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다.
시작부터 피 튀기는 영상들. 마치 하드코어한 고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진행은 그 뒤로 투박한 화면을 연출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그러던 영화는 등장인물들을 산장 속으로 밀어넣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 둘 씩 모이기 시작하는 이야기의 주인공들. 그렇게 나름의 긴장선을 유지하던 영화는 마지막 불청객들의 등장을 시작으로 나쁜 놈들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다.
<콜리션>, 제목 그대로 부딪침(collision)을 뜻한다. 영화의 내용은 산장 속에 몸을 피한, 태화 일행에게 불청객이 '부딪힌' 것이 맞겠지만, 영화의 제목은 죽고 죽이는 자들의 부딪침을 이야기하려 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보다는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굉장히 신선함을 드러낸다. 한국 영화, 그것도 저예산 물로서는 드문 고어틱한 소재. 그리고 슬래셔(각주1)한 화면 구성이나 소재의 진행은 꽤나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점은 비록 투박하나 잘 이어지지 않는 스토리를 잘 상쇄하며, 거칠지만 잘 다듬어지지 않은 화면을 그럭저럭하게 흘러가도록 만드는 윤활제가 되어준다.
하지만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하기 전까지의 상황은 어딘가 루즈하다는 점에서 너무 본론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서사의 상황설명은 지루함마저 보인다는 점에서 이러한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고해서, 영화가 주장하는 상황 - 강도, 살인마, 사이코 패스가 한 데 모인다 - 이 설득력을 지니는 것도 아니기에, 이야기의 촘촘하지 못한 진행은 어설픔마저 주게 된다. 그럼에도 영화가 요구하는 진행이 신선한 소재로 인한 폭력의 미학을 그리려던 것임을 알기에 조금은 용서가 된다.
마치며...
이야기가 주는 신선한 진행은 여러사건들을 한군데로 모으기에는 역부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름 괜찮은 재미를 안겨준다. 한국영화 중에서 이렇게 투박한 재미가 또 있었나 싶은 그들의 연출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다만 신선한 진행도 이야기 전체를 감싸안기에는 역부족인 듯한 느낌도 있는데, 이것은 연출진이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으며, 그들의 신선함이 어떻게 발전할 지 역시 기대가 된다. 때문에 당장의 모습보다는 그들의 나중에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이다.
▥ 비추천 :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는 불편한 촉감을 준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초반에 잠깐 베드신이 등장)
- 선정성 : ★☆
※ 예고편
- 슬래셔 무비 : 얼굴을 가린자들이 찢고, 자르는 공포영화의 한 장르적 수법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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