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을 사람냄새에 담아내다: 박열 (Anarchist from Colon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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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일본에서 살아가며 인간의 인간다운 권리를 주창하던 박열(이제훈)은 관동 대지진 이후 조선인 학살 사건을 피해 스스로 경찰서에 투옥되게 된다. 그러는 동안 박열의 동지들과 그의 연인 후미코(최희서)까지 경찰서로 들어오게되고, 조선들에 대한 괴소문들이 잠잠해지길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사건은 조선인 학살 사건에 대한 사실 은폐로 이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폭탄 밀수 및 암살을 시도했다는 혐의로 박열과 후미코는 일제에 심문을 받게 된다. 그리면서 펼쳐지는 낭만과 시대의 아픔들. 그들은 과연 법정에 맞서 조선인들의 울분과 아픔을 온천하에 떳떳이 알릴 수 있을 것인가?



▲ 조선대학살 사건을 피해 감옥에 자신 투옥한 박열와 동지들


이준익스러운 시대사와 멜로/로맨스, 그리고 사람냄새


  영화 <박열>의 이야기는 시대의 아픔을 공유했던 일제 강점기, 그때의 일을 그리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관동 대지진은 일제에게 희생양을 요구하였고, 그 일은 조선인이 일본인들이 먹는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를 저질렀다는 괴소문을 양산하게 된다. 결국 합법적으로 자행된 일제의 조선인 대학살 사건, 그 일은 박열과 그의 동무들을 형무소로 이끌었고 그 과정에서 박열 등이 폭탄의 구매를 시도해 일왕을 암살하려했다는 조작 사건으로 바뀌게 된다. 즉 관동 대지진의 희생양으로 조선인 대학살이 일어나고, 자신들의 만행을 덮기 위해 또다른 희생양 박열이 붙잡히게 된 것이다.


  <박열>은 그러한 박열의 일대기를 보여주며, 그가 보여줬던 낭만적 언행과 일제의 만행들을 나열하게 된다. 이러한 모습들은 당대 일제의 만행이 극에 달했음을 잘 보여주는 행태이며, 영화는 그 가운데 박열이라는 인물을 새겨넣으며 역사의 한켠을 우리에게 각인 시키게 된다.


  전작 <동주>, <소원>,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 등에서 사람냄새가 진득한 이야기를 들려줬던 이준익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박열>이라는 인물을 사람냄새가 나는 낭만적인 인물로 묘사하며,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조선인으로서 긍지를 지킨 박열이라는 주인공을 매력적으로 그려내게 된다. 그러면서도 시대의 아픔까지 이준익식 휴먼 드라마에 녹여넣게 되는데, 이러한 모습은 그의 전작들과 비슷한 흐름 속에서 뛰어난 감수성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조용한 울림을 전해주게 된다.


  반면 이준익식 스토리 텔링이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아픔과 만났을 때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생각보다 많이 약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점은 이준익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낭만과 풍류, 그리고 사람이라는 존재의 부각에는 뛰어난 스토리 텔링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일제 강점이라는 시대적 아픔과 당대를 살아간 투사들의 의지가 선명치 않았다는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이러한 아쉬움이 드러나는 까닭 중 제일 큰 원인은 아무래도 이준익식 사람냄새가 너무도 진했기에, 다른 아픔들까지 그 향수에 묻혀버린다는 단점이 되고 마는 것으로 사료된다. 때문에 이준익의 강점이 시대적 아픔이 살아나야하는 이번 작품에서는 도리어 독이 되고 말았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익이라는 사람이 만드는 스토리 텔링에서는 민족투사의 이야기마저 낭만과 감동으로 바꾸어 버린다는 특출한 재능이 있었음에는 분명하다. 특히 법정에서 조선인들이 가진 애환과 울분을 토로하는 장면에서는 이준익만의 강점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준익표 영화임을 실감할수도 있었다. 동시에 시대적 아픔이 제대로 쌓이지 못한 상황에서 연출하는 학생 및 투사들의 면회 장면에서는 클리셰적인 모습도 보여줬다는 아쉬움도 존재하게 된다. 때문에 이러한 이준익식 스토리 텔링이 만드는 호불호는 강하게 남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 박열을 희생양으로 자신들의 만행을 덮으려는 일제의 수장들



마치며...


  <박열>의 개봉 후, 많은 사람들은 이준익 감독의 전작 <동주>와 <박열>을 같은 선상에 놓고 영화를 판단했을 것이다. 이는 출시된 일자도 비슷하거니와, 같은 시대적 아픔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교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음에는 부인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사람들의 호불호도 발생을 하게 되는 시대적 아픔 위를 지나가는 멜로와 사람냄새가 지니는 이야기가 얼마나 관객들을 울렸을지는 그들의 취향이라는 점에서 이러함은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만 이 영화는 이준익표 영화이며, 그러한 이준익의 풍조를 잘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며, 낭만과 풍류를 아픔속에 담아내고 있음도 알 수 있다. 때문에 희미해진 시대적 아픔에 대한 아쉬움도 크게 느껴지지만, 그 가운데서 떳떳할 수 있다라는 모습에는 우리내의 기개가 느껴지는 듯도 하다. (각주[각주:1]) 때문에 이준익표 이야기는 여기서 빛을 발했으며, 그러한 모습 속에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 아픔, 그 속에 낭만과 사랑, 열정을 담다


요약
한국 시대극 2017.06.28 개봉 12세이상관람가 129분
감독
이준익
출연
이제훈최희서김인우권율  더보기
누적관객수
2,356,974 명 (2017.08.05,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이준익은 시대의 아픔까지 휴먼 스토리로 엮어낸다.

▥ 비추천 : 동시에 이준익은 시대적 아픔까지 휴먼 스토리로 덮어버린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여기에 박열이 투옥 후 일제로 전향을 하고, 후미코 평전에서도 박열의 투옥 후 모습을 비난하고 있음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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