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베니스 영화제 볼피컵에 빛나는 그 영화 : 그녀의 조각들 (Pieces of a Woman,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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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집에서 아이를 낳으려던 마르타(바네사 커비)와 숀(샤이아 라보프)은 조산사 에바(몰리 파커)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모두가 무사할 거라 믿었던 그 순간. 태어난 아이는 얼마 후 숨을 멎는다. 그리고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린 상황. 가정도 직장도 그날 이후 모두 파탄이 난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슬픔을 대하는 방식 역시 모두가 다르다. 슬픔에 젖은 사람들. 그 가운데 있는 마르타. 마르타와 가족들은 조산사에게 소송을 걸게 되고, 결국 법정 앞에서 마주한다. 과연 이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어느날 그녀를 찾아온 슬픔의 순간

 

# 왜 재밌는가?

-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가 물꼬를 트며 밖으로 흘러나오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 읊조림이 만든 서사의 과정들이 만드는 감정의 파도.

- 바네사 커비의 연기가 모든 것을 지배하다.

- 영화가 끝난 후에도 멈출 수 없는 여운들.

 

# 이런 건 별로.

- 무거운 분위기가 짓누르는 느낌들이 불편하신 분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듯.

 

 

안에서 쌓였던 갈등이 밖에서 오는 갈등을 만날 때.

 

"공진이란 건… ‎모든 고체 물질은 ‎고유의 진동수가 있는데 ‎외부에서 가해지는 진동수와 ‎일치하면 생기는 거예요. 가끔은 공진이 엄청나게 세서 ‎다리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죠"

"‎흔한 현상이에요?"

"아뇨"

"‎가끔 놀이터에 있는 그네가 ‎멋대로 움직이잖아요. ‎그게 공진이에요"

- 극 중 숀의 대사 中

 

  우리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현상.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낸 파괴력. 한 가정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렸고, 사람들이 어렵게 쌓아 올린 관계 역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만, 악마의 장난 같은 이 일은 언제고 찾아오게 되어 있었다. 단지 그게 누구인지만 몰랐을 뿐.

 

  <그녀의 조각들>은 아이를 잃은 한 가정이 무너지는 과정의 묘사를 통해서, 어쩔 수 없음이 만든 슬픔의 기록들을 보여준다. 아무 이상이 없을 것 같았던 숀과 마리타 부부. 숀은 풍족하진 않지만 자기 일에서 열심히 살고 있었고, 마리타 역시 스스로의 삶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영화는 바로 그 일 이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초반의 30분은 그 일의 모습을 조명한다.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별 일이 없을 거라 믿는 부부의 모습. 보는 이들 역시 같은 생각을 하며, 새 생명이 찾아 올 이들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꼭 슬픈 예감은 빗나가는 일이 없듯, 찾아오고만 불행. 그리고 점점 무너지는 사람들. 그 날 이후 과거의 사소함은 더 이상 똑같은 사소함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별 거 아니라 믿을 수 있었던 일에도 참을 수 없게 나날 들. 영화는 이들의 무너짐을 보여주면서 슬픔이 한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해 그리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화법은 굉장히 조용하다. 마치 시를 읊조리듯 흘러가는 서사의 과정은 슬픔의 모습이 선명해지도록 만든다. 보는 이들의 가슴이 더욱 에이는 듯한 아픔.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는 사실적으로 다가오며,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관객들에게 전이시킨다.

  그렇게 읊조리듯 흘러가던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아 그들이 가졌던 울분을 터트리고 만다. 마치 무너진 강둑이 흘러넘치듯 나오는 분노. 안에서 쌓였던 갈등이 밖에서 일어난 갈등을 만나 공진을 일으키고 말았다. 그들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었다. 단지 그 일이 그 앞에서 일어났을 뿐. 의도치 않았던 사건은 주변의 모든 관계를 무너뜨리고 만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걱정을 한다.

 

  <그녀의 조각들>이 만드는 서사의 과정은 슬프지만 공감이 된다. 갈등이 터지고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는 과정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잔잔하게 그려낸다. 누구에게 의도치 않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고, 비 온 뒤에 강이 굳는 것처럼, 상처 뒤에 새 살이 나는 것처럼. 그래서 그것을 우리는 인생이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의 삶을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 그것을 압축하여 그릴 수는 없지만, 영화는 마르타의 삶을 통해서 단편적으로나마 인생을 보여주려 애쓴다. 

영화 사이트들의 평점

  IMDB 평점은 5.6점으로 낮지만, 로튼 토마토의 평점은 77%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몰피상(여우 주연상에 해당)을 받았다. 바네사 커비는 이 작품에서 샤이아 라보프를 비롯하여 다른 배우들 속에서 빛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억누르며 흘러가던 감정이 급 선회하여 폭발에 이르기까지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준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에게 행복했던 순간들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 감자 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샤이아 라보프의 성기 노출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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