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보통사람의 보통의 삶을 위하여: 보통사람(Ordinary Perso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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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전국을 공포로 떨게한 발발이 사건. 당시 사건을 수사하던 성진(손현주)은 세탁소에서 수상쩍은 행동을 보이는 태성(조달환)을 체포하게 된다. 그러면서 발발이를 놓치게 된 성진은 실적을 위해 태성을 발발이로 조작하려다, 추기자(김상호)에게 들키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진짜 발발이를 붙잡는데 성공을 하게 되지만, 태성이 세탁소에 피가 묻은 바지를 맡긴 것이 문제가 되어 그가 진짜로 살인을 저질렀음을 알게된다.


  그때 안기부에서 성진을 호출하게 되고, 그들은 17건의 연쇄 살인 사건이 담긴 문서와 그것이 태성의 짓이라는 단서를 건네준다. 그러면서 성진의 일상에 찾아온 큰 변화들. 그러던 때 성진에게 추기자가 찾아오게되고, 성진의 승승장구 뒤에 정권의 음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정권의 손을 잡으면 앞 날이 탄탄해지고, 추기자의 손을 잡으면 정의는 지키겠으나 아들의 다리를 고칠 수 있는 길은 물 건너가고 마는 상황. 과연 성진의 선택은 누구를 택하게 될 것인가?



▲ 권력에 충성한 댓가로 달콤함을 선물받는 성진


시대적 메시지에는 공감하지만, 스토리는 어디 갔을까?


 <보통사람>의 이야기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1987년 6월 29일. 후일 87항쟁 또는 6월 항쟁이라 불리는 역사적 그날. 민주정의당에서는 노태우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이 된다. 본인을 "나, 이 사람! 보통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라고 선전했던 그와는 달리 보통사람들은 정부의 공안 조작 혐의 등에 분노하여 정권에 항변하였고, 그 과정에서 박종천은 '턱하니 윽하더라'라는 희대의 거짓말과 함께 희생당하고 만다.  


  이 영화는 바로 그때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박종천 열사의 이야기는 추기자의 이야기로, 당시의 공안사건은 규남(장혁)과 성진의 사건조작으로 각색되며 당대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꼬집고자 노력한다. 영화는 극 초반 당시 희대의 성폭행범이었던 발발이 사건을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하며, 발발이와 태성의 사건을 교묘하게 연결시키게 된다. 그러면서 진짜 이야기를 꺼내는 영화. 이렇게 태성과 성진, 그리고 규남이 얽혀있는 이야기 시대상을 건드리며, 당대에 풀지 못했던 원한을 지금에서야 낱낱이 고발하게 된다. 당시 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희대의 뻥 중 하나인 '평화의 댐 사건' 당시 국민학생들의 코묻은 돈까지 빼앗아 갔던 그들의 만행이기에 그것은 더욱 뻐저리게 느껴진다.(각주[각주:1])



▲ 성진의 옆에는 오랜시절을 함께한 추기자가 있었다.



  이렇게 당대의 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꼬집고는 있는 <보통사람>의 이야기. 상황이 주는 묘사와 결부된 당시의 아픔들은 반드시 기록되고, 만행은 알려져야 했기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임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그 방법을 전하는 방식과 그것이 나타남에는 조금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당대를 비판하는 과정은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으며, 그 때문에 '보통'이 '곱배기'도 모자란 크기가 되어버린 듯 산개한 이야기들이 넘쳐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불필요한 군더더기들까지 집어넣으려는 영화의 시도에는 압축과 생략의 묘미라는 영화의 특성을 잊은 듯하기에 과유불급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1980년대라는 의미는 '간단'하지는 못하다. 그렇다고 하여 근현대사를 공부하듯, 관객들에게 '그땐 그랬다'는 듯이 가르치려 드는 모습에도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때문에 넘치는 군더더기들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연출의 욕심에는 아쉬움이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반부에 성진이 가지는 딜레마를 시대적 아픔과 공유시키려는 과정은 나름 볼만한 갈등을 연출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역시 후반부를 너무 거룩하게 마무리하려는 장면에서 빗나감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장엄한 과정이 거룩한 카타르시스를 이끌게 된다는 극의 의도는 잘 알겠지만, 그것이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기에 억지스런 감동 감동 열매는 불편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 정권을 대변하는 그들은 사건을 조작하여, 큰 거 한 방으로 현 세태를 흐리려 한다.


마치며...


  토사구팽의 직설적인 인용과 그것이 발단이 되어 본인이 가지는 양심을 실현하겠다는 성진의 노력. 하지만 토사구팽 이후의 이야기는 어딘가 불편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치 지금의 퇴색되어버린 어느 집회의 태극기처럼, 넘치는 이야기는 보통용 그릇을 넘치게 만들었고 땅에 떨어진 이야기들은 제대로 수습되지 않았다. 이것은 간단하지 않다하여 압축할 수 없다함이 아니기에, 연출의 미흡으로 비춰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때 그랬기에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지금의 세대들에게 그때의 억울함을 제대로 전해주려는 노력은 그로 인해 퇴색해버린 것은 아닐지 조심스레 걱정이 된다. 


  하지만 중요한 그땐 국민학생의 코묻은 돈까지 다 빼앗아 갔었고, 사실은 날조가 됐으며, 그들의 피가 이뤄낸 항쟁의 결과물은 다시 그들에게 빼앗겨 버렸었다.  바로 그땐 그랬었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진실이며, 잊지 말아야 할 진실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빈약한 스토리역시 누군가는 알려야 했었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 진실 앞에 선 두 사람.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요약
한국 드라마 2017.03.23 개봉 15세이상관람가 121분
감독
김봉한
출연
손현주장혁김상호조달환  더보기
누적관객수
382,246 명 (2017.04.12,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그땐 그랬고, 태극기의 의미도 그랬었다.

▥ 비추천 : 때론 곱배기보다 보통이 좋을 때도 있더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1. 당시 정권은 북한에서 금강산댐을 만들어 200억톤 분량의 물을 한국으로 내려보낼 것이며, 그렇게 되면 63빌딩의 1/3. 국회의사당은 전부가 잠기게 될 것이라 TV 등 언론매채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게 된다. 당시 성금모금액은 국민학생까지 동원됐으며, 국민학생의 경우 500원이란 거금을 강제적으로 내게 만들었다. 당시 시내버스 차비가 80원이었으니, 500원이 가지는 크기는 엄청났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에 성금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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