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규라는 케릭터에 더 끌리는 동주 -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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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북간도 지방. 조선땅에서 일제의 탄압을 피해 그곳에 살고 있던, 윤동주(강하늘)와 송몽규(박정민)는 시대의 억울함을 표출할 곳을 찾지못한 억울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몽규가 신춘문예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동주는 내심 부러움에 젖지만, 내색하지 않고 몽규를 축하해준다.


  그후 학교로 돌아간 몽규는 명의조 선생으로부터 큰 뜻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중국에 있는 독립단체에 가입하게된다. 어느날 중국에서 돌아온 몽규는 동주를 찾았고, 동주는 그에게 경성으로 가 연희학교에 입학하자는 제의를 한다.


  연희학교에 진학한 몽규는 동주와 함께 문집을 창간하게 된다. 그리고 문집을 내는 과정에서 몽주와 갈등을 빗는 동주. 동주는 점점 앞서나가는 몽주가 걱정되기만 하는데...



▲ 경성으로 가는 기차 안


동주 DONGJU; The Portrait of A Poet, 2015 제작
요약
한국 2016.02.17 개봉 12세이상관람가 110분
감독
이준익
출연
강하늘박정민김인우최홍일 더보기
누적 관객수
1,163,153 명 (2016.04.19,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몽규라는 케릭터에 더 끌리는 동주


  • 한국인이 가장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그리고 그의 멘토이자 친구였고 죽음까지 함께한 동무 송몽규. 영화는 우리내의 암흑기를 살다 간 두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동주>는 가슴을 울리서 눈시울이 붉게 만드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저 담백한 어조로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청춘의 짧지만 굵었던 일대기에 관해서 들려주는 영화다.


  <동주>를 보다보면 이준익 감독이 시문학에 관해 참 많은 공부를 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의 외적상황에 관해 진짜 그랬으리라 생각할만큼 놀라운 고증을 하는 부분은 정말 놀랍다. 그만큼 시의 내용을 영화와 정말 잘 맞물릴도록 작업한 듯 하다. 옥중 창살 밖으로 보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별 헤는 밤'을 읊는 장면은 정말 대단했다.


  또 이 영화를 보다보면 특별히 이렇다고 이야기할 부분이 없을만큼 술술 잘 넘어간다. 그것은 이준익 감독이 그만큼 매끄러운 연출을 했다는 뜻일텐데, 그의 섬세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기법은 정말 존경할 만하다. 특히 감옥에 있는 동주가 고등형사의 심문에 맞춰서 지난 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교차편집은 역사가 스포일러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동주의 생애에서 빈 칸으로 처리된 부분을 임의상상해서 조립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동주 '도시괴담(?)'에 등장하는 '윤동주는 미남(진짜 미남이다.)이어서 일본 유학시절에 일본 여인들을 그렇게 울렸다'고 한 괴담의 내용을 잘 포장한 후반부 이야기는 없으면 안될 만큼 이야기의 빈칸을 잘 채워준 듯 하다. 특히 <쎄시봉>에서 윤동주의 윤촌 동생인 윤형주 역을 맡았던 강하늘이 이번에는 육촌 형 동주 역으로 나온 것도 이색적이면서도 '핏줄은 닮았다'는 정설을 채워주는 듯 하여 또다른 재미가 되고있다.


▲ 중학교 시절 문집을 만드는 이들


  • 몽규라는 케릭터에 더 끌리다.
  이 영화의 제목은 <동주>고, 영화의 내용 역시 그의 시집의 외적상황을 모토로 하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동주보다는 그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주는 역할인 몽규에게 더 끌리는 건 왜일까?

  항상 동주보다 앞서 갔으며, 자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한 인물. 역사 속에 몽규의 기록은 동주에 비해 분명 적다. 그것은 만주 독립군 중위 출신이라는 그의 신분이 노출되면 안됨으로 인함도 있지만, 그보다는 독립군들에 대한 역사의 무관심이 그를 동주보다 옅게 만든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행히도 지금은 이준익 감독의 <동주>로 인해 너도나도 송몽규라는 케릭터에 관해 재조명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리고 그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점점 등장하여 이야기거리를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어쩌면 이준익 감독의 가장 큰 성과는 몽규의 재발견일지도 모르겠다.


▲ 연희 전문학교에 입학을 하고


  • 약간의 아쉬움
  <동주>에는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에 관한 외적상황이 비교적 디테일하게 나타나 있다. 다만 동주라는 케릭터가 영감을 받아 시를 창작했으리라는 상황은 잘 묻어나면서도, 시인으로서의 심적고통이 잘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즉 윤동주 시인도 분명 창작과 그에 따른 고통을 겪었을 텐데, 그러한 모습이 잘 안보이는 것이 아쉬운 것이다.

  거기에 몽규라는 걸출한 대상이 있었다면, 단지 그 속을 삭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큰 창작의 고통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조금은 아쉬운 것이다.

  또한 동주를 심문하는 고등형사의 모습이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비춰진다는 점 역시 조금은 아쉽다. 물론 동주의 마음을 담은 고백에 감명을 받는 것은 인지상정의 연출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인지상정을 넘어 고등형사의 모습에서 인간적 면모까지 나타나는 것은 조금은 섭섭하다. 그렇다 마구 표독스러워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주와 몽규를 그렇게한 일제가 살짝 미화되는 기분도 받았기에 조금은 섭섭했다. (물론 연출의도가 그러한 것이 아님은 잘 알고 있다.)


▲ 교토에서 재일한국학생 시위를 준비하는 몽규


마치며...


   <동주>는 분명 픽션과 논픽션을 잘 섞어서 사실을 더욱 사실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러면서 왜 동주가 죽었는지에 관해서도 '설'에 불과했던 이야기를 '어쩌면' 이란 전제로 더욱 신빙성 있게 만들어줬다. 아마 <동주>를 본 사람이라면 '설'과는 상관없이 동주와 몽규가 그렇게 죽었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이 일제에 의해 희생되었다는 것만은 사실이니깐 그 사실을 사람들이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작품은 중/고교생들이 꼭 봤으면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막연히 문학공식을 배우는 수업에서 벗어나, 진짜 윤동주를 알아가면서 그의 창작과정까지 배우는 것은 단지 수업 2번 들을 시간에 더한 것을 익힐 수 있으므로 진심 강추하고 싶다.


  언젠가 <사도>를 마친 후 이준익 감독이 <동주>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유아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감독님 동주역할 제가 하면 안돼요?" 라고. 그랬더니 이준익 감독은 "안돼"라고 단호히 말했고, 그 이유인즉 유아인이 맡으면 동주라는 케릭터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거절했다는 일화가 있다. 때문에 <동주>는 암흑을 살다간 별같은 청춘이라는 이야기에 걸맞게 흑백으로 제작되었고, 그 의미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천연색으로 잘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 기차 안에서 시를 적는 동주



▥ 추천 : 이러한 영화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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