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풋풋한 성장 스토리. 하지만 내용은 조금 밋밋했다.
시골의 한 소녀는 소와 함께 자라 온갖 탈것에 도전해보았지만, 결과는 번번히 '토함'이라는 거룩한 결과물로 나타났다. 결국 탈 것을 대신해서 걷기를 선택한 소녀에게 아버지(김광규)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그녀의 모습을 나무란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육상부에 들어가게 된 소녀. 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녀의 모습은 '그냥 할 것이 없어 육상부에 들어온 소녀'였고, 그런 만복의 모습은 육상에 모든 것을 건 수지의 입장에서는 '필요 없는 존재' 일 뿐이었다.
<걷기왕>은 만복이란 소녀의 성장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겉으로는 되는대로 살자라는 듯이 공부에도 의욕이 없고, 담임 선생의 추천으로 가입한 육상부도 그냥 저냥 시간을 보내는 그녀의 모습은 뚜렷한 목표가 없는 요즘 세대의 청소년들을 대번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던 만복에게 '어느 곳에도 쓸모가 없다'는 수지의 발언은 충격과도 같았다. 평생을 '의지 없다'는 말만 듣고 살아온 그녀에게 아버지가 아닌 다른사람에게 듣게된 동일한 말은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수지의 그런 발언은 그녀에게 또다른 목표감을 심어주며 만복이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 만복은 친구 지현(윤지원)이 꿈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그만 놀라고 만다.
그러나 그녀의 성장과 성장에 동력을 주는 행위들. 즉 선발전과 대체인원으로 인한 대회 출전. 그리고 그 과정을 코미디로 뭉퉁그리려는 영화의 시도는 이야기를 얼버무리려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즉 이야기를 잘 풀어서 만복의 성장 드라마에 당위성을 부여해야 할 위치에 흐릿하게 처리함으로 인해서 정확한 의미 전달을 코미디로 퇴색 시켰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들이 말하는 성장에 대한 의의는 나름 괜찮은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마지막 장면, 만복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않은 것에 감자는 연출의 고마움을 느낀다. 탈것 기피증이라는 이유로 우승까지 하게 된다면 영화가 말하는 진정한 성장이 억지로 비춰질 것이기에 영화가 만복이 경기에서 지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 것에 나름의 의의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끝까지 만복과 수지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그들의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은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이 모든 것이 아니라고도 말을 한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되는 것 같고, 그로 인해 만복들의 미래에도 긍정적 기대를 하게 된다. 때문에 소녀들의 풋풋한 성장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부에 들어오게 되는 만복
마치며...
소녀들의 성장드라마는 일부 아쉬운 장면도 있었지만, 나름의 즐거움을 줬다는 점에서 괜찮은 재미로 다가온다. 만복들의 이야기는 앞날이 창창한 청소년들의 미래를 밝게 스케치하고 있음에서 긍정적인 면이 느껴졌고, 그 앞을 기다리고 있는 것도 희망적으로 비춰지기에 더욱 밝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현재의 우리들은 그들로 인해서 더욱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들의 내일에 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 육상부의 수파르타 수지는 육상만이 자신의 전부다.
▥ 추천 : 만복은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미래를 향해 걷고 있을 것이다.
▥ 비추천 : 성장의 계기를 흐릿하게 처리한 것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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