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소다 마모루가 말하는 화합의 끈 - 썸머 워즈 (サマーウォーズ, Summer War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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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의 줄거리 요약


 새로운 시대의 인터넷 연결망 OZ. 전 세계를 연결하며 또하나의 세상이 되어버린 OZ에서 시스템 보수 점검 아르바이트를 하던 겐지(카미키 류노스케)는 평소에 짝사랑하던 나츠키(사쿠라바 나나미)의 부탁을 받고 그녀의 일을 돕기로 한다. 하지만 나츠키와 할머니댁에 잠깐 '머무는 것'이라던 알바가 어느 덧 나츠키의 약혼자로 변하더니, 어느 덧 양반가문의 도쿄대 출신의 미국 유학생으로 돌변하고 만 것!.


  90세가 된 할머니의 생일을 맞아. 돌아기시기전 결혼할 상대를 보여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만 나츠키. 


  한편 한밤 중에 날아온 의문의 숫자메시지를 수수께끼로 오해한 겐지는 그 숫자를 풀어서 전송하게 되고, 그 일이 가상세계 OZ를 마비시키는 열쇠가 되어버린다. 다음 날 뉴스에 등장할 정도로 큰일이 되어버린 겐지. 설상가상으로 나츠키의 거짓말까지 들통난 겐지는 '혈통 좋은 사윗감'에서 한순간에 '대국민 범죄자에 사기꾼'이 되어버리고 마는데...


  ▶ 관련리뷰 : 2015/09/13 - [영화/애니메이션] - 이와이 슌지가 전하는 유쾌한 명랑만화 -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 (花とアリス殺人事件) 


▲ 자신과 시골집에 여행가는 알바를 제의하는 나츠키


썸머워즈 Summer Wars, 2009 제작
요약
일본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2009.08.13 개봉 전체관람가 113분
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카미키 류노스케사쿠라바 나나미후지 스미코타니무라 미츠키 더보기

누적 관객수
132,217 명 (2015.12.09,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홈페이지
s-wars.jp/index.html



 윤흥길님의 '장마'가 떠오르는 이야기


  <썸머 워즈>. '한여름의 장난처럼 일어난 전쟁'을 뜻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마치 윤흥길님의 '장마'를 표절한 것이 아닐까 싶을정도로 여러모로 닮은 작품이다.


 전쟁으로 인해 '나'는 친할머니와 외가와 피신하게 된다. 얼마전 국군이던 외삼촌의 전사소식을 들은 외할머니는 '빨갱이는 다 죽어라'고 저주의 말을 퍼붇게 되지만, 빨갱이를 아들로 둔 친할머니는 이 말을 자신의 아들더러 죽으라는 말로 듣고는 두분은 서로 반목하게 된다.


  무당이 예언한 날짜가 되어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실의에 빠진 할머니는 어느날 아이들의 돌팔매에 쫓겨 구렁이 한 마리가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을 보고 졸도하게 된다.


  쑥대밭이 되어버린 집안. 반목하던 외할머니가 나타나 외부인을 내쫓고, 감나무에 올라앉은 구렁이에게 다가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할머니 머리에서 빠진 머리카락을 불에 그을린다. 그 냄새에 구렁이는 땅으로 내려와 대밭으로 사라져 간다.


  그 후 할머니는 외할머니와 화해하게 되고 일주일 후 숨을 거둔다. 그리고 장마가 걷힌다.


 이상은 윤흥길님의 '장마'의 줄거리다. 


  할머니의 생일날 할아버지의 첩의 아들인 와비스케가 찾아온다. → 집안의 분란 → 와비스케가 떠난 후 할머지가 돌아가신다. →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와비스케가 찾아와 온가족이 합심하여 OZ의 세상을 구하게 된다. 


 본가와 반목하던 첩의 아들이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온가족이 화합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윤흥길님의 단편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관련리뷰 : 2015/11/12 - [영화/3D 영화] - [3D리뷰] 어른들이 봐야 할 애니메이션 - 인사이드 아웃


▲ 가상세계 OZ의 히어로 킹 카즈마'


  이 애니에 관해 혹자들은 '뭔소리냐' , '개연성은 어디에 갖다버렸냐' 혹은 '디지털 시대에 맞서는 아날로그 코드의 정서'라고 하는 이야기도 봤었다. 하지만 감자는 이 애니에 관해 화합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OZ라는 거대 인터넷 사회망.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서 '거짓 관계성'을 맺는 OZ. 어느날 우연히 날아온 암호. 그리고 OZ의 붕괴. OZ라는 거대 사회망이 무너지자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지탱해주는 것은 '진짜 관계성'인 것이다. 예전 막부시대를 함께 싸워온 세대의 동지성. 그리고 그 세대가 이어온 가족이라는 동질성이 '거짓 관계성'을 뒷바침할 최대의 무기가 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걷히자 장마가 내리듯 와비스케 역시 진짜 가족이 되고, 겐지는 나츠키의 또하나의 가족이되고...


  이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인간의 가장 작은 관계성인 '가족의 화합'에 대한 재조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관련리뷰 : 2015/11/28 - [영화/애니메이션] -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는 애니메이션 - 어린왕자 (Le Petit Prince, The Little Prince , 2015) 


▲ 할머니 앞에서 나츠키의 정혼자가 되어버린 겐지


 마치며...


  <썸머 워즈>는 <괴물의 아이(2015)>의 호소다 마모루감독의 작품으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의 다음 작품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메가히트로 인해 <썸머 워즈>에 대한 상대적 저평가가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소소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 또한 괜찮은 재미를 안겨주는 작품이다.


  여기에 해킹이라는 낯선 단어를 '게임'이라는 화법으로 풀어낸 참신성은 왜 호소다 마모루를 미야자키를 이을 차세대 애니메이터로 부르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다만 헐리웃에서 세계는 미국이 구하고, 제페니메이션(각주[각주:1])에서 세계는 일본이 구한다는 공식이 여실히 드러나는 점은 불편하지만, 불편한 감정을 살짝 덮어줄 만큼의 재미는 가지고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 관련리뷰 : 2015/10/06 - [영화/일본영화] - 삶의 따뜻한 의미가 잘 전해지는 영화 - 앙: 단팥 인생 이야기 (あん, An, 2015) 


▲ 온가족 앞에서 나츠키의 정혼자로 공인받는 겐지



☞ 추천 : 점점사라져가는 (대)가족이라는 단어를 재조명하고 있다.

☞ 비추천 : 니(너희)들만 세계를 구하냐!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예고편



  1. Japan + Animation의 합성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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