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학온 진숙과 친해지는 은영
상황을 엮는 과정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여고생>은 여고생들이 사라진 돈과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하드보일드 수사물이다. 전 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전학 온 진숙. 그리고 학교에서 은따인 은영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조용히 살길 원했던 진숙과는 달리, 은영이 가지고 있던 일들이 터지기 시작하며 진숙 역시 그 일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안 좋은 일들은 한꺼번에 발생한다는 듯이 은영 엄마의 일까지 터져나오고, 급기야 진숙이 모아뒀던 돈까지 없어지면서 소녀들은 그날부터 탐정단이 되어 사라진 돈과 엄마를 쫓기 시작한다.
영화는 위처럼 급작스레 사라진 은영 엄마의 행방을 쫓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시작부터 너무 작위적으로 흘러가는 불편함을 보여준다. 먼저 은영과 진숙이 친해지는 과정을 막연하고 흐릿하게 처리하는 영화. 즉 두 사람이 뭉쳐야 다음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듯이 너무 억어지로 두 사람을 친하게 만든다. 그러더니 은영과 불량배 무리들을 급작스레 엮는 영화의 모습. 그 뿐만이 아니라 집으로 돌아온 은영과 진숙에게 돈과 은영 엄마의 사라짐은 이야기가 너무 억어지라는 것을 보여준다.
▲ 엄마가 사라진 것을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시작부터 너무 억지를 부린 영화. 그래야만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아주 허섭한 연출은 이야기 전체를 방해하기 시작한다. 하드보일드 물은 A사건이 B라는 사건으로 연결되는 형식을 취하기에 이와같은 수사방향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그 과정안에 유산 상속, 살인, 납치, 감금 등 너무 여러사건들을 우겨넣는 영화. 이렇게 많은 사건들을 우겨넣고는 있지만, 그 과정 역시 너무 작위적이다. 은영 엄마가 하필이면 부잣집 노인과 엮이고, 그 노인은 본인도 모르게 혼인 신고를 하고, 그 노인의 아들과 딸은 금전적 문제가 있다는 등 문제 종합세트를 너무도 쉽게 엮는 무리수를 범하는 것이다. 하나의 사건을 엮는데에도 여러 준비과정이 있어야 납득할 만한 일들을 영화는 아무렇지 않게 조작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결국 이러한 것들은 영화 전체의 질을 떨어트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흘러가던 영화는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도 무리수와 작위적인 설정을 버무리기 시작한다. 원수도 아닌 것들이 외갈래 길에 모여서는 펼치는 코미디. 그닥 웃기지도 않는 상황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원수와 원수를 엮는 장면은 너무 흔하디 흔한 진부함을 안겨준다. 그렇다고 그 장면 역시 매끄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영화의 전제적인 이야기는 지루하고 지겹게 느껴지는 것이다.
▲ 아버지의 유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르려는 민정(박지아)과 그의 오빠(박혁권)
마치며...
<여고생>은 이야기를 엮는 연출이 너무 허섭했고, 모든 것을 작위적으로 엮으려는 시나리오는 너무 수준이 낮았다. 그러다보니 괜찮은 배우들이 만드는 이야기는 연기까지 못해보이는 이상함을 안겨줬다. 다만 하드보일드 물로서 이야기를 쌓는 진행은 그나마 괜찮음을 보여줬지만, 그것만으로는 전체적인 허섭함을 감추기에 무리가 있었다. 즉 <여고생>의 이야기는 많은 부족함이 느껴지는 영화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 은영 엄마의 전남편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두 친구
▥ 추천 : 수사물로서 이야기를 쌓는 과정은 나름의 괜찮음을 준다.
▥ 비추천 : 전체적인 이야기가 너무 허섭했고, 작위적이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은근히 따돌림 당하는 아이라는 뜻의 줄임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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