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춘에게 썬크림을 발라주는 혜지
예쁜 그림에 덧칠해서 망친 느낌적인 느낌
<계춘할망>의 이야기는 참 예쁘다. 제주라는 장소가 주는 예쁨이 그것이고,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그만큼 이야기가 보여주는 그림은 예쁜 모습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러한 예쁨을 망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야기가 주범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코드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시도들은 불편함을 안겨준다. 특히 계춘과 혜지가 물 속을 헤엄치는 모습은 보기에는 예쁜 그림이지만, 내버려둬도 예쁠 이야기에 덧칠을 해서 망친 느낌이다.
이야기의 초반은 계춘과 혜지가 얼마나 돈독하진지를 보여주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그럼으로 인해 계춘의 마음, 그리고 혜지가 나타났을 때 그들의 반응에 대한 설득력을 주고 싶었던 것이겠지만, 지루함을 준다. 조금더 함축적인 그림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그 이후 혜지의 복귀부터의 이야기도 불편함을 안겨준다. 법리적 모순들로 가득찬 기본설정부터, 혜지가 문제아여야 하는 이유. 그리고 석호가 의심을 갖는 이유 등은 사건을 만들어 뭉클함을 얻어내겠다는 불순한 동기들이 보인다. 매끄럽게 넘어갔다면 진짜 감동을 만들어냈겠지만, 너무 티가 났다는 점에서 불편함만 주고 있다.
▲ 서울에서 철헌(류준열) 패거리들을 다시 만나는 혜지
그럼에도 이러한 불편함을 안고 끝까지 영화를 보게 만드는 데에는 윤여정이라는 베터랑 배우의 힘이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불편하던 이야기도 그녀의 파트가 다가오면, 어느덧 모든 것을 용서하고 윤여정 본인만을 보게 만드는 것이다. 덕분에 주변배우들의 모습까지 같이 살아나는 느낌이다. 조금은 넘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김고은은 본인의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러웠고, 샤이니 민호는 진짜 신인 연기자와 같은 풋풋함이 살아있었다. 여기에 악역을 벗은 김희원은 진짜 삼촌인냥 푸근함을 자아냈다는 점에서 윤여정과 아이들의 케미가 얼마나 뛰어났는지를 잘 알 수 있다.
▲ 신인 연기자와 같은 풋풋함을 보여준 샤이니 민호
마치며...
<계춘할망>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폭망에 가깝다. 이야기의 진행은 감동을 강요하는 억지로 인해 불편했고, 개연성은 사건을 만들기 위해서 거짓정보를 강요한다. 때문에 전체적인 이야기는 허섭스레기에 가깝다. 하지만 역시 명배우는 어떠한 시나리오에도 주변까지 살려낸다는 것을 입증한 윤여정의 연기는 불편한 시나리오를 순화시켰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감자는 윤여정이라는 배우때문에 이게 재밌다는 착각을 할 만큼 그녀의 메인 연기는 진정 대단했다.
▲ 계춘을 모시고 있는 석호와 명옥부부
▥ 추천 : 윤여정이라는 배우를 보는 것 만으로 재미를 준다.
▥ 비추천 : 그외 볼 게 있었나?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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