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재개봉 당시의 포스터
첫 사랑을 찾게 되고, 옛 사랑은 보내게 되고.
이 영화는 1995년에 만들어진 이와이 월드(각주)의 초창기 작품으로 일본 개봉 후 입소문으로 한국까지 소문이 퍼진 작품이다. 당시 1995년은 일본 문화가 개방되지 않은 시점으로 <러브 레터>는 대학가에서 먼저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고, 이후 '불법 비디오 테입'으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풍문이지만, 이 영화가 일본 문화를 개방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각주 1)로 당시 <러브 레터>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거 본 사람은 뭘 좀 아는 사람'이 될 만큼 은밀히에 굉장한 인기를 끈 작품이다. 2
이 영화 역시 이와이 월드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감수성을 이어가는 작품이다. 전 남자친구가 죽은 지 2년. 히로코는 지금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가슴 속에 담아 둔 이즈키에 대한 감정을 천국으로 보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없을거라 생각한 그곳에서 답장이 오게되고, 히로코는 동명 이인의 이즈키로 인해서 몰랐던 이즈키(男)에 대한 사실들을 알게된다. 그러다가 현남친으로 인해서 이즈키(女)가 살고 있는 동네에 방문하게 되는 히로코는 이즈키(男)이 살았던 곳이 터널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 뷰파인더를 통해 이즈키(男)을 지켜보게 되는 이즈키(女)
여기서 터널은 히로코와 이즈키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서, 일본식 만화의 정서를 영화로 옮겨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즉 터널이란 히로코와 이즈키(女)의 연결통로도 되지만, 동시에 히로코와 이즈키(男), 그리고 이즈키(男)와 이즈키(女)의 연결통로도 되는 것이다.
<러브레터> 말 그대로 사랑의 편지가 되는 이야기는 그때의 감정을 찾아가는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러면서 한 쪽은 과거의 사랑을 이제는 놓아주는 편지가 되고, 또다른 한 쪽은 몰랐던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다. <러브레터>의 유명한 대사
おげんきですか (오겡끼 데스카 - 안녕하시지요)
わたしはげんきです。(와따시와 겡키데스 - 나도 안녕합니다.)
라는 그녀들의 외침은 어쩌면 저편 멀리있는 이즈키(男)에 대한 안부도 되겠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들에 대한 다짐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위치에 있는 그녀들은 한 쪽은 지금의 사랑을 찾아가야 하고, 또 다른 한 쪽은 몰랐던 사랑을 알게되는 계기. 그것이 바로 러브레터이자. 그 시절 우리들의 사랑법이었던 것이다.
▲ 천국으로 편지를 썼지만, 이즈키(女)로 부터 답장을 받게 되는 히로코
마치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2001)>으로 시작된 감자의 이와이 월드 중독증은 결국 <러브레터>까지 오고 말았다. 다음은 <피크닉 (1996)>으로 갈 것 같은데, 오래되었지만 역시나 여전한 감수성을 전해주는 이와이 슌지의 마법은 굉장함을 느끼게 된다. 그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한 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시절을 몰랐던 이들에게는 응답하라와 같은 추억의 공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 바로 명작이 가지는 힘이 아닐까 싶다.
▥ 추천 : 그 시절. 아름다웠던 이즈키와 이즈키의 사랑법. 그리고 과거를 정리하는 히로코의 사랑법.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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