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여름날의 끝없는 방황 - 릴리 슈슈의 모든 것 (リリィ シュシュのすべて, All About Lily Chou Chou,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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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릴리를 몰랐던 하스미(이치하라 하야토)는 13살이 되던 1999년 봄에 호시노(오시나리 슈고)를 만나게 되면서 그녀를 알게 된다. 정답게 지낼 것만 같던 두 사람도 친구들과 함께 오키나와에 다녀오던 날. 그곳에서 차에 치여 죽은 사람을 본 후로 호시노와 하스미는 서로 다른 길을 가고만다. 


  학교의 짱이 되어버린 호시노는 하스미를 꼬붕으로 부리기 시작했고, 그럴수록 호시노는 자신이 활동하는 릴리 슈슈 커뮤티티에 의존할 뿐이다. 그곳에 '푸른 고양이'를 만나게 된 하스미는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지만, 현실은 여전히 호시노의 괴롭힘을 당할 뿐.


  그러던 어느 날 하스미는 호시노가 원제 교제를 시키는 츠다(아오이 유우)의 감시역을 맡게 되면서, 두 사람은 점점 친해지게 된다. 하지만 하스미가 짝사랑하는 쿠노를 호시노가 폐공장으로 부르면서 상황은 심각하게 돌아가고 마는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All About Lily Chou-Chou, 2001 제작
요약
일본 드라마 2005.06.23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46분
감독
이와이 슌지
출연
이치하라 하야토오시나리 슈고이토 아유미아오이 유우 더보기
누적 관객수
9,380 명 (2015.12.24,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에테르란 곧 그들의 사춘기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깊은 울림과 공감이 있는 영화다. 13살, 중학교 1학년의 하스미는 릴리를 알게 된다. 불과 1년 전까지도 몰라던 그녀의 존재로 인해서, 많은 것이 바뀌어 버린 하스미. 중학교에 와서 처음 사귀게 된 친구는 하스미에게 릴리를 가르쳐줬지만, 릴리의 아라베스크에 나오는 아라구스크(각주[각주:1])를 찾으러 가던 중 죽음을 맛보게 된다. 


  영화의 초반은 하스미가 이지메에 가까운 불량배들의 꼬봉 노릇을 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다 하스미의 바지를 벗기며, 이상한 것을 주문하는 불량배들. 그때 카메라는 검은 색 후드를 뒤집어 쓴 아이를 비춰주며 다음의 챕터로 넘어간다. 릴리를 몰랐던 그때. 13살의 그때의 넘어간 프레임은 그때부터 영화의 초반이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하스미가 왜 그런 존재로 전락해 버렸는지에 관해서 조심스럽게 따라간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아마도 '릴리'와 '에테르'일 것이다. 여기서 릴리는 그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이지만, 동시에 에테르를 구현하는 존재다. 에테르란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의 그것과는 다르다. 릴리가 구현하는 감정. 그것이 바로 에테르가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 그들은 릴리가 만들어낸 에테르에 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에테르란 갇힌 사고(思考)의 개방


평온함과 영원의 장소


감성의 촉매



▲ 하스미



  등 호흡에는 파란색. 에로틱에는 붉은 색이 존재하는 것이 에테르이며, 이것은 오직 릴리만이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에테르를 음악으로 만들었고, 때문에 에테르를 볼 수 없는 그들은 릴리의 음악으로 에테르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오키나와에 다녀온 호시노는 그곳에서 아라구스크에 가려다가 죽음을 맛보고, 오는 길에는 죽음을 보게된다. 그 이후 에테르를 잃어버리기 시작한다.(각주[각주:2]) 그리고 변하는 호시노. 그리고 희생되어가는 아이들.


  여기서 말하는 에테르란 각자가 지니고 있는 감수성과도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호시노 패거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하스미는 음반가게에서 '호흡(각주[각주:3])'을 훔쳐서라도 숨을 쉬고 싶었지만, 호시노는 호흡까지 빼앗아 버렸다. 때문에 호시노는 츠다에게 호흡을 전해주고 싶었지만, 결국 줄 수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연이 되어 츠다는 날아가버렸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는 분명 릴리의 음악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릴리와 에테르란 그저 상징적인 존재일 뿐. 진짜 이야기는 하스미와 호시노와 츠다라는 아이들의 어두운 사춘기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영화의 시점은 13살 말에서 15살 초. 돌아보면 그들의 중학시절은 슬프고도 암울하다. 그리고 영화는 그들의 슬픈 성장기를 보여준다. 일명 중2병이라고 부르는 그 시기의 아이들은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간다. 에테르를 알려줬지만, 정작 자신은 에테르를 잃어버리고 있는 호시노. 그리고 에테르를 알게 됐지만, 정작 자신은 에테르를 전달해 줄 수 없는 하스미. 그리고 에테르를 통해 비상(飛上)을 하게 된 츠다. 그들의 이야기는 깊은 먹먹함을 안겨준다.


  이 영화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정말 울림이 크다. 그리고 그 울림은 곧 먹먹함이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우리곁에 남아있다. 지금은 대스타가 된 이치하라 하야토와 아오이 유우의 앳된 시절을 볼 수도 있는 이 영화가 먹먹함이란 이름을 새기는 방법 중 하나는 이와이 슌지표 음악이 아닐까 싶다.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1996)> 때부터 이와이 슌지와 수많은 영화에서 함께 작업한 코바야시 타케시는 이와이 슌지가 만들어내는 영화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만들어낸다. 덕분에 우리는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와 그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음악에 취하게되고 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울림과 먹먹함은 긴 여운을 남기게 되는 것 일지도 모른다.



▲ 츠다


마치며...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1987년 이상문학상 대상에 빛나는 이문열 선생님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깊은 울림이라는 점에서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 주는 아픔이 더욱 크지만, 엄석대와 병태의 모습은 호시노와 하스미의 그것을 보는 듯한 오버렙을 준다.(혹 안 읽어보신 분들은 단편소설임으로 꼭 잃어보시길 권장해 드림)


  아이들의 성장기이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는 아닌 영화. 에테르라 부르는 하스미의 사춘기는 에테르를 버리는 날, 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게 된다. 사춘기에 갇혀 버린 호시노는 끝끝내 에테르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하스미의 여름은 에테르와 함께 끝났다. 그리고 쿠노 앞에 당당하게 서게 된 날. 드디어 하스미는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준비가 된 것이다. 


  때문에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아직도 터널 속에 갇혀 있는 우리들을 위한 영화다. 때문에 당사자인 우리는 깊고 긴 터널이란 공감대로 인해서 더욱 큰 울림을 느끼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호시노



▥ 추천 : 이와이 슌지. 이 못된 아저씨의 전하는 깊은 울림 때문에 먹먹함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아오이 유우가 원조 교제를 한다는 설정은 등장)



※ 예고편




  1. 영화 속 오키나와에 있는 작은 섬 [본문으로]
  2. 푸른 고양이의 대화를 보면 그 즈음 채팅에서 '에테르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말을 필리아(하스미)에게 남긴다. [본문으로]
  3. 릴리의 최신 앨범명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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