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A Girl Walks Home Alone at Night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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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인적 드문 마을. 아버지의 마약대금때문에 2,191일 동안 돈을 모아서 산 자동차를 빼앗긴 아라쉬(아라쉬 마란디)는 자동차를 되찾으러 간 자리에서 마약딜러가 죽은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마주친 한 소녀. 히잡을 둘러쓴 묘령의 소녀에게 왠지 눈길이 간다. 


  며칠 후 길에서 또다시 소녀를 마주하는 아라쉬. 몸을 가눌 수 없는 아라쉬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소녀에게 이제는 마음이 간다. 다음날 소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아라쉬. 그자리에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보지만, 소녀는 '넌 나를 모른단' 말만 남기고 떠나는데...


 ▶ 관련리뷰 : 브라질 계급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 세컨드 마더 Que Horas Ela Volta?, The Second Mother, 2015 


▲ 2191일을 노력해서 산 자동차를 타는 아라쉬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A Girl Walks Home Alone at Night, 2014 제작
요약
미국 공포, 로맨스/멜로, 스릴러 2015.06.25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01분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
출연
세일라 밴드아라쉬 마란디마샬 마네쉬모잔 마르노 더보기
줄거리
“나는 당신의 눈에서 슬픔을 봤어요” 죽음과 고독의 냄새가 풍겨나는 곳 ‘Bad Cit.. 더보기
누적 관객수
3,416 명 (2015.12.04,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마카로니를 비틀어 마시는 뱀파이어


▲ IMDb 평점 7.0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시작부터 '이건 상업영화랑 달라'를 외친다. 흑백의 화면이 주는 고딕한 분위기와 인적 드문 유령마을. 여기에 더 이상한 것은 이런 분위기임에도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각주[각주:1])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란(으로 설정된)의 한 마을. 인적 드문 고담시티(각주[각주:2])에 머무는 아라쉬는 우연히 만난 한 소녀에게 처음에는 눈길을 그 다음에는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소녀는 동네 남자아이에게 '착하게 살 것'을 강요하고, 매춘을 업으로 살아가는 여인에게는 재물을 가져다 주며 '아픔을 치유'하고자 한다. 


 ▶ 관련리뷰 : 남자도 울릴 만한 감동 - 미 앤 얼 앤 더 다잉 걸 - (Me and Earl and the Dying Girl, 2015) 


▲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성을 가진 마약딜러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기존의 가치를 뒤집고자 노력하는 영화다. 1960년대 서부극의 문법을 비틀고자 했던 마카로니 웨스턴 장르는 이번에는 사회가 가진 비합리성을 비틀고자 노력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촬영됐음에도 이란의 어디쯤으로 설정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여기에 히잡을 쓰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소녀의 모습은 보수성과 진보성의 사이를 가르는 무언가를 제시하는 듯 한다.


  여기에 '남자' 아이에게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요하는 소녀의 모습은 아마도 영화에서 제시하는 사회가 가지는 보수성을 비틀고자 한 것이 아닐까? 이런 모습은 '매춘' 여성에게 재물을 가져다 주며 그녀의 슬픔을 공유코자 한 모습에서도 드러나는데, 보수적 사회에서 가지는 여성의 위치를 뒤집고자 하는 노력이 드러난 장면으로 보인다. 또한 소녀가 죽이는 마약딜러의 목에 쓰여진 'SEX'라는 단어는 포주 등을 상징하는 문자로 여성을 억압하는 세력의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의 모순을 비틀고자 했던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극의 마지막에서 드러나는데, 아라쉬의 아버지를 죽인 소녀의 모습은 기존의 보수성(아버지)이 사라짐으로써 아들(아라쉬)의 해방이 온다는 점에서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문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관련리뷰 : 무지개 뱀에 얽힌 비밀 - 스트레인저랜드 (Strangerland, 2015) 


▲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소녀


 마치며...


▲ 고담 독립영화제

  앞에서 말했다시피, 이 영화는 상업영화는 다른 가치를 보여주는 영화다. <밤을 걷는 선비>를 표절한 듯한 제목의 센스는 정말 최악이지만, 다행히도 이 영화의 매력은 제목이 주는 안티를 벗겨내고도 충분할 만큼 굉장하다.

 

  이 영화를 통해 '2014 뉴욕 고담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애나 릴리 아미푸르 감독은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가 첫 번째 장편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사회를 절묘히 비트는 그녀만의 문법은 중동사회가 가지는 보편적 가치를 가리키며 먼 이국땅에서 그들의 사회를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것 같다.


 영국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란 애나 릴리 아미푸르. 하지만 그녀의 영혼은 늘 '테헤란'을 바라보며 머리를 누이는 것은 아닐까?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를 보고 있노라면 왜 선댄스의 시선이 이 영화를 향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 관련리뷰 : 토론토 영화제의 숨겨진 보석 - 곱슬머리 (Pelo Malo, Bad Hair, 2013) 


▲ 소녀에게 마음을 기대는 아라쉬



☞ 추천 : <밤을 걷는 선비> 따위에 안기대도 <밤을 걷는 뱀파이어>가 가지는 매력은 충분하다.

☞ 비추천 : 이 영화가 상업영화는 아님을 기억하자.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소녀로 나오는 세일라 밴드의 가슴 노출이 한차례 등장하지만, 야하진 않다.



※ 예고편



  1. 마카로니 웨스턴 무비 : 우리영화 <놈놈놈>이나 쿠엔틴 티란티노 감독의 <킬빌>과 같은 영화를 뜻하는데, 1960년대 서부극을 비트는 새로운 장르의 웨스턴 무비에서 파생된 개념 [본문으로]
  2. 배트맨이 사는 도시로 악의 도시를 상징하는 단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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