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 크루키드 하우스 (Crooked House, 2017)

반응형

감자의 줄거리 요약

  요식업계의 명사 애리스티드 레오니데스의 부자연스런 죽음. 장손녀 소피아(스테파니 마티니)는 오래 전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 탐정 찰스(맥스 아이언스)를 찾아가 할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달라는 제안을 한다. 레이니데스 집안에서는 집안의 가장이 죽은 일로 혼란스러움을 보이고, 가장이 남긴 막대한 부는 가족들을의 어두운 면모를 낱낱이 드러내게 만든다. 


  그러던 중 애리스티드가 노년에 결혼한 아리따운 둘째 부인 브렌다(크리스티나 헨드릭스)에게 집안의 재산이 모두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그녀가 사건의 범인이라 의심을 한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진실의 정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소녀 조세핀과 모두를 위에서 쳐다보는 것 같은 에디스의 모습까지. 과연 비뚤어진 레오니데스 패밀리 안에는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소피아의 의뢰를 받고 애리스티드 집안에 들어온 찰스


역시 원작보다는 아쉬운 전개


  감자의 학창시절,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이름은 그 또래 녀석들에게 지적 허용심을 채워주는 위대한 인물이었다. 저마다 누가 더 많이 그녀의 소설을 읽었는지 자랑하던 그 시절, 소설 속 기억은 희미해졌지만 그때의 재미는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된다. <비뚤어진 집>은 애거서 크리스티 스스로가 자신의 10대 소설 중 하나라고 밝혔던 작품이니 만큼, 굉장한 짜임새를 보여주는 소설이다. 영화는 소설과는 약간의 차이점을 두고 있는데, 이 점은 영화가 가지는 유일한 호불호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뚤어진 집>은 부와 명예를 모두 지니고 있던 명사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이 된다. 그러면서 집안의 장녀와 인연이 있었던 탐정이 투입이 되고, 대가족이 모여사는 애리스티드 패밀리 속의 어두운 면모가 드러나게 되는 이야기. 한 번도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장남과 재능이 없는 연극에만 메달리는 그의 부인(질리언 앤더슨). 아버지의 요식업을 물려받았지만, 사업적 재능은 물려받지 못해 회사를 위기로 빠뜨리는 둘째 아들과 식물독성 학자인 둘째 며느리. 여기에 매일 두더지를 잡겠다며 사냥총을 가지고 다니는 이모 할머니(글렌 클로즈)의 섬뜩한 모습과 장녀 소피아, 둘째 손자 유스터스, 막내 손녀 조세핀(아너 니프시)의 이상함까지. 모두가 하나 씩의 수상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이야기는 원제의 제목이 왜 <비뚤어진 집>인가를 잘 수 있는 대목이다.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거대한 성. 성 속 기괴함은 모두가 범인이 되고, 그 속에서 비밀을 찾아가는 과정은 거대한 성이 가진 균열을 노출 시키며 이야기를 또 다른 방향으로 몰고 간다. 영화의 모습은 분명 망자의 죽음을 밝히는 스릴러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족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어두운 면모를 밝히는 드라마가 된다. 어쩌면 애거서 크리스티가 <비뚤어진 집>을 자신의 10대 소설 중 하나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망자의 죽음을 밝히는 추리소설이지만, 진짜 이야기는 가족이 가지는 추악한 면모를 밝히는 데 주력하는 이야기. 그래서 이 소설 속 범인의 정체는 의외성을 지니면서도, 이야기의 모든 것은 범인을 가르키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 <비뚤어진 집>의 이야기는 소설에 비한다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소설 속에서 모든 방향이 범인으로 향했던 것에 비한다면, 영화의 이야기는 오히려 소설이 가졌던 범인의 정체를 감추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손쉬운 결과를 흔들며 마지막 반전과 같은 역할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설이 가진 복선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지우고 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이 남게 된다. 그로 인해 영화는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어쩌면) 가족 모두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 등이 제대로 묻어나지 않는다. 조세핀이 스위스로 떠나야 했던 이유, 이모 할머니가 왠지 남들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등,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뛰어난 복선들이 모두 묻히고 말았다는 점은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이 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위에서 언급한 유일한 호불호의 요소가 되는데, 애거사 크리스티 자체가 뛰어난 추리 소설 작가라기 보다는 이야기를 잘 구성하는 작가였다는 점에서 그녀의 섬세함이 제대로 묻어 나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 모든 것을 아는 듯한 이모 할머니의 이상함


마치며...


  영화의 이야기는 소설과 달랐던 부분들이 오히려 원작이 가진 복선의 흔적들까지 지우며 이야기를 허술하게 만들고 말았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현재의 시점에서 봤을 때, 분명 오래 된 듯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쓴 추리 소설의 기법들(구성원의 문제점들을 장황하게 꺼내 수많은 의심들을 만들고, 이렇게 형성된 의심 속에서 범인을 추론하게 되는 기법)은 지금의 수많은 추리 소설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이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애거사 크리스티는 이야기를 잘 쓰는 사람이지, 추리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은 아니다. 즉 그녀의 소설은 모든 상황이 잘 정리 된 상태에서 밝혀지는 비밀이 안개가 걷히듯 짜릿한 반전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영화가 소설의 복선들을 제대로 그리지 못한 점은 많은 아쉬움을 준다. 때문에 영화를 본사람들은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복선들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영화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빈칸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IMDb 평점은 6.4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71%(신선 10, 진부 4) 등 높은 점수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참여자 수가 적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이야기 자체는 스릴러로서도 나름 괜찮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과연 조세핀의 비밀 수첩 속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감춰져 있는 것일까?


요약
영국 범죄 외 115분
감독
질레스 파케-브레네
출연
글렌 클로즈테렌스 스탬프맥스 아이언스스테파니 마르티니  더보기









▥ 추천 : 가족의 비밀 속에서 범인이 밝혀질 때 느껴지는 짜릿함.
▥ 비추천 : 115분으로도 다 담아내지 못한 원작의 디테일함.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반응형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