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판 신의 한 수에 일자리 문제를 섞다.
<장기왕: 가락시장 레볼루션 (이하 '장기왕')>은 극심한 취업난 속에 가락시장에 취업하게 된 한 청년이 장기에 눈을 뜨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일자리 문제의 문제점를 함께 녹여내고 있는 작품이다. 졸업 후 스펙과 경력에 밀려 가락시장을 선택하게 두수, 그에게는 또다른 세상에 대한 희망은 있지만, 그 희망을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매일 양복을 출근하여, 양복을 갈아입고 퇴근 하는 삶. 남들에게는 '유기농 농산물의 유통 및 영업'이라는 번듯한 간판을 내밀지만, 실상은 소위 딸딸이라 부르는 운반 카트를 들고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는 삶일 뿐이다.
영화는 그런 두수가 장기에 눈을 뜨면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을 그리고 있다. 가진 놈은 뭘해도 먹고 산다는 자괴감에 없는 놈들은 뭘해도 앞이 안보이는 상황. 예쁘장한 두수의 누나(박예영)는 직장 내 성희롱에 견디다 못해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사태를 고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해직과 비밀 엄수를 위한 계약서 일 뿐이다. 여기에 두수가 민주를 위해 참여하게 되는 세상 역시 노숙자라 부르는 최하층민들의 모습이다.
그러면서 영화는 장기를 통해서 가락시장 게바라가 되어가는 두수의 모습을 그리고는 있지만, 영화가 주장하는 바는 어쩐지 겉돌기만 하는 느낌이다. 장기라는 소재를 가져오고는 있지만 두수의 내기 장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는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오리무중이고, 두수와 건물주의 한 판 승부가 끝났고 제자리로 돌아갔을 뿐인데 세상은 모두 잘 돌아가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가 현 세대의 아픔을 그리고 있는 건 맞지만, 두수의 장기가 그것들을 대변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 것이다.
마치며...
<장기왕>에는 내기 장기라는 소재를 흥미롭게 풀고는 있지만, 거기에 두수의 성장도 세상의 변화도 없었다. 두수는 그저 장기를 잘하고 있었던 것 뿐이고, 세상은 그냥 돌고 있을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는 아프다 말하고, 세상은 돌아간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가 겉돌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즉 장기도 쉽고, 연예도 쉽고, 사랑도 쉬운데 그들은 아프다고 하니, 수박의 겉만 핥고 있는 건 아닐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영화가 그들의 아픔에 한 발자국 다가간 느낌을 표현했다면, 그리고 두수의 성장이 그것들을 포용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 추천 : 장기판 신의 한 수.
▥ 비추천 : 게임 스토리는 신의 한 수에서 이미 본 적이 있고, 아픔은 제대로 녹아나지 않았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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