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진행으로 시선몰이에 성공했지만, 본론은 심하게 부족했다.
<혼숨>은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한 괴담을 실행한 소녀들의 기이한 일들을 취재하는 모큐멘터리(각주)형식의 영화다. 인터넷 방송에서 괴담진행으로 우명세를 얻고 있는 야광. 그리고 방송국 입사에 실패한 후 야광과 함께 방송을 하고 있는 박 PD. 그리고 어느날 두 사람 앞에 날아온 한 통의 메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그들의 눈길을 끌었고, 더 강한 것을 찾고자하는 두 사람은 바로 그곳으로 떠난다. 1
영화는 초반부터 '혼'에 관련된 일본 방송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인터넷 BJ의 모습을 잘 재현하는 류덕환, 그리고 조복래의 케미는 괜찮은 진행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시선몰이에 성공한다. 그렇게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놓은 영화는 '더 강한 자극'을 찾겠다는 시도를 한다. 때마침 등장한 이메일 속 동영상은 그러한 그들과 역시나 '더 강한 것이 뭘까?'에 대한 기대감을 하던 관객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혼숨>이 보여주는 취재과정은 모큐멘터리의 시도를 하고 있으면서도, 좋은 진행과 주연 배우들의 케미로 인해서 괜찮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관객들은 이 이야기의 끝이 과연 어디로 향할까에 대한 궁금증을 하게 되는 것이다.
▲ 야광월드의 진행자 야광
그러나 이렇게 좋은 관객몰이를 하던 영화는 흥부수를 띄우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승부점이 되는 취재의 본론. 즉 'A 독서실'에 들어가게 되는 시점이 지나치게 뒤로 밀렸다는 것은 영화의 승부시점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궁금증 역시 독서실의 취재 현장을 목격하는 순간. 왜 그랬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바로 풀려버린다.
처음에 괜찮았던 취재과정. 그것으로 인해 관객들은 뒤에 있을 본론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는 마치 용두사미의 그것처럼 뒷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즉 가장 무서워야 할 것이 그리 무섭지가 않게 된 것이다. 평소 담대하다던 야광이 발자국 소리 몇 번에 잔득 겁을 먹어버리는 모습에 '그 전에는 얼마나 방송을 대충 한거냐?'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정도다. 거기에 PSY로 밝혀진 선영의 등장. 영화는 여고생이 그만한 거금이 있다는 것들에 대한 설명도 없이 자꾸만 '뒤에 뭔가가 있다'는 뻥을 치기에만 급급한다.
여기서 무서움을 느꺼는 포인트는 류덕환의 표정연기가 보여주는 화면이 전부인데, 류덕환이 왜 무서워하는 것일까에 대한 공감대 형성도 없이 '그냥 무섭다'고 우기기만 하니 관객들은 그들이 초반에 쳐놓은 설레발에 대한 실망감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영화의 좋은 시도도, 좋은 진행도 마지막 20분이 모두 망쳐버리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야광과 함께 방송을 하는 박 PD
마치며...
괴담을 모큐멘터리로 풀어낸다는 독특한 연출방식은 초반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승부수를 거는 시점의 실패. 그리고 그 실패가 연출의 능력부족임을 알았을 때 느껴지는 배신감은 매우 크게 느껴졌다. 이러한 것은 그들이 초반에 쳤던 설레발에서 큰 매력을 느꼈기에 더욱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다만 위에서 말했듯 초반에 걸어놓은 설레발은 괜찮은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을 본다면, 영화는 절반의 성공쯤은 갖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의 실패가 너무 아펐기에 전체적으로는 실패한 영화로 기억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야광은 A 독서실의 공포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 추천 : 두 주연배우의 멋진 호흡과 초반 설레발의 큰 매력.
▥ 비추천 : 후반 20분은 연출의 능력부족을 보는 듯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일종으로 취재를 영화의 형식으로 꾸며서 하는 연출방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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