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세상 속 앨리스 들에게 고한다. -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Earnestland,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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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

Alice In Earnestland 
8.6
감독
안국진
출연
이정현, 이해영, 서영화, 명계남, 이준혁
정보
드라마 | 한국 | 90 분 | 2015-08-13


# 감자의 줄거리 요약


그러다 자격증을 14개 따던 날 담임 선생님이 그러더라구요

"남들에게 네 진짜 무기가 뭔줄 알아? 노력으로도 가질 수 없는 거. 그게 바로 네 몸매야. 그걸 알고 있는 여잔 무엇이든 할 수 있어" - 수남의 내래이션 中


 중학교 졸업반. 수남은 집 옆의 공장에 취직을 하느냐, 아님 고등학교에 진학 해 앨리트의 길을 걷느냐. 고등학교에 진학해 최연소 최다 자격증 보유자가 되지만, 담임 선생에게 들은말은 "네 최대 무기는 몸매야" 라는 사실. 고등학교 졸업 후 기업에 취직하지만, 컴퓨터 중심으로 바뀐 환경은 그녀의 화려한 스팩도 통하지 않는다.

 결국 조그마한 공장에 취업하게 된 수남. 공장에서 만난 규정과 결혼을 하게 되지만, 곧이은 규정의 사고로 가장의 역할을 맡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규정의 자살시도로 식물인간이 되고, 수남은 병원비에 쪼들리는 생활을 하던 중 수남의 집이 재개발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수남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인 재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사건의 수렁에 빠지게 된 수남은 도돌이표같은 현실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 수남에게 자격증이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종이짝에 지나지 않았다.


# 성실하게 살면 바보가 되는 세상


성실하게 자격증을 땄지만 취업의 문은 예쁜애들에게만 열려있다. 앨리트가 되어보고자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배운것은 쓸데가 없었다. 장애를 가진 남편의 유일한 꿈은 내 집 마련이었지만, 집이 생기자 남편은 식물인간이 된다. 재개발에 희망을 걸어보지만, 이권세력에게 죽도록 맞기만 한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성실하게 살면 수렁에 빠지는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벗어나려 기를 쓰지만, 현실에서 계급은 음서제처럼 수평이동 할 뿐 수남같은 앨리스에게 기회는 없다.


▲ 기를 쓰고 열심히 살아봤자, 되돌아오는건 살인자라는 굴레 뿐


# 카나코 그리고 수남.


 수남의 모습은 '갈증'에 나오는 카나코와 닮아있다.


떨어진 구멍이 너무 깊어서 계속해서 떨어지는... 그런 아이 얘기야 - 영화 '갈증' 속 카나코의 대사 中


'갈증'에서 카나코는 이상한 나라 (현실) 속을 벗어나 그녀가 만든 카나코 월드 속에 빠져 사람들을 현혹하고 망가트리다가 결국 카나코가 원조교제를 알선한 여자아이의 부모에게 죽고만다. 현실을 이겨보려 만든 카나코 월드 속이 너무 깊어서 계속해서 떨어지는 삶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도 수남은 그녀의 현실을 벗어나려 해보지만, 자꾸 수렁으로 빠져든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재개발은 그녀를 살인자로 몰아넣고,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들까지 그녀의 현실에 방해가 되자 살해한다.


 카나코와 수남에게 현실이란 벗어날 수 없는 이상한 나라였던 건 아니었을까?


▲ 내 집 마련이 꿈이던 규정(우)은 집이 생기자 자살을 시도한다.


  이상한 나라의 카나코에 빠진 관객들 - 갈증 (渇き, 2014) : 리뷰보기


# 이정현에 의한 이정현을 위한 이정현의 영화


 모 인터뷰 기사에서 안국진 감독은 시나리오를 처음 작성할 때 앨리스 역으로 이정현을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우여곡절 끝에 이정현의 손에 들어가서 영화가 시작되었다. 라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탁월한 안목이었다.


 90년대 후반 이후 배우보단 가수로서 더 왕성한 활동을 보여줬던 이정현. 감자는 꽃잎(1996)에서의 미친여자아이로 온몸을 던져 연기하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던 터라,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녀가 조금은 아쉬웠다. 그러던 중 범죄소년(2012)을 통해서 배우로서의 길을 보여주는가 싶더니, 명량(2014)을 통해서 이정현이란 이름을 대중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정현을 잘 몰랐던 대중들에게 그녀의 존재를 확실히 알린 작품이 되지 않을까싶다. 과연 이정현이 아니라면 누가 수남역을 이정도로 소화했을까? 꽃잎의 애띤 소녀의 모습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서 오버렙되는 듯 해서 기쁜마음으로 그녀의 연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 이정현을 위한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배우로 돌아온 그녀의 모습이 기쁘다.

# 약간의 아쉬움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시사하는 바가 큰 영화다. 이 땅의 소외된 자들,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를 사회고발적인 시선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다만,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폭력.살인이 아무런 심판없이 당연스럽게 비춰지는 점은 조금 아쉽다.

 자칫하면 목적을 위한 수단은 행위에 상관없이 정당화 될 수 있다는 잘못된 편견을 줄 여지가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움이 남는다. 엔딩 크래딧을 통해서 경고자막을 남겨주는 친절이 아쉬운 대목이다.


 또, 영화는 블랙코미디 적인 요소들도 보이는데, 디테일적인 부분이 살짝 부족해보인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 수남을 취조하는 형사들의 모습


# 마치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지금도 이 땅을 살아가는 앨리스들에게 바치는 영화가 아닐까한다. 3포 세대, 88만원 세대란 말이 버젓이 언론을 통해 회자되는 이 때. 저 위를 쳐다보기도 힘든 우리들에게 어느 누군가는 지금 현실이 잘 못 되었다고 외쳐줘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기에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참 고마운영화다. 영화라는 파급력이 강한 미디어를 통해서 이러한 사실들을 조명해 주기 정말 감사한 영화가 아닐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성격의 영화가 그러하듯이 흥행면에서 아쉬움을 보일 수 밖에 없지만, 꼭 스크린을 통하지 않더라고 볼 수 있는 방법은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봐주길 바란다. 정작 이 땅의 앨리스들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볼 시간조차 없을테니 말이다.


▲ 이땅의 앨리스들이 사진 속 앨리스처럼 밝게 웃게 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 추천 : 이런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봐줘야한다.

☞ 비추천 : 사회고발적 시선이 불편한 사람



★ 감자 평점 (5개 만점)

- 내용 : ★★★☆

- 연기 : ★★★☆

- 노출 : 없음

- 선정성 : ★★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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