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더 킹>은 목포출신의 박태수의 성공과 좌절을 통해서 한국 정치의 이면을 낱낱이 까발리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정치판을 그리면서 그들의 일상을 위트있게 풀어내는 모습은, 한국형 블랙코미디로서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목 <더 킹>은 체스판의 킹처럼 되려던 한 남자가 라인을 타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결국 자신이 진정한 킹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묘사한다. 극의 초반 목포의 짱이던 태수. 그는 사기꾼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이라고는 싸움질밖에 없었지만, 동시에 아버지는 진정한 짱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자신도 진짜 짱이 되려는 태수. 그러던 그는 한강수를 만나게 되며, 자신이 생각했던 길과는 다른 길로 향하게 된다.
이 영화는 뒤에서 언급한 것 처럼 한국 정치의 이면을 낱낱이 까발리며, 위트있는 대화를 관객들에게 건낸다. 여기서 보여주는 세태풍자의 과정은 진짜로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에 관객들에게는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오며, 영화의 이야기에 진정성을 품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상황 속에서 관객들은 더욱 극에 몰입을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영화가 주는 상황이 뒤집힐때 우리는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530만 (17.2.17 기준)이란 관객들이 <더 킹>의 이야기에 열광하게 된 까닭에는 이러한 사실이 바탕에 깔려있음은 말 할 것도 없는 것이다.
▲ 목포 출신의 태수는 검사가 되어 승승장구를 이어가게 된다.
<더 킹>의 이야기는 8090의 올드 만화팬들이라면 기억하실 수 있는 이케가미 료이치 (いけがみりょういち)의 <생츄어리:성역>의 이야기를 빌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국내 해적판으로 발매되었을 당시 <빛과 그림자>라는 작품으로 나왔던 이 만화는 난민이었던 두 명의 소년이 절친이 되면서 한 사람은 정계, 또 한 사람은 어둠의 길로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놀이터에서 두일이 태수에게 '어두운길은 내가 갈테니, 넌 밝은 곳으로만 가라'는 대사는 극중 장면과 굉장히 비슷하는 점에서 만화의 이야기를 빌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된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더 킹>이 그러한 모티프를 가져와 블랙 코미디로 멋지게 승화시켰다는 점이 아닐까 한다. 때문에 누가 누구의 이야기를 빌려왔는지는 중요치가 않게 되고, 여기에는 현 세태를 멋지게 비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만이 남게 된 것이다.
▲ 그리고 태수의 뒷 배가 되어주는 한강수
다만 뒷부분을 마무리하는 영화의 모습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극의 후반부 태수는 한강식에게 배운대로 '당한 것은 복수한다.'는 결심을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이 부분이 너무 쉽게 풀린다는점은 이야기가 쌓아올린 카타르시스를 자신들이 훼방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보여준 <내부자들 (2015)>과는 차이를 보임을 알 수 있다. <내부자들>에서는 조승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을 물고 늘어졌고 그 가운데서 정의가 승리한다는 느낌으로 대중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했다면, <더 킹>에서는 세력 싸움에서 밀려버린 들개가 주인을 무는 과정을 그렸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즉 들개가 주인에게 버림을 받지 않았다면, 대중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내부자들>이 제공하는 카타르시스와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더구나 들개가 주인을 무는 과정이 너무 정해진대로 흘러간다는 점 역시 작위의 범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 이러한 점 역시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다.
▲ 그리고 두식과의 재회는 태수를 위험으로 몰아넣게 되는데...
마치며...
2015년에는 <내부자들>이 대중에서 속시원한 대리만족을 제공했다면, 2016년에는 그 바톤을 <더 킹>이 대신하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더구나 현상황이 주는 특수성은 영화의 모습을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오게 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점은 씁쓸함마저 자아나게 한다.
다만 후반부의 작업을 너무 손쉽게 풀어내려 했다는 점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극을 감상하면서도 후반부의 남은 시간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러한 점은 결국 쉬운 마무리를 선택함으로 해결이 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킹>이 가지는 의의는 한국 영화에서 흉내만 내었던 블랙 코미디를 멋지게 그려냈다는 점이 아닐까한다. 이점 점만으로도 <더 킹>이 가지는 의의는 충분하다 사료되며, 그로 인해서 관객들은 현세대의 희화와 풍자라는 재미를 얻게 되는 것이다.
▲ 이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이처럼 통쾌한 블랙 코미디가 있었던가?
▥ 비추천 : 꼭 심판이 이루어졌어야 했을까?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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