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면 캘수록 튀어나오는 기괴한 이야기들
<잔예 - 살아서는 안되는 방 (이하 '잔예'>의 이야기는 조용하게 촌철살인을 날리는 것과 같은 짖궃음이 있다. 어느날 날아온 한 통의 투고. 주인공인 쿠보는 자신의 방에 이상한 일이 있음을 알려온다. 하지만 공포이야기따위는 미신쯤으로 치부하는 나는 이야기를 일로 접할 뿐이다. 그럼에도 쿠보와는 계속 연락을 주고 받는 나. 처음에는 쿠보의 방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전에 살던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멘션이 지어지기 전에 그 땅에 살던 사람들. 그리고 그 전의 이야기까지 파고 들며, 기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A는 B때문에 일어나고, B는 C로 인해서, 그리고 C는 D로 인해서라는 연쇄법을 사용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즉 '1'인 줄 알았던 이야기가 실은 '10'이었다는 식이다.
이야기의 진행방식은 여타 공포영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깜놀'하며 관객들을 놀리지는 않는다. 그저 조용하게 할 말은 다 하면서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조용히 할말 다하는 식의 괴담을 들려주는 것이다.
▲ 쿠보가 살고 있는 '오카야 멘션' 이전에 그 땅에 살고 있떤 '타카노 일가'
처음에는 "뭐야? 이거 무섭지도 않잖아?"하는 실망감이 살짝든다. 어디선가 '쑥'하고 튀어나오는 귀신의 존재도, 그렇다고 '우우우~~'하는 음악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하지도 않는다. 다만 쿠보와 나가 사건을 조사했더니, 뒤에 또다른 사건이 있고, 그리고 그 뒤에도 또 무언가가 있었다는 식으로 전개가 된다. 때문에 전체적인 틀에서 본다면 '피카레스크식 구성(각주)'과도 같이 여러개의 이야기를 하나의 틀에서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2
이 영화의 장점이라면 공포스릴러의 형식을 잘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싶다. 끝으로 가면서 어떠한 사건을 감춰놓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반전 아닌 반전을 걸어놓는 진행인 셈인데, 이러한 진행은 'A-A-A-A-A'라는 작은 공포들을 배열해놓음으로써 큰 충격을 먹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서사에서 장치놓은 수많은 'A'들로 인해서 마지막 반전이 더 커지는 효과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짜임새 측면에서도 괜찮은 효과를 주고 있다.
▲ 나와 쿠보가 쫓고 있는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마치며...
이 영화는 마구 윽박지르며 '너 이놈들 공포 먹어라'하는 식은 아니다. 그리고 진행도 굉장히 조용하다. 하지만 '우리가 폐가 들어간다고 치면 폐가의 아무것도 없음에 겁을 먹듯이', 이 영화 역시 아무것도 없음에 괜히 쫄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겁먹음은 그냥이라기 보다는 서사적 구조를 통해서 잘 엮어놓은 이야기들 때문이다. 특히 스즈키 코지의 공포소설 <링>을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밤 늦게 본다면 괜히 떠오를 것만 같은 찝찝함을 준다는 점에서 더욱 뛰어난 공포영화가 아닌가 싶다.
다만 이 영화는 전체적인 상황으로 불쾌감을 엮는 영화이기때문에, 마구 몰아치는 공포영화를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하시길 바란다.
▲ 나에게 모든 괴담의 무서움에 관하여 경고하는 히로오카
▥ 추천 : 다 보고 나면 옆 사람과 "이거 뭐야?"하고 쳐다볼 듯.
▥ 비추천 : 공포영화인 듯 공포영화 아닌 공포영화 같은 너.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