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밝은 신인감독의 장편 데뷔작
<양치기들>. 흔히 우리가 사용하는 양치란, 양치기 소년에서 따온 말로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을 뜻하곤 한다. 이 영화 역시 거짓말이 불러온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때 신인 배우 생활을 하던 완주. 그는 지도교수가 자신의 잇속에 따라 배역을 넘기는 것을 본 후 배우의 길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빠져든 것이 대행. 흔히들 사기꾼이라 부르는 직업이지만, 완주는 또다른 연기의 길을 찾아 그렇게 하루하루를 연명하게 된다.
영화는 완주의 입장과 그에 따라 일어나는 사건들의 개요를 촘촘하게 잘 연결하고 있다. 완주의 케릭터도, 그리고 그 주변인물들의 이해관계. 그리고 완주와 교수의 은원관계 역시 사실적이로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 완주역을 맡은 박종환의 연기는 엄청 잘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왠지 완주가 그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만큼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렇게 자신의 옷을 입은 것같은 케릭터들의 역할과 촘촘하게 잘 연결된 이야기가 만들어가는 진행은 잘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재미를 준다.
물론 예산의 한계 탓인지, 블럭버스터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법한 스토리는 잔잔하게 흘러간다. 즉 밋밋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주어진 한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이 보여진다. 뻗어나갈 수 없는 가지들은 과감히 쳐내고, 완주의 동선에 따라 이야기들을 잘 배치하고 있다. 덕분에 관객들은 이야기를 감상함에 있어 불편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 역할대행 회사를 운영하는 명우와 완주
마치며...
<양치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꽤 괜찮다. 적당한 런닝타임에 할 이야기들만 치고 빠지는 진행은 매끄럽다. 주어진 한계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잘 진행을 한 노력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감자는 김진황 감독이 더 많은 예산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이 정도의 예산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어보이기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람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애인대행자리에서 다시 만난 미진과 완주
▥ 추천 : 주어진 한계점을 잘 파악한 노력이 일품.
▥ 비추천 : 가진게 적다보니, 보여주는 것도 적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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