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네 개의 과정들 |
<프랑스 영화처럼>은 각기 다른 네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스토리다. 신연식 감독은 각 작품에서 보여지는 시간과 공간에서 보여지는 의도를 염두에 두고 작가의 관점에서 작품을 제작하였다 밝히고 있다.
- 타임 투 리브 : 말기암을 선고를 받은 어머니가 존엄사를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4명의 딸들을 불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과정을 담았다.
- 맥주 파는 아가씨 : 맥주가계 아가씨를 놓고 두 명의 서로 다른 신분과 입장을 가진 남자가 벌이는 이야기
- 리메이닝 타임 : 연애의 위기를 겪고 있는 커플이 용한 점잼이로 부터 '시한부 연애'를 선고 받으면서 남아있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 프랑스 영화처럼 : 기홍을 좋아하는 수민은 그녀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를 '낭만적인 것'이라 치부한채 그녀의 곁을 멤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중요한 소재는 '시간'을 들 수 있다. '3일의 시간(타임 투 리브)', '영업시간(맥주 파는 아가씨)', '100일, 그리고 '1년(리메이닝 타임)', '그녀를 생각하는 시간(프랑스 영화처럼)' 이처럼 영화에서는 서사적 구조에 드러나는 연출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각 작품에 드러나는 각기 다른 '시선' 역시 주목할 만하다. '타임 투 리브'는 임종을 앞둔 딸들의 무성의함에 대해 불편함을 준다. 그러나 불편함을 불편함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점은 공감하기 어려운 시선을 제공한다. 어머니의 임종을 속수무책으로 대하는 딸들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무성의함이 그대로 연장된다는 사실에 일관성은 주지만, 그 일관성이 가르키는 것에 대해서는 불투명하게 처리한 점은 감독의 의도 역시 불투명했던 건 아니었는지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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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을 앞둔 엄마
'맥주파는 아가씨' 역시 '불편함'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대신 이 꼭지에서 등장하는 '불편함'은 '영업시간'이라는 시간적 배경과 맞물려서 묘하게 어울림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함을 느낀다. 영업이 시작되는 동안 극에서는 '불편함'이 마치 안개처럼 자욱하게 존재한다. 자신을 '지성인'으로 소개하고 있는 사내와 '뇌성마비'를 겪고 있는 장애인의 모습은 대비를 이루며 불편함의 중심 축을 담당한다. 엘리트인 '척'을 하지만 결국엔 속물이었던 사내와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지 말라면서도 정작 자신이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 부조리함을 보면서 결국 두 부류가 가지는 공통점에 헛웃음을 짓게 된다. 그리곤 영업시간이 종료되자 불편이라는 안개가 싹 가시는 것을 통해 갈등의 해소를 시원하게 그리고 있다.
이 꼭지는 상황적 반어가 주는 '블랙 코미디'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극에 사용되는 기법등은 마치 희극적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그 기법은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배웠던 작품들의 느낌들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참신성은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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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쟁이로 부터 100일이라는 시한부 연애을 선고받는 소이와 스티브 연
'리메이닝 타임'은 '타임 투 리브'와 동일 선상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서로 나뉘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꼭지다. 이 꼭지에서 주는 한정된 시간을 임종에 대입하면 '타임 투 리브'가 주는 스토리 라인과 지나치게 겹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이야기는 따로 구성할 이야기가 아닌, 동일선상에 시작되어 동시에 마무리 됐어야 하는 이야기로 보인다. 그래야만이 서로가 가지는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 영화처럼'은 꼭지를 감상하면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진 소설을 영상화한 듯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감독의 소개글을 보고 '역시나'라는 생각을 했던 꼭지다. 영상 속 수민의 내래이션이 마치 소설 속 서술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극을 텍스트로 바꿔 생각한다면 세련미가 부족한 소설처럼 느껴진다. 역시 고등학교 작품시간에 숙제로 제출 할 법한 수준의 문장들은 상업영화로서의 무게감이 조금은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은 의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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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홍에게 이용당함을 '프랑스 영화와 같은 상황'이라 여기는 수민
마치며... |
<프랑스 영화처럼>이 주는 느낌은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함을 느낀다. 하지만 과연 이 영화를 상업영화로서 값을 지불하기에 그 가치가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갸우뚱하게 될 것 같다.
이 영화의 꼭지들이 보여주는 완성도는 너무 들쑥날쑥하며, 그 중 완성도가 있어보이는 '맥주파는 아가씨'와 '프랑스 영화처럼'이 보여주는 느낌은 모더니즘 희곡을 흉내낸 어설픔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 불편이라는 안개가 걷힌 맥주가계
☞ 추천 : 아기자기하다. & 봉만대 감독의 연기실력이 '예상 외로' 훌륭하다.
☞ 비추천 : 고등학교때 문학 공부 좀 한 사람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을지도 모른다.
★ 감자평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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