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불안감, 그리고 치정으로 치닫는 이야기 - 비거 스플래쉬 (A Bigger Splash,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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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유명한 락 스타 마리안(틸다 스윈튼)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남자친구인 폴(마티아스 쇼에나에츠)과 함께 이탈리아의 한 휴양지에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마리안의 전 남자친구인 해리(랄프 파인즈)가 등장하게 되면서, 여유롭던 평화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딸 페넬로페(다코타 존슨)와 함께 나타난 해리의 수다스러움에 점점 지쳐가던 즈음. 해리가 섬을 찾은 본색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한다. 때문에 점점 불편해지는 폴. 해리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내비췄으며, 페넬로페는 그들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세상에서 지낼 뿐이다. 그 과정에서 목소리를 잃은 마리안과 폴의 불편함은 점점 커져만가고, 상황은 점점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가득차기 시작하는데...




비거 스플래쉬 A Bigger Splash, 2015 제작
요약
이탈리아, 프랑스 로맨스/멜로 2016.08.03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124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틸다 스윈튼랄프 파인즈마티아스 쇼에나에츠다코타 존슨 더보기
누적 관객수
14,742 명 (2016.08.24,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1969년 作 <수양장>의 리메이크이자, 그들의 불안감에 대한 이유없는 불편함


  <비거 스플래쉬>는 각자 다른 것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에 관해서 그린 영화다. 한때 최고의 자리에 있었지만, 지금은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마리안. 그녀는 한때 해리와 6년 간을 깊은 관계에 있었던 사이였다. 그리고 그와 헤어진 지금. 그의 곁에는 폴이라는 다른 남자가 또다른 6년을 자신과 함께하고 있다. 


  영화는 평화로던 그들의 삶의 6년차에 거짓말처럼 해리가 나타나면서부터 생기는 일에 관해 그리고 있다. 마치 그가 나타날 것을 예측이라도 했듯이 목을 다쳐버린 마리안. 그의 곁을 지키는 폴 역시 지나치게 수다스러운 해리가 불편하기만하다. 자꾸만 극으로 치닫는 해리. 어딘가 그가 나타난 이유조차 폴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폴이 마리안을 만난 것 조차도 해리가 자신들의 관계가 끝났음을 알려주면서, 그의 도움으로 사귄 것이기에 폴은 그러한 해리의 태도가 영 불편하기만하다. 


  <비거 스플래쉬>는 다양한 군상의 사람들이 펼치는 치정극이자, 각자의 관계성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다. 해리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자신이 관여한 롤링 스톤즈의 앨범. 그리고 과거의 그때. 마치 그때 그 시절, 마리안이 있었던 때인양 떠들대는 해리의 모습에 폴은 그저 묵묵부답으로 답하며, 그의 행동을 지켜 볼 뿐이다. 



▲ 얽히고 섥힌 그들의 관계.



  여기에 그들의 삼각관계를 묘하게 뒤트는 페넬로페의 모습은 이야기의 또다른 긴장감을 안겨준다.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며, 다른 사람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 때문에 해리가 알몸으로 수영을 하든. 그가 다른 여자들을 데려와 수다를 떨든. 그녀의 관심사는 오직 나일뿐이다. 바로 옆에 락스타가 있음에도, 그저 My way만을 걷던 그녀에게도 뭔가의 묘한 행동은 있다. 마리안을 향한 승부욕. 나는 그녀보다도 나이가 적고, 목소리도 나온다는 그녀의 말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옛날엔 LP판의 한면에 6곡씩 있었고, 그걸 다 들으려면 다시 뒤집어야 했다는 페넬로페는 한 남자를 6년씩 만나는 마리안의 태도를 교묘히 비꼰다. 어쩌면 <비거 스플래쉬>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키를 담당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페넬로페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들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마리안의 태도가 어쩌면 얄미웠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관계의 키는 당연히 마리안이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락스타라는 아이디어를 직접 생각했다는 틸다 스윈튼은 <비거 스플래쉬>의 이야기에서 당연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말을 할 수 없는 것. 혹은 말을 하지 않는 것. 역시 영화에서 가지는 그녀의 위치와 묘하게 일치한다. 해리와의 잠깐의 일탈. 말 할 수 없지만, 말을 하고 싶지도 않은 일. 그리고 뒤로 가면서 얼핏 드러나는 해리와 과거 역시 폴에게는 말 하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영화는 계속해서 상황을 이야기하며, 관객들에게 이 상황을 읽으라고 권유한다. 결코 강요가 아닌 일. 하지만 왠지 읽고 싶어지는 일. 그렇게 각기 다른 네 사람의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점점 극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되돌아 올 수 없는 그들의 행위에 그 어떤 브레이크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해리가 낭떠러지에 걸쳐놓은 자동차처럼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그때를 향해 불안하게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 한때는 연인이었던 두 사람


마치며...


  고전 영화를 리메이크. 그리고 고전 영화에 대한 오마쥬. 영화의 기법은 세련돼 보이지만, 마치 그 시절의 영화처럼 엔틱한 분위기를 안겨준다. 여기에 자주 흘러나오는 음악은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라단조의 불안함으로 그때 그때를 알려주기 위해 애를 쓴다. 덕분에 우리는 음악이 알려주는 분위기대로 극을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극이 알려주는데로 끌려가다 보면 어느덧 극으로 치닫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IMDb의 평점은 6.4점으로 준수한 점수를 보이고 있으며, 로튼 토마토 지수는 89% (신선 127 / 진부 15)로 매우 높은 점수를 보여주고 있다. 



▲ 폴에게 묘한 시선을 보내는 페넬로페



▥ 추천 : 좋은 화면과 멋진 음악. 그리고 명연기.

▥ 비추천 : 치정이 섞인 멜로/로맨스 물이 불편하신 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 (다코다 존슨의 음모 노출)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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