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게 다가와 솔직하게 떠난다 : 비치온더비치 (Bitch On the Beach,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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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느 날 가영(정가영)은 헤어진 남자 친구 정훈(김최용준)의 집에 쳐들어와 다짜고짜 자신과 한 번 하자고 졸라댄다. 너에게는 감흥이 안 선다며 거절하는 정훈에게 계속해서 자신과 한 번 할 것을 쫄라대는 가영. 정훈이 다른 여자와 사귀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들이대는 가영은 그와 그녀의 SNS도 들여봤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정훈이 없는 틈을 타 그의 여자친구 전화까지 받는 대담을 보이는 가영. 정훈은 하는 수 없이 여자친구와의 선약을 취소하지만, 여전히 가영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러면서 시작되는 둘 만의 시간들. 과연 가영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 정훈과 잠자리를 갖을 수 있을 것인가? 




가영은 자신의 주장을 보편적 위치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인가?


 <비치온더비치>은 제목 그대로 바다(Beach)의 나쁜 여자(Bitch)를 뜻한다. 주인공 가영은 전 남자친구인 정훈에게 계속해서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지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기도 하거니와, 지금은 그녀에게 성욕이 안 생긴다며 거절하는 정훈. 하지만 가영은 옛정과 자신의 굶주림(?)을 빌미로 계속해서 정훈에게 '한 번만'을 외친다.


  영화는 이처럼 가영과 정훈이라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그래서일까? 장소는 정훈의 집이 전부. 등장인물은 정훈의 여동생(이하윤)까지 총 3명이지만 그나마도 여동생의 등장이 잠깐이라는 점을 본다면, 실질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2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영화의 내용도 굉장히 심플함을 보여준다. 그저 자신과 한 번 하자는 가영과 그를 거부하는 정훈. 그렇게 흘러가는 영화는 그들의 신변잡기를 읊으며,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 정훈의 집에 무턱대고 들어와 한 번 하자고 졸라대는 가영



  여기에는 지나친 갈등곡선이나, 심오한 주제의 내포를 파악하는 작업도 필요가 없다. 단지 가영과 정훈의 이야기만 흘려보내면 정해졌다는 듯이 결과가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제서야 제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관객들은 그녀가 Bitch 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극중 자주 언급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주연과 각본, 감독을 맡은 정가영의 이야기도 그의 롤모델 일지도 모르는 홍상수표 영화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다. 자연스레 흘러가는 흐름과 어딘가 무심히 쳐다는 듯한 고정된 프레임은 오롯이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가영의 내공이 홍상수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은 이야기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자연스레 흘러가는 듯한 흐름은 좋은 기분을 자아내지만, 그 안에서 모든 것이 뭉퉁그려지는 이야기는 모호함을 드러내며 한계에 부딪힌다. 여기에 정훈에게 적극적으로 대쉬를 하는 가영의 모습은 어디까지가 보편화 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때문에 그녀의 주장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그 가운데 있는 불편함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게 된다.



▲ 떠나라는 정훈의 말에도 그녀는 떠날 생각이 없어보인다.


마치며...


  <비치온더비치>에서 보여준 가영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다가와 불편함을 남겼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지켜본 관객들이라면 영화에서 또다른 물음을 남기게 될지도 모른다. 제목은 분명 Bitch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지만, 과연 나쁜 것은 꼬신 가영일까? 아님 여자친구를 배신한 정훈일까? 그것에 대한 선택과 대답은 오직 관객들의 몫이 되어버린다. 


  때문에 그녀가 떠나버린 지금은 커다른 물음표가 되었고, 오히려 그녀의 당돌함은 불편함을 넘어 솔직함으로 변하게 된다. 그녀는 그녀의 말처럼 술김에 자신의 솔직함을 드러냈을 뿐이다. 그것은 찬반이라는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Bitch 의 정의는 모호하게 변해버린다. 결국 영화가 끌고온 모호한 진행조차 결과의 순간에 포함이 되어버리게 되는 지금. 그녀의 솔직함이라는 아이러니함이 우리를 흐뭇하게 할 뿐이다. :")



▲ 정작 그녀가 떠나가게 가영의 흔적을 찾는 정훈. 과연 누가 누가 더 나쁜 놈일까?


비치온더비치 Bitch On the Beach, 2016 제작
요약
한국 로맨스/멜로 2016.12.08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99분
감독
정가영
출연
정가영김최용준이하윤 더보기
누적 관객수
1,438 명 (2017.01.18,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역대 박스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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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정가영의 배드신은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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