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아쉬운 황금종려상 - 디판 (Dheepa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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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얄리니


 감자의 줄거리 요약


  시바다산(제수타산 안토니타산)은 내전 중 스리랑카를 떠나 프랑스로 갈 계획을 세운다. 디판이라는 이름을 사게되는 남자. 디판은 프랑스 이민국이 원하는 조건을 위해 여자와 아이가 있는 사람들을 구해 가짜가족을 꾸려 프랑스로 넘어온다. 길에서 불법가판을 꾸려생활하던 디판은 이민국을 찾아 시민권을 넣기 위해 인터뷰를 하게된다. 우여곡절 끝에 시민증을 얻은 디판은 얄리니(칼리스와리 스리니바산), 일라이얄(클로딘 비나시탐비)이라는 역시나 가짜 신분증을 가진 가짜 가족들과 함께 새로운 정착지에 오게된다.


  '프헤'라는 곳으로 오게된 디판과 가족. 그들은 새로운 곳에서 직장도 얻고, 스리랑카에 있을 때에 비하면 엄청난 돈까지 만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평화로움도 잠깐. 밖에서 가족들과 한가로이 보내던 디판에게 누군가가 찾아오고, 예전 자신의 상급자였던 대령은 디판으로 하여금 새로운 전투에 참여할 것을 강요하게 되는데...


 ▶ 관련리뷰 : 2016/03/16 - [영화/해외영화] - 무엇보다 처참한 고발의 현장을 보여주는 영화 - 사울의 아들 (Saul fia, Son of Saul, 2015) 


▲ 일라이얄


디판 Dheepan, 2015 제작
요약
프랑스 드라마 2015.10.22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09분
감독
자크 오디아르
출연
제수타산 안토니타산칼리스와리 스리니바산클로딘 비나시탐비뱅상 로띠에르 더보기
누적 관객수
5,821 명 (2016.01.17,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조금은 아쉬운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사울의 아들(2015)>, 감독상을 받은 <자객 섭은낭(2015)> 등. 86회 칸 영화제에 등장한 영화들은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줬었다. 그리고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디판(2015)>을 드디어 접하게 되었다. 


  <디판>은 내전을 떠나 프랑스로 들어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니 가족이 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드리고 있다.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온 한 무리의 가족들. 그들의 이면을 살펴보면 전쟁중 아내와 아이를 잃은 남자, 역시 부모를 잃은 아이, 그리고 같은 상처를 가진 여인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도망쳐 도착한 프랑스의 '프헤', 초원이라는 뜻의 이름과는 달리 그곳의 사정은 자신들이 떠나온 곳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이민자 가족의 고충을 보여주며, 남이었던 자들이 가족이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일라이얄만 불어를 할 수 있는 상황. 어른들에 비해 언어습득이 빠른 아이들, 거기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디판>은 이러한 문제들을 리얼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렇게 하나가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줄 것만 같았던 영화는 중반 이후에 하나의 갈등을 폭발시킨다. 이민자들이 모여있는 공원, 디판은 자신이 가판생활을 했던 때의 기분을 살려 얄리니에게 수줍은 고백을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디론가 불려가는 디판은 그곳에서 누군가를 만난다. 그러면서 밝혀지는 디판의 과거. 디판은 내전군의 일원이었으며 프랑스까지 오게 된 것도 그들의 목적에 의해서였음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디판은 그들의 전쟁을 스스로 마감하려한다. 전쟁을 피해서 프랑스의 낯선 땅으로 도망쳤던 동거인들처럼 자신도 그들과 같이 지내고 싶음을 말하는 것이다.


 ▶ 관련리뷰 : 2015/11/21 - [영화/중화권영화] - 수정주의 무협영화의 시작 - 자객 섭은낭 (刺客聶隱娘, The Assassin, 2015) 


▲ 디판


  잠깐의 갈등은 작은 다툼을 주고, 또다시 동거인들과 하나가 되는 과정으로 돌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또다시 일어난 갈등의 모습은 하나가 되려던 그들의 일상을 산산히 부숴놓고 만다. 영화의 중간 디판이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잠시후 개조된 리어커를 끌고 나오는 디판은 석회가루로 마당 한 가운데에 흰색 선을 긋기 시작한다. 여기는 축구장이 아니라고 놀리는 불량배들. 디판은 자신의 선택이 선 저편이 아닌, 이편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디판>은 평화를 찾아 초원이라는 동네로 이사 온 이민자들의 모습을 비춰주는데 주력한다. 그리고 이민자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영화는 디판이 어떤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다. 우리는 대령과의 대화를 통해 그런일 있었음을 지레 짐작하는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이민자들이 겪어야 하는 차별, 무시 등과 같은 외적상황에 대해서도 보여주는 것을 꺼려한다. 오로지 디판과 그의 동거인들의 시선을 통해서 그들이 겪고 있는 내적문제, 즉 그들만의 리그(문제)를 사실적으로 비춰주고 있는 것이다.


 ▶ 관련리뷰 : 2016/03/28 - [영화/해외영화] - 욕 나오지만 꼭 봐야 할 영화 - 무스탕: 랄리의 여름 (Mustang, 2015) 


▲ 디판이 보는 신문을 따라 읽는 일라이얄


 마치며...


▲ IMDb의 평점은 높은 편이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타이틀은 '뭔가 한 방'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었다. <사울의 아들>이 그러했고, <자객 섭은낭> 역시 뭔가가 있었다. 때문에 <디판>을 감상하면서도 그 무언가에 대한 기대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대한 혼란이었다. <디판>이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자국(프랑스) 영화를 사랑하는 칸이라며 비아냥 섞인 말들도 많았다. 


  <디판> 역시 그들이 가진 문제를 적절한 화법으로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사울의 아들>이 보여줬던 근원적 아픔에 관한 메시지, <자객 섭은낭>이 보여줬던 롱테이크에 의한 카메라 기법 등에 비하면, 메시지도 화면의 연출도 아쉬웠다. 때문에 그들의 비아냥이 사실이 아닐까라는 의심 역시 하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판>은 뛰어난 드라마를 보여준다. 스리랑카를 떠나온 자들이 도착한 '프헤'의 반어적 모습. 그 반어적 세상에서도 이방인이어야 했던 자들의 고충. 그리고 자신들만의 문제만으로 아파야했던 디판들의 모습은 분명 칸 영화제라는 것을 입증해준다. 수상내역의 순서는 둘째치고서라도, 이 영화가 칸에 어울리는 이야기였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한 셈이다. <디판>에 대한 변명은 그들의 몫일 것이다. 우리는 이 영화의 가치만 느끼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디판>이 가지는 의미는 충분하다고 보인다.


 ▶ 관련리뷰 : 2016/01/03 - [영화/해외영화] - 홀로된 자들이 모이는 호텔 - 더 랍스터 (The Lobster, 2015) 


▲ 왜 그러는...거죠?



▥ 추천 : 역시 칸은 실망시키지 않는다.

▥ 비추천 : 황금종려상에 대한 갸우뚱.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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