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과 음모, 배신에 휩싸이는 기구한 운명의 지니. 이 모습은 <타이타닉>에서 잭 도슨(디카프리오)의 화폭에 담기는 로즈 드윗(윈슬렛)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더 이상 우디 앨런의 위트는 찾아 볼 수 없는 것일까?
헐리웃의 위트쟁이 우디 앨런의 새로운 영화가 찾아왔다. 이번 영화는 놀이동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네 남녀의 치정을 다루고 있다. 지니를 사랑하는 험티, 믹키를 사랑하게 된 지니, 그리고 이제는 캐롤라이나가 좋은 믹키. 이들의 4각 관계는 돌고 도는 원더 휠의 모습과도 비슷한 모양새다. <원더 휠>은 코니 아일랜드에 있는 대관람차를 뜻하는 명칭이다. 한 때 드라마에서 권상우가 특유의 발음으로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라고 했다면, <원더 휠>에서는 돌고 도는 삶의 단편을 담아낸다.
아버지를 버리고 남자를 따라 떠났던 딸과 그 날 이후 망가졌던 삶을 현재의 아내 지니로 인해 수습할 수 있었던 험티. 마찬가지로 험티로 인해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하지만, 뒤돌아보니 그것이 사랑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믹키와 불륜을 저지르는 지니. 지니의 곤란한 삶에 연민을 느껴 그에게 빠지지만, 새로운 캐롤라이나의 등장으로 마음을 돌리게 되는 믹키. 이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원더 휠>처럼 돌고 도는 삶의 모양새를 잘 대변하고 있다.
기존의 영화들에서 특유의 위트있는 감성으로 때로는 블랙 코미디를, 때로는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를 던졌던 우디 앨런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 만의 감수성으로 사각 관계에 담긴 인생의 삶을 그리고 있다. 대관람차에 담긴 삶의 모습처럼 인생을 돌고 도는 것이라 말하는 우디 앨런의 이야기 속에서는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남긴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기존의 작품들에 비하면 우디 앨런의 명성은 굉장히 아쉽다. 이러한 점은 근래에 발표한 그의 영화들에서 조금씩 느껴지던 모습인데, 우디 엘런의 감수성도 이제는 예전과 같지 않음이 느껴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엄밀히 말한다면 <원더 휠>의 이야기는 우디 앨런의 위트가 그리 느껴지지는 않는다. 인생을 불장난에 비유하는 그의 위트는 사랑의 모습을 질투와 음모, 그리고 배신과 위기의 연속으로 담아낸다. 물고 물리는 그들의 관계는 위험한 불장난 일 수는 있겠지만, 그 가운데 묘사된 케릭터들의 모습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핑계만으로 당위성을 지니기는 어려워보인다.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우디 앨런의 새로운 시도는 역시 우디 앨런이라는 찬사를 보낼 만큼, 신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니의 모습을 시샘 가득하고, 어리석은 중년의 여인으로 묘사하는 우디의 이야기는 2018년에 보기에는 구닥다리와 같은 불편함만 안겨준다. 물론 이러한 설정들이 1950년이라는 배경으로 면죄부를 얻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는 그러한 핑계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연극의 기법을 차용하고 있는 <원더 휠>의 이야기는 분명 명장의 향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예전 같지 않은 명장의 모습에 우리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 것이 분명하다.
IMDb 평점은 6.2점으로 준수하다. 하지만 로튼 토마토 지수는 30%(신선 48, 진부 110)로 매우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도 위트를 잃어버린 우디 앨런에 대한 혹평이 등장한다. 다만 <원더 휠>은 우디 앨런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연출 기법이 여전히 존재함을 볼 수 있다. 그의 사고만 돌아온다면, 언제든 우리는 예전의 우디 앨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날을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길 바란다.
- 관련리뷰 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 다른 영화들
▲ 그러나 캐롤라이나에게 빠져버리는 믹키.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 추천 : 우디 앨런이기에 만들 수 있었던 연출
▥ 비추천 : 솔직히 이런 소재는 우리나라 아침 드라마가 원조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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