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는 거룩했지만, 조미료는 진부했다.
아시안 게임 1999년 4위. 2007년 5위. 2011년 5위. 아이스 하키 월드컵 2011년 3위. 이상은 국내 유일의 여자 아이스 하키팀의 성적이다. 2009년 800만 관객을 모은 <국가대표>의 후속작은 여자 아이스 하키로 결정됐고, 대단원의 문을 열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기존 여자 아이스 하키팀을 평창 올림픽을 위한 임시팀으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를 위해 빙상연맹에서는 임시로 여자 아이스 하키 팀을 조직하게 된다. 그리고 모이게 된 오합지졸의 팀. 경력자는 단 한 명. 나머지는 각계에서 모인 아이스 하키 초보자들. 결혼을 잘 하기 위해서, 밉상으로 찍혀서, 혹은 할 일이 없어서 등 모인 이유도 다채로운 이들은 처음부터 삐걱대기 시작했고, 팀의 운명도 휘청거리기 시작한다.
척박한 한국 여자 아이스 하키 팀의 현주소에 그들의 가진 어려움을 조미료로 사용하고 있는 <국가대표 2>의 이야기는 분명 성장 드라마를 틀로 하여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오합지졸인 팀이 점점 단련이 되어서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 다양한 갈등을 야기 시킴으로서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주는 감동. 이런 것들이 아마도 이 영화에서 의도하는 재미로 보인다.
▲ 탈북자 출신으로 팀에 합류한 지원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는 재미는 매우 미약하다. 군데 군데 주위를 환기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코믹한 장면들, 예를 들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선수복과 헬맷까지 착용하고 밥을 먹는다.는 설정등은 오버스러웠고, 갈등을 야기 하기 위해 박채경을 국민 밉상으로 만들었지만 그녀가 왜 지원을 미워해야 하는지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인물들의 성장과 각 개인이 팀원으로 개과천선을 하는 과정 역시 말도 안되게 어색했다. 감독이 마음만 먹으면 팀원이 갑자기 바뀐다는 설정에 우리가 왜 공감을 해야하는지가 의문인 것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틀이 엉망이다 보니, 거기에서 도출되는 감동 역시 억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억지로 팀원들의 감동 감동 열매를 강요하더니, 탈북자 출신인 지원의 과거를 이용해서 남과 북의 대화합까지 이끌어내려는 눈물 겨운 몸짓을 벌여준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이야기가 가지는 매력이 없다보니, 거기에서 튀어나온 이야기에도 마음이 안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 그리고 지원을 앞을 사사건건 가로 막는 국민밉상 채경
마치며...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정설이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2>는 <우생순>을 따라하는 듯하면서, 자기들이 국가 대표임으로 <국가대효>의 후속이라 우긴다. 하지만 이야기는 <국가대표>의 명성도 <우생순>의 감동도 없었고, 그냥 시간만 아까울 따름이었다. 물론 스포츠계 뿐만이 아니라, 이놈의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이 가지는 지위는 개선되어야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는 그들의 현실을 개선하라는 주장보다는 그저 상업적 논리에 여자들의 척박함을 이용한 꼴로 밖에는 비춰지지가 않기에 그냥 불편한 영화일 뿐이다.
▲ 하지만 오늘도 달리는 여자 아이스 하키팀
▥ 추천 : ...
▥ 비추천 : 여자들이 아무리 함들어도 헬멧쓰고 밥은 안 먹더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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