 지내는 에릭의 모습을 보자 또다시 자신만 뒤쳐진 것 같은 씁쓸함을 느낀다. 급기야 설레스트의 친절이 계속되면 될수록 이유없는 패배감은 계속되고, 그러던 중 우연히 찾은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젠(다니엘라 피네다)을 만나게 된 에밀리는 그녀로 인해 잃어버린 자존감을 조금씩 회복하게 된다.


  사랑했던 고양이의 죽음을 앞두고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계속. 과연 에밀리는 이곳에서 자신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 헤어진 전 남친이 새로운 여자친구와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는 에밀리


잃어버린 나를 찾는 과정이 주는 웃음과 행복, 그리고 감동


  <미스터 루즈벨트>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굉장히 웃프다. 7살 때 학예회에 쓰디쓴 실패를 맛 본 후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에밀리. 그 뒤 남을 웃기는 일이 천성이라 믿으며 스탠딩 코미디와 오디션을 계속하고 있지만, 어쩐지 일이 진행되면 될수록 패배감은 더욱 짙어만 간다. 그러던 어느날 헤어진 남자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 명목은 고양이의 죽음이지만, 그를 보면 왠지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러나 예상은 또다시 빗나가게 되고, 자신이 아니면 죽을 것만 같았던 그에게 또 다른 그녀가 생긴 것을 에밀리는 좌절하고 만다. 급기야 새로 생긴 그녀의 완벽한 모습은 보는 에밀리에게 또다시 패배감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이야기는 점점 더 꼬여감을 발견하게 된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이처럼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코미디 영화다. 소소한 웃음과 함께하는 영화의 모습은 어쩐지 우리들을 닮은 것도 같다. 하는 일마다 꼬이고, 하는 일마다 실패하고, 옆에 있는 쟤가 나보다 좋은 차를 타면 왠지 배가 아픈 그 기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등급을 메기고 그 등급의 가장 아랫 동네에 있는 나의 자리를 발견하는 순간 그 씁쓸함은 더욱 커지고 만다. 

  어찌보면 이 땅의 루저들에게 받치는 전상서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는 루저에 대한 신세 한 탄만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확히는 자신을 루저라 생각했던 한 여인이 조금씩 바뀌며, 성장하는 드라마를 그리고 있는 영화다. 이 속에 담긴 성장에 대한 의미는 거창하지 않아서 더욱 좋은지도 모른다. 그냥 우리 곁에 있는 누구나의 모습이고, 어쩌면 나의 모습일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 자신을 인정하고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에는 왠지 응원을 하고 싶은 기분이 들게 된다. 그녀의 성장이 곧 나의 성장이 될 것만 같고, 그녀의 성공 역시 나의 성공이 될 것만 같은 그런 기분. 그래서 <미스터 루즈벨트>의 이야기는 나와 비슷한 동질감을 주며, 더욱 기분이 좋아지는 마력이 있다.

  다만 이러한 영화가 그러하듯, 저예산 코미디라는 것은 주류에서 살짝 벗어난 이야기를 보여주게 된다. 일반적인 상업 영화들과 궤를 달리한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이야기는 보편성에서 많이 벗어남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은 분명 호불호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는 나와 다르지 않음에서 끌리는 무언가가 있다. 이것은 거창하지 않아서 좋고, 좌절과 성장의 원동력 역시 나와 다르지 않아서 좋다. 때문에 이 영화가 이런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접근하게 된다면 <미스터 루즈벨트>의 이야기는 분명 소소하고, 기분 좋은 재미를 안겨줄 것이 분명하다.


▲ 뭐지? 이 완벽한 듯 이상한 고양이 장례식은?


마치며...


  <미스터 루즈벨트>의 마지막 고양이를 묻는 에밀리의 모습에서 영화는 그녀의 패배주의와 자기연민의 과정들이 함께 묻힘을 발견하게 된다. 비록 그것이 타의에 의해서일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분명 루즈벨트와 그녀의 패배주의를 함께 땅 속에 묻어버렸다. 그리고 완벽할 것만 같았던 설레스트 역시 자신과 같은 사람이었음을 보여주며 훈훈한 해피 엔딩을 맞게 되는 이야기. 그래서 <미스터 루즈벨트>의 이야기가 더욱 사랑스럽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IMDb 평점은 6.5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100%(신선 25, 진부 0)로 매우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미스터 루즈벨트>의 이야기는 분명 저예산물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평단의 호평 역시 영화의 이러함을 인정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여기에 이 영화에서 감독, 각본, 주연이라는 1인 3역을 완벽히 소화해낸 노엘 웰스의 귀여움은 보너스로 <미스터 루즈벨트>는 완벽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었다.


▲ 그러다 막판에 폭발하는 이야기. 과연 미스터 루즈벨트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요약
미국 코미디 청소년관람불가 91분
감독
노엘 웰스
출연
노엘 웰스닉 순브릿 로우어다니엘라 피네다  더보기









▥ 추천 :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주는 소소한 행복과 재미.

▥ 비추천 : 비주류의 어쩔 수 없는 한계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강가에서 여성들의 토플리스(topless) 차림 수영 장면이 등장)


※ 예고편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