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유치하지만, 그럭저럭 볼 만 하다.
1982년에 만들어진 <기문둔갑>이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고웅 등이 출연하여 강시와의 한 판 승부를 벌이던 작품이었다면, 2017년 버전의 <기문둔갑>은 리즈팅, 니니, 주운동 등이 출연하여 인간 세상을 지배하려는 요괴와의 한 판 승부를 그리고 있다. 최근 불고 있는 중국의 판타지 열풍에서 보이듯, 이 영화 역시 화려한 CG를 전면에 앞세우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조잡한 CG 범벅으로 보는 이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면, 점차 발전하는 CG는 영화를 매끄럽고 돋보이게 만든다는 점에서 괜찮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요괴의 출몰을 막으려는 무은문과 때를 같이 하여 나타난 ‘청명상하도’, 그리고 무은문의 장문인이 된 동글이와 그녀를 찾아나선 무은문의 제자들. 여기에 동글과 무은문을 없애려는 요괴 ‘적목’과 ‘백호’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기문둔갑>은 끝을 알 수 없는 무협 스릴러로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다. 무은문이 장문인을 찾아나서며, 그때마다 요괴들과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되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게 중국 무협의 호쾌한 액션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들이 사용하는 '와이어 뻥'은 중국 액션의 진수를 제대로 뽑아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보는 이들에게 속이 시원한 무협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기문둔갑>의 이야기는 극적인 장면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재미가 준다. 위기의 순간에 수퍼 히어로를 바라듯, 무은문이 위기를 맞고 있을 때 등장하는 동글이의 모습은 작위적이지만, 그 순간을 잘 노렸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다만 영화의 마지막은 조금 아쉽다. 인간들은 멍석만 깔아놓고, 결국 CG로 만들어진 ‘적목’, ‘백호’, 그리고 봉황으로 환신한 동굴이가 일은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특히 동글이의 힘을 나눠 받은 대사형, 제갈청, 테칭팅, 도의장 등은 뭔가 할 듯 하면서, 재주는 CG는 넘고 있다는 점은 황당함을 넘어 허무함 마저 안겨주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아쉬움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듯 하다.
▲ 도의장과 테칭팅의 첫 만남 / <절대쌍교 (1992)>에서 유덕화와 임청하의 만남을 떠 올리게 한다.
마치며...
감자는 <기문둔갑>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음양오행과 강시들이 출동하는 1982년 버전의 리메이크 일거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멋지게 빗나갔고, 새롭게 만들어진 <기문둔갑>은 지금의 입 맛을 반영한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 하였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기문둔갑>의 이야기에는 ‘왜?’라는 결정적인 질문들이 많이 빠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들을 떠올릴 틈도 없이, 관객들을 잘 몰아붙였다는 점에서 괜찮은 재미를 자아내고 있다.
다만 영화의 결말 부분이 심히 아쉽다는 점은 영화의 단점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 2편을 향한 떡밥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호기심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다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새로운 재미가 될 것으로 사료 된다.
▲ 도중에 봉황으로 변신 한 동글이로 인해 위기를 맞는 사람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무협과 CG가 만나 기문둔갑이 되었다.
▥ 비추천 : 재주는 CG가 넘고, 돈은 인간이 받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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