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의 줄거리 요약
일본의 북단 시코탄섬. 그 곳에 살고 있던 '준페이'와 '칸타'형제는 일본의 패망 후 자신들의 섬을 점령한 소련군에 의해 살던 집을 빼앗긴다. 자신들의 집에 살고 있는 소련 군 대장의 딸 '타냐'. 자신들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옆교실에서 공부하는 소련군의 자녀들과 함께 지내다가 점점 친해진 이들은 어느날 '타냐'의 집에 초대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의 우정도 아버지 '타츠오'가 섬을 떠나게 되면서 깨어지고, '준페이'와 '칸타'의 삶에서 엄청난 변화가 찾아오는데...
▲ 소련군의 시코탄 점령
▲ 잡혀가는 일본군들
# 전범국의 피해자 코스프레
<은하철도의 꿈>의 내용은 이거다. '우리도 쿠릴열도 빼앗겼고,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 역시 엄청 고생하고 있다.'라고. 그러면 묻고 싶다. '당신네들에게 당했던 사람들은 어땠을까?' 라고.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선언과 함께 '쿠나시르(Кунашир, 일본명 구나시리 國後), 이투루프(Итуруп, 일본명 에토로후 擇捉), 시코탄(Шикотан, 일본명 시코탄 色丹), 하보마이(Хабомай, 일본명 하보마이 齒舞)' 네 개의 섬이 소련측에 종속(러시아측의 실효지배)된다. 아직도 분쟁상태에 있는 이 지역은 중국과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분쟁과 함께 지금도 다툼 중인 지역이다.
일본은 교과서에 위안부 행위에 대해 '강제가 아니었다'로 묘사한데다가, 독도의 영유권 주장 등 왜곡된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 아직도 자신들도 피해자였다고 주장하는 그들의 일관된 주장은 참으로 대단함을 느낀다.
▲ '타냐'의 집에 초대받는다.
<은하철도의 꿈>은 시코탄 섬에 살고 있었던 일본인이 겪었던 고충에 대해 애절하면서도 안타깝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강제 징용해간 한국. 중국인들의 삶에 대한 묘사는 왜 없는가? 정확히는 없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시 일본인들은 한.중의 강제 징용한 사람들이 소련측에 붙어 스파이 노릇을 할지도 모른다고 여겨, 그들을 죽창으로 사살하였으며 갓난아이들까지 보복의 씨앗이라 여겨 불태워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음이 밝혀진바있다.(각주) 1
자신들의 악행은 싹 잊어버리고, 자신들의 피해만을 주장하는 일본인들. <은하철도의 꿈>의 실상은 이런 것이다. 시코탄섬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의 고생을 조명하면서, 실은 쿠릴 열도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2014년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한 이 애니메이션은, 과연 Bifan에서 이런 애니메이션을 초대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물론 국제 영화제로서의 객관성을 유지해야겠지만, <은하철도의 꿈> 자체가 객관성을 흐린 작품인데 굳이 초대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리고 국내 배급사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이 애니메이션(국내 개봉에서는 블러처리함)을 굳이 수입해서 돈을 벌었어야 했을까?
영화제의 입장까지는 십분 양보하면 이해 할 수 있다. 하지만 배급사는 수익을 목적으로 <은하철도의 꿈>을 유통했다는 것인데, 참 어이가 없을 뿐이다.
▲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장면
# 마치며...
감자는 이 애니메이션의 영어더빙판을 구해서 감상했다. (왠지 일본어는 짜증날 것 같은 편협함 때문에... -_-) 하지만 어감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은하철도의 꿈>이 가져다 주는 불편함은 여전했다. 그리고 그 안에 그려진 준페이와 칸타의 모습이 더 예쁘고, 더 애틋하게 묘사되었기에 그 아이러니함은 더 크게만 다가왔다.
▲ 섬을 떠나는 타츠오
☞ 추천 : 꼭 보시고, 일본의 피해자 코스프레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 비추천 : 이런 애니메이션 만들 시간에 먼저 사과부터 하면 안될까?
★ 감자평점 (5개 만점 - 패스합니다.)
※ 예고편
- '한국 근대사 산책 10 : 창씨개명에서 8·15해방까지 (강준만 공저)' 에는 한국인들의 쿠릴열도 징용에 관해 서술되어 있으며, KB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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