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완과 창숙의 모습을 보게되는 아름
이번에도 남자는 변명만 늘어놓는다.
김민희와 홍사수의 스캔들 사건 이후, 두 사람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여자의 변을 늘어놓게된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린 지금, 그들의 이야기는 남자의 변을 가지고 <그 후>라는 제목으로 찾아오게 되었다. 이번 이야기는 전적으로 남자의 이야기를 늟어놓게 된다. 전작에서 우리는 여자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제 남은 것들을 알아차림에 관해 들었다면, 이번에서는 남자가 행한 행동과 그에 대한 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시작 극중 봉완은 아내 외에 만나는 다른 여인이 있음을 우리는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불러온 여러 이야기들. 남자는 굳이 자신에게 다른 여인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실이 다름에 대해 항변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늘어놓게 된다. 이것은 최근 불어온 일련의 사태들과 맞물려 생각할 때, 그가 억울해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가 변명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게 느껴진다.
<그 후>는 의도한 바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홍상수와 김민희의 그 후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그 후가 될 수도, 혹은 홍상수의 그 후가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 남자의 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영화의 내용처럼 오해가 오해를 낳고, 그것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남자. 그것이 곧 홍상수 본인이라 말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남자는 변명을 늘어놓게 된다. 오해의 과정들 속 여자들은 치기어린 시기와 질투의 덩어리들이고, 남자의 아내는 보는 이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그런 존재일 뿐이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이 중요한 시점은 이미 지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자신의 변명을 위해 또다시 여자들을 희생시켰고, 그러한 변명의 뒤에 숨어 모든 것이 오해였다고 주장을 한다. 그리고 모든 것은 시간이 잊게 만들어줄거라 변을 늘어놓는 남자의 이야기는 우리애게 궤변으로 들리게 될 뿐이다. 과연 그의 주장 속 그가 책임 질 부분은 어디에 있으며, 전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도 여자만 전면에 세울 뿐 남자의 모습은 뒤로 숨었다는 점에서 남자의 치졸함만이 느껴질 뿐이다.
그러면서도 마치 모든 것을 여자가 짊어주고, 책임지로 했다는 듯 포장하는 남자의 궤변들. 그러한 모습 속에서 남자의 치졸함만 느껴질 뿐이라는 점을 그는 왜 몰랐을지 궁금해진다. 때문에 여기에 여자는 피해자일 뿐이며, 남자의 치졸함만 우리를 불쾌하게 할 뿐이다.
▲ 하지만 봉완의 아내는 아름을 의심하며, 둘 사이를 오해하게 된다.
마치며...
감자는 감독 홍상수를 분명 좋아한다. 그러나 남자 홍상수의 이야기는 같은 남자로서 실망에 실망을 이어간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분명 박수소리는 외 손으로 울리지 않는다. 즉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의 손뼉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모든 것이 오해라도, 그의 책임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때문에 그의 궤변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할 뿐이오, 역시나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할 여자의 입장이 안쓰럽게 느껴질 뿐이다.
<그 후>에서는 빛 바랜 흑백 사진처럼 그들의 기억도 빛 바랜 흑백 필름 속에 가두고 있었다. 그것은 지난 날의 오해란 시간의 흐름이 모두다 잊게 만들어준다는 남자만의 궤변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강길이 아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요, 세상이 홍상수와 김민희를 언제가 세간에 지우게 된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의 변은 사실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가운데 남자의 변이 너무도 치졸함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라는 점을 기억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 언젠가 모든 것이 잊혀질 것이라는 이야기. 과연 아름의 갈 곳은 어디일까?
▥ 비추천 : 나는 이 남자 반대요!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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