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머니의 이혼 후 시골로 이사하게 된 아리스가와(앨리스)는 첫 날부터 급우들에게 왕따 당하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르고 왕따를 당한 앨리스는 우연히 어린시절 발레를 같이 하던 후코를 만나게 된다. 후코로 부터 학교 내 이상한 괴담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 괴담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어느날 우연히 집으로 날아든 우편물에 적힌 이름을 본 앨리스는 괴담의 주인공이 자신이 집에 살았던 것을 알게 되고, 옆집에 사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토리) 하나를 찾아가 괴담의 주인공에 대해 묻게 된다.
그날부터 시작된 14살 소녀들의 탐정놀이가 시작된다. 소녀들은 학교괴담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러브레터'의 이와이슌지가 전하는 유쾌한 성장드라마!
▶ 보는내내 유쾌하다
일본문화 개방 후 처음으로 상영 된 영화는 '하나-비(1997)'다. 하지만 개방을 이끈 선두에는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1999)'가 있었다.
그 이와이슌지가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이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우리곁에 돌아왔다.
제목만으로는 학교 내에서 피가 튀는 배틀로얄(2002)을 상상했으나, 이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됐다.
자뻑증세가 있지만 소설을 쓰며 딸을 사랑하는 엄마와 이지메를 당해도 명랑, 쾌활하게 생활하는 아리스가와가 옆집의 히키코모리 하나를 만나서 좌충우돌 소녀들의 탐정놀이를 하게된다는 이야기는 보는내내 웃음짓게 된다.
▲ 의문의 옆집소녀 하나
▶ 왜 애니메이션인가?
이와이슌지가 도전하는 애니메이션. 그는 왜 애니메이션을 선택했을까?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은 동명의 2004년 작 '하나와 앨리스'의 앞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1985년생의 아오이 유우와 1987년생의 스즈키안이 14세 중학생을 연기할 수는 없고, 그녀들과 닮았고 발레도 잘하는 여학생을 섭외해야겠지만 애니메이션이란 장르는 아오이 우우와 스즈키 안의 목소리를 출연시키는 것만으로 모든 고민을 한 방에 날려 버릴 수 있었다. (특히 그녀들의 목소리는 성우 못지 않게 14살의 유쾌한 소녀들을 잘 연기했다.)
또한 극중에 등장하는 소녀들의 유쾌하고도 상쾌한 모습과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물리적 표현들 - 예를 들어 앨리스가 2층에 떨어지지만 지나가던 사람이 받는다던가, 남자 급우의 배를 껑충 뛰어 두 발로 밟는 장면 등 - 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 무녀 흉내를 내는 소녀의 도움으로 왕따에서 벗어난다.
▶ 이와이 슌지. 그리고 오마쥬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슌지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 슌지의 연출력이기에 하나와 앨리스 역시 그녀들의 성장드라마가 아름답게 펼쳐 질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1년 전 자신의 실수로 유다를 죽인 것으로 알고 등교를 거부하던 하나에게 앨리스가 나타나면서 유다의 죽음에 관한 괴담을 풀어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하나는 앨리스에게 마음을 열게 되면서 알게되는 진실을 마주하는 두 소녀의 모습을 슌지만의 연출력으로 예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영화 중간 앨리스가 유다의 아버지인 줄 알고 따라가게 되는 할아버지는 구로사와 아키라감독의 살다(1952)의 장면을 오마쥬했다. 살의 끝자락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다를 병원에서 앨리스를 만나 전절역으로 걸어가며 대화하는 장면으로, 중간에 그네를 타는 장면도 구로사와의 살다를 오마쥬했다. (오마이 뉴스 이학우 기자의 글 참조)
이렇듯 슌지는 선배 감독에 대한 경의와 삶의 아름다움을 14세 소녀들의 시선으로 예쁘게 그려낸 것이 아닐까?
▲ 슌지이기에 두 소녀의 이야기가 이토록 예쁜것은 아닐까?
▶ 슌지의 밴드 '헥토 파스칼'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의 또다른 장점은 예쁜 사운드 트랙에 있다. 동화같은 장면 속에 흘러나오는 사운드트랙을 듣고 있노라면 점점 '하나와 앨리스'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은 슌지 자신이 속해있는 밴드 '헥토 파스칼'이 담당했다.
※ 헥토 파스칼의 'Fish in the pool' -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 삽입곡
▲ 헥토 파스칼 멤버들
이와이 슌지를 중심으로, 배우 겸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시이나 코토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쿠와바라 마코로로 2013년 결성된 3인조 유닛은 하나와 앨리스의 사운드 트랙도 맡아서 우리에게 멋진 음악을 선사한다.
▶ 마치며...
'하나와 앨리스 : 살인사건'은 누가 범인인가? 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저 우연히 사건에 휘말린 두 소녀의 우정과 성장을 예쁘고 아름답게 보여줄 뿐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는 하나와 앨리스가 친구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애니메이션 안에는 라면 집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정과 유다 아버지로 착각한 노인의 모습을 비춰주면서 세상은 아직 살만할 지도 모른다는 것도 전해주지만, 그것은 소녀들의 모습을 비춰주는 후광에 지나지 않다. 진정한 모습은 하나 그리고 앨리스라는 두 소녀의 예쁜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 흐뭇함을 알려주니깐.
'하나와 앨리스'는 보는내내 흐뭇함과 유쾌한 웃음을 안겨준다. 이러니 어찌 이와이 슌지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발레하는 앨리스
☞ 추천 : 여자친구에게 좋은 영화라며 아는 척하기 진짜 좋은 영화.
☞ 비추천 :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목소리 (성우연기) : ★★★☆
※ 예고편
※ 보너스 - '하나와앨리스 : 살인사건' 옥상달빛 콜라보 감성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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