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적인 이야기에만 머물러있는 그날의 아픔들: 포크레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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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포크레인 기사인 강길(엄태웅)은 작업 중 흙속에서 유골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불현듯 떠오르는 그때의 기억들. 그길로 강길은 그때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그때의 일들을 묻게 된다. "그때 그곳에 왜 자신들을 보냈냐"는 강길의 질문들. 군 동료, 선임, 소대장, 중대장을 거쳐 대대장까지. 


  하지만 모두들 강길이 원하는 대답은 내어놓지 못했고,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알려줄 최후의 그를 찾아나선다. 그날의 아픔, 그날의 진실, 과연 강길은 자신들이 행한 그 일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 포크레인 기사인 강길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열하고 있을 뿐, 이야기를 엮지는 못하고 있었다.


  <포크레인>은 김기덕 필름의 새로운 작품으로 1980년 5월 18에 일어난 민주화 항쟁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영화다. 여기서 제목 <포크레인>이 의미하는 바는 파헤치다라는 1차원적 은유를 나타내는 제목으로, 주인공 강길이 그날의 진실에 대한 대답을 얻기 위한 과정들을 나열하며 자신들이 왜 그곳에 가야만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


  영화는 그러한 강길의 일련의 행동을 쫓게 되며,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는 그때의 기억들을 비춰주게 된다. 그리고 지금은 초라한 모습으로 남겨진 그때의 기억들. <포크레인>은 그렇게 남겨진 자들이 짊어져야 할 수많은 고통과 상처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열하며, 과연 무엇을 위한 쟁취였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을 던지게 된다.


  하지만 <포크레인>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을 나열하기 위한 수단들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고, 극적인 장면을 구성하는 수단들은 클리셰를 답습하고 있었음에 불편함이 먼저 다가오게 된다. 술 집에서의 뻔한 다툼, 그리고 그가 찾아간 부대원들의 비참한 현재들. 그 모든 것들이 그때의 상처들을 담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들은 인지할 수 있었지만, 그 수단들을 담는 방법이 지나치게 뻔하고 억지스러웠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오게된다. 때문에 연출이 던지는 메시지의 의도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그것들을 꾸리는 방법에서는 조잡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엔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요구하는 바까지 조잡함으로 물들게 되고, 영화가 건드리게 되는 모든 이야기들이 피상적인 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감독이 하고자 하는 낱말들을 늘어놓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데, 하고자 하는 낱말들을 문장으로 꾸리고, 그것들이 관객들은 잡아뜨는 힘이 부족했다는 점은 <포크레인>의 가장 큰 단점이 되고 만다. 여기에는 엄태웅의 논란도, 그것이 이끄는 수많은 방향성도 포함되지는 않는다. 다만 영화가 극을 이끄는 힘이 부족했고, 그것이 이야기를 겉돌게 만들었다는 아쉬움만이 남게 되는 것이다.



▲ 강길은 매일, 자신에게 답을 알려줄 사람들을 찾아나선다.



마치며...


  얼마전 신문 인터뷰에서 감독은 엄태웅의 화제의 장면, 즉 매춘의 행위를 굳이 삽입한 까닭에 대하여 "그때의 아픔이 만든 장애와 같은 행동들"이라 설명한 적이 있었다. (관련기사 : "엄태웅이 연기한 '성매매 장면', 편집하지 않은 이유?" 감독 답변") 그리고 감독의 섦명과 내용에 관해서는 백분 공감이 되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것이 끝이었고, 영화는 그들이 자신만큼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놓지는 못했다. 그날의 아픔들은 분명 잊혀지지 않는 상처요, 역사의 슬픔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날의 아픔을 정보 수준에서 늘어놓는 것이 아닌, 좀 더 깊은 곳에서 울궈져 나오는 그런 아픔에 관한 논의가 있길 바란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러한 아픔의 공유에 실패했고, 남는 것은 주연 배우의 논란의 연속일 뿐이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깊은 수준의 은유와 날선 비판들을 잃어버린 김기덕의 필력도 이제는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으로 느껴진다는 점 역시 우리에게는 더 큰 슬픔으로 남게 된다.



▲ 과연 강길은 자신이 찾고자하는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요약
한국 드라마 2017.07.27 개봉 15세이상관람가 92분
감독
이주형
출연
엄태웅김경익심정완정세형  더보기
누적관객수
131 명 (2017.08.02,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잊지 말아야 할 문제점들을 상세하게 늘어놓은다.

▥ 비추천 : 하지만 버무려지지 않는 조각들이 피상적으로 다가온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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