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나오지만 꼭 봐야 할 영화 - 무스탕: 랄리의 여름 (Mustan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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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들이 다 함께 모인 마지막 자리


 감자의 줄거리 요약


  터키라는 나라. 결혼 한 여인들은 히잡을 쓰고 다니는 그 나라에 살고 있는 다섯 자매는 방과 후 남학생들과 물놀이를 한 것이 문제가 되어 할머니와 삼촌에게 크게 혼나고 만다.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그리고 삼촌과 함께사는 그녀들은 그날 부터 학교는 물론 외출까지 금지당한채 신부 수업을 받게 된다.


  어느날 릴리가 좋아하는 축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집을 몰래 빠져 나간 자매들은 그날을 기점으로 낯선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보여진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로부터 며칠 후 자매들이 살고 있는 집에 찾아온 사람들은 큰 언니 소냐를 가축 보듯 쳐다보고, 막내 랄리(구네스 센소이)는 그것이 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소냐(일라이다 아크도간)와 셀마(툭바 선구로글루)가 팔려가 듯 시집을 가고, 그날 밤 머리를 맞댄 다섯 자매들은 그것이 자신들이 다같이 모인 마지막 자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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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체가 삶의 마침표를 선택한 날 네 명이 된 것을 알게됐다.


무스탕: 랄리의 여름 Mustang, 2015 제작
요약
프랑스 | 드라마 | 2016.03.17 개봉 | 15세이상관람가 | 97분
감독
데니즈 감제 에르구벤
출연
일라이다 아크도간, 구네스 센소이, 에롤 아프신, 툭바 선구로글루 더보기
누적 관객수
6,283 명 (2016.03.26,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매거진
해외 영화제 휩쓴 [무스탕: 랄리의 여름], 신부 수업 8종 스틸




 남의 나라 이야기에 이토록 화가 날 줄이야...


  지구 반대편. 형제의 나라라 불리우는 곳에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소녀들은 방과 후 남자사람 친구들과 물 놀이를 한 것이 원흉이 되어 그날 이후로 바깥세상과는 단절된 집이라는 감옥생활을 하게된다. 그 감옥에서 여자들이란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를 낳는 기계이며, 그곳의 TV에서는 여자의 정절을 당연히 하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다섯 명이기에 그나마 행복했던 나날들. 그조차 언니들이 남자들에게 팔려간 날 부터 감옥에는 진짜 창살이 생기기 시작했고, 집 안의 담장은 점점 높아져만 갔다. 막내 랄리가 좋아하는 축구란 언니들에게는 그냥 공이 굴러다니는 스포츠일 뿐이다. 그럼에도 유일하게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게 응원할 수 있는 축구장이라는 곳은 그녀들의 유일한 유토피아다. 하지만 그 잠깐의 유토피아 생활로 인해 언니들이 팔려가는 것을 본 랄리는 어서 빨리 감옥을 탈출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랄리에게 있어 유일한 탈출구이자, 그녀가 알고 있는 유일한 공간은 이스탄불. 어차피 도긴개긴의 세상일지언정, 이스탄불이라는 곳에는 자신을 알아주는 선생님이 살고 있기에 랄리는 어서 그곳으로 탈출해야한다. 남자란 이름의 악마가 그녀들을 덮치기 전에 탈출해야만 그나마 약간의 안전이라도 보장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랄리는 셀마에게 원치 않는 시집따위는 버리고 도망치라 말했지만, 결국 셀마는 남자의 저주에 순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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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여서 좋았던 그녀들


  하지만 그 악마는 세째 언니 에체(에릿 이스캔)를 노렸고, 그 악마의 마수에 걸린 에체는 삶의 마침표를 선택했다. 그리고 네째 누르(도가 제이넵 도구슬루)가 여자가 되던 날 할머니는 누르마저 악마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다른 악마에게 팔기로 결정을 한다.


  이제 악마의 마수에서 더이상 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 누르와 랄리. 랄리는 이날을 위해 배워둔 운전과 탈출루트를 활용하여 드디어 악마의 소굴을 벗어나려한다.


  영화를 보고 이토록 열 받아보기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영화들을 본 후로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무스탕>을 보면 열이 받는다.


  <무스탕>을 보면 어떤 부분에서는 소소한 웃음과 흐뭇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리고 그 슬픔은 곧이어 화남으로 바뀌고, 결국엔 가슴이 아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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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고 예쁜 옷 대신 잿빛의 허름한 옷만 입어야하는 자매들


  '씨X!-181818181818' 하고 크게 욕이 나오게 만드는 <무스탕>. 그렇게 우리는 이 영화를 꼭 봐야만하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 꼭 봐야만한다. 특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남자라는 성별이라면 그 꼭에 반드시라는 수식어를 더해서 보길 바란다.


  <무스탕>에 등장하는 다섯 소녀들을 아직 교복이 더 잘 어울리는 미성년자들이다. 그러한 그녀들이 왜 가축취급을 받아야 했는지에 관해서는 영화를 봤음에도 모르겠다. 단지 문화라는 이름으로 치부하기엔 그 아픔이 너무도 커보이기에, 더더욱 그러한 작태는 이해할 수 없다. 그녀들에게 유일한 평등은 응원이 전부고, 남자란 놈들은 그게 뭐라고 처녀막에 열광을 한다. 남은 소녀들은 바다대신 이불 속에서 수영을 하며, 10살 남짓한 나이에 구두로 키를 높여 운전을 배운다.


  하지만 그조차도 악마는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듯. 에체의 침실에 들어가는(각주[각주:1]) 악마의 모습. 그리고 에체가 결정한 삶의 마침표. 영화는 그때 쯤이면 그 놈을 죽이고 싶게 만든다. 영화를 다 본 지금도 영화의 마지막, 랄리가 탈출에 성공한 것만으로도 이토록 안심을 하게 됐다는 것에 불만이 생긴다. 왜 탈출따위에 우리가 안심을 하게 됐으며, 진정한 심판이 보이지 않았는가에 대해 화가 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한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게에 그 화는 열받음이 되어 가슴이 아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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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치도 않는 결혼을 해야했던 셀마


 마치며...


▲ IMDb 평점은 높은 편이다.

  <무스탕>을 보고 있으면, 이따위 헬조선에 살고 있는 것이 (딱 97분 동안만) 얼마나 다행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대한민국의 여권이 평등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다만 <무스탕>의 그녀들이 얼마나 안스러운지에 대해 이야기 할 뿐이다.


  <무스탕>은 잠깐동안 다섯 자매들의 행복한 시절을 보여준다. 박해에 가까운 학대를 받으면서도 얼마나 밝고 명랑한가를 보여줌으로 인해 그 이후 펼쳐지는 악마의 소행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킨다. 때문에 우리들은 랄리가 어서 빨리 악마의 소행에서 벗어가길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바람이 이루어졌을 때 그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는 정말 말도 못 할 만큼 크게 다가온다.


  그리고 당연함보다도 못한 것을 이루냈음에도 그토록 행복함을 주는 상황에 또 한 번 가슴이 아퍼진다. 그래서 <무스탕>은 꼭 봐야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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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를 좋아하는 랄리와 달리 언니들은 축알못임에도 그냥 응원이 좋을 뿐이다.



▥ 추천 : 그냥 보시오. 두 번 보시오. 아니 세 번 보시오.

▥ 비추천 : ...



★ 감자평점

- 스토리 : ★★★☆



※ 예고편



  1. <무스탕>에서 삼촌이 에체가 있는 곳에 들어가고 이상한 신음소리가 난 것. 그리고 할머니가 '그 애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 삼촌이 에체를 겁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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