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성으로 가는 기차 안
몽규라는 케릭터에 더 끌리는 동주
- 한국인이 가장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그리고 그의 멘토이자 친구였고 죽음까지 함께한 동무 송몽규. 영화는 우리내의 암흑기를 살다 간 두 청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동주>는 가슴을 울리서 눈시울이 붉게 만드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그저 담백한 어조로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청춘의 짧지만 굵었던 일대기에 관해서 들려주는 영화다.
<동주>를 보다보면 이준익 감독이 시문학에 관해 참 많은 공부를 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의 외적상황에 관해 진짜 그랬으리라 생각할만큼 놀라운 고증을 하는 부분은 정말 놀랍다. 그만큼 시의 내용을 영화와 정말 잘 맞물릴도록 작업한 듯 하다. 옥중 창살 밖으로 보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별 헤는 밤'을 읊는 장면은 정말 대단했다.
또 이 영화를 보다보면 특별히 이렇다고 이야기할 부분이 없을만큼 술술 잘 넘어간다. 그것은 이준익 감독이 그만큼 매끄러운 연출을 했다는 뜻일텐데, 그의 섬세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기법은 정말 존경할 만하다. 특히 감옥에 있는 동주가 고등형사의 심문에 맞춰서 지난 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교차편집은 역사가 스포일러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것은 동주의 생애에서 빈 칸으로 처리된 부분을 임의상상해서 조립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동주 '도시괴담(?)'에 등장하는 '윤동주는 미남(진짜 미남이다.)이어서 일본 유학시절에 일본 여인들을 그렇게 울렸다'고 한 괴담의 내용을 잘 포장한 후반부 이야기는 없으면 안될 만큼 이야기의 빈칸을 잘 채워준 듯 하다. 특히 <쎄시봉>에서 윤동주의 윤촌 동생인 윤형주 역을 맡았던 강하늘이 이번에는 육촌 형 동주 역으로 나온 것도 이색적이면서도 '핏줄은 닮았다'는 정설을 채워주는 듯 하여 또다른 재미가 되고있다.
▲ 중학교 시절 문집을 만드는 이들
- 몽규라는 케릭터에 더 끌리다.
▲ 연희 전문학교에 입학을 하고
- 약간의 아쉬움
▲ 교토에서 재일한국학생 시위를 준비하는 몽규
마치며...
<동주>는 분명 픽션과 논픽션을 잘 섞어서 사실을 더욱 사실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그러면서 왜 동주가 죽었는지에 관해서도 '설'에 불과했던 이야기를 '어쩌면' 이란 전제로 더욱 신빙성 있게 만들어줬다. 아마 <동주>를 본 사람이라면 '설'과는 상관없이 동주와 몽규가 그렇게 죽었을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그들이 일제에 의해 희생되었다는 것만은 사실이니깐 그 사실을 사람들이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그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작품은 중/고교생들이 꼭 봤으면 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막연히 문학공식을 배우는 수업에서 벗어나, 진짜 윤동주를 알아가면서 그의 창작과정까지 배우는 것은 단지 수업 2번 들을 시간에 더한 것을 익힐 수 있으므로 진심 강추하고 싶다.
언젠가 <사도>를 마친 후 이준익 감독이 <동주>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유아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감독님 동주역할 제가 하면 안돼요?" 라고. 그랬더니 이준익 감독은 "안돼"라고 단호히 말했고, 그 이유인즉 유아인이 맡으면 동주라는 케릭터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거절했다는 일화가 있다. 때문에 <동주>는 암흑을 살다간 별같은 청춘이라는 이야기에 걸맞게 흑백으로 제작되었고, 그 의미는 지금의 우리들에게 천연색으로 잘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 기차 안에서 시를 적는 동주
▥ 추천 : 이러한 영화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 비추천 : ...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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