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3색의 기괴하고 기묘한 이야기
<져먼 앵스트> 말그대로 불안한 독일인을 뜻하는 영화제목은 기묘한 세 가지 옴니버스 스토리로 꾸며져 있다.
첫 번째 '파이널 걸'은 불편한 상황을 불편하게 잘 그려낸 이야기다. 영화의 시작부분은 기니피그와 소녀의 모습을 묘하게 매칭하면서 시작한다. 누구 사람이고, 누구 기니피그인지 혼동될 만큼 영화는 두 생명체의 비슷한 부분을 잡아내기 시작한다. 마치 뒤에서의 이야기를 미리 예고하는 듯한 시작부분은 인간의 추악한 부분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6월에 실제 일어난 사건을 라디오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들과 이야기 속 남자가 다르지 않음을, 그리고 소녀가 마음 속으로 품고 있는 일들을 더욱 기괴하게 만든다. '파이널 걸'의 상당부분은 기니피그의 사육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이면을 바라보면 소년의 행동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전반부의 사육법은 그녀가 하고싶은 가상의 일을, 그리고 후반부의 사육법은 그녀가 당한 현실의 일(각주)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널 걸'의 묘미라면 소녀의 이야기가 꾸며내는 반전의 상황이 아닐까 한다. 그 부분으로 인해 관객들은 '황당함'도 그리고 추악함과 마주할 때의 '놀라움'도 느끼게 되는 것이다. 1
두 번재 이야기 '소원을 빌어봐'는 <져먼 앵스트>가 가지는 이야기들 중 가장 약한 부분이 아닐까한다. 영화는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 부적에 관한 이야기를한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 부적은 소원이라기보다는 저주에 가까운 반전을 보여준다. 영화는 작은 반전아닌 반전을 장치해 놓으면서, <져먼 앵스트>를 관통하는 큰 틀인 '인간의 추악함'에 관해 이야기를 한다. 즉 소원인 줄 알았던 부적으로 인해 남자는 소원을 얻었지만, 결국 '할 수 없어서 못 할 뿐이지 할 수 있다면 그들도 똑같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인간이 얼마나 추악한 존재인지를 고발하는 것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져먼 앵스트>의 이야기 중 가장 형이상학적이면서도 기괴함을 보여준다. 여자친구와 싸우던 날 나타난 신비의 여인. 그리고 맨드레이크의 전설. 맨드레이크의 전설은 아랍권과 고대 독일에서는 '죽은 원령이 붙어있는 풀'로 여길만큼 기괴함을 가진 풀이다. 이야기는 맨드레이크의 부정적인 속성을 바탕으로 깔아놓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밀 클럽에 들어서게 된 남자가 결국 쾌락만을 추구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이야기를 상당히 기괴하게 꾸며내고 있는 것이다.
마치며...
<져먼 앵스트>가 보여주는 평점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기괴한 정도로 본다면, 꽤 괜찮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된다. 3명의 감독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이야기들은 우리영화 <쓰리, 몬스터 (2004)>를 떠올리게 할 만큼 비슷한 점이 많다. 3인 3색이 풀어내는 각자의 기묘함이 그러하고, 그러면서도 '인간의 추악함'이라는 큰 틀을 관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도 구조적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비록 재미는 호불호일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주는 기괴함을 생각한다면 나름의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괜찮은 공포영화가 없었다는 점을 본다면, 이번 주에 나온 공포영화 중에서는 <져먼 앵스트>가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을 해본다.
<※ 구글 애드센스 정책에 따라 이미지를 삭제하였음을 밝힙니다.>
▥ 추천 : 기묘한 이야기들이 만들어내는 기괴함.
▥ 비추천 : 재미는 호불호?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사이)
- 노출 : ★★ (성기 노출 등 노출의 강도는 높다. 하지만 노출보다는 잔혹한 장면들이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 소녀의 내래이션과 얼굴이 손상된 사진, 그리고 상상 속 남자가 아버지라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소녀는 아버지에게 성적학대를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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