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에서 바라본, 희망의 몸짓: 레버너스 (레 애팸스 Les Affames, Ravenou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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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어느 날 갑자기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사람들은 이유 없는 죽임을 당한다. 원인도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닌(마크 앙드레 그롱당)은 베지나(디디에 루시엔)와 함께 어머니가 있는 농장으로 향하지만, 도중에 베지나는 좀비들에게 물려 죽고 만다. 중간에 합류한 타니아(모니아 초크리)와 함께 여행을 이어가지만, 좀비들의 공격은 점점 강해진다.


 가까스로 도착한 어머니의 농장. 하지만 그 순간 좀비떼들이 공격을 하면서, 보닌과 사람들은 산 속으로 도망을 치게 된다.




이유도 없다. 설명도 없다. 그냥 사방에서 쫓기는 기분으로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


 우리 영화 <부산행>이 그랬다. 처음부터 이유도 없이 덤비는 좀비들, 그리고 기차 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무작정 쫓겨야 하는 사람들. <레버너스>의 이야기가 꼭 그렇다. 여기에도 좀비 바이러스가 나타난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단지 조금 넓어진 무대와, 넓어진 무대 만큼 늘어난 좀비들의 숫자들이 관객들을 괴롭히고 있을 뿐이다.


 <레버너스>의 이야기는 좀비 영화가 가지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아를 잃고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게 된다는 것. 세상은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로 멸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 등. 전형적인 좀비 영화의 공식들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일행 중 누군가가 좀비 바이러스에 걸리고, 그로 인해 일행이 큰 위기에 빠진다는 클리셰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끊임없이 무리를 공격하는 좀비들이 있었고, 이들로 인해 점점 줄어드는 주인공 일행의 험난한 과정만 있다. 그래서 <레버너스>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더욱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워킹데드> 류의 좀비 물을 좋아하시는 관객들이라면, 그 정도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레버너스>의 구성원들을 살펴보면, 집 안의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탕아가 되어버린 보닌과 가난한 농장의 두 노인, 한때 단란한 가정을 꿈꿨지만, 지금은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린 여인 등 모두 삶의 밑바닥 속에서 지금의 상황을 맞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삶처럼 되어 버린 현재의 모습은 그들에게 있어 낯선 모습이 아닐 수 있다. 영화 속 쓰레기들을 높이 쌓아올린 채 오지 않는 무언가를 바라는 좀비 들의 모습 역시 이러한 상황에 빗대어 본다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의 삶을 무너뜨려야만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주인공들의 모습이야 말로, 지금의 삶이 가지는 진짜 이야기는 아닐 지 모르겠다.



 구약 성서를 보면, 사람들은 바벨탑을 쌓아 자신들이 신의 영역에 도달하려는 시도를 했었다. 결과는 신의 노함으로 큰 벌을 받게 된다. 현재의 삶이 가지는 험악한 모습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야만 살 수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레버너스>의 이야기는 생각 없이 보기에는 너무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의 집중이 영화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때때로 던지는 웃음의 상황(물론 아재 개그지만)들 속에 공포의 기법을 버무리는 <레버너스>의 연출은 분명 나쁘지 않은 결과가 있었다. IMDb 평점은 6.6점, 로튼 토마토 지수는 88%(신선 7, 진부 1)로 높은 점수를 보여준다. 다만 영화가 가지는 상황들이 다양한 질문을 남긴다는 점은 약간의 주의를 요한다.




레 애팸스

레 애팸스 (Ravenous, 2017)

개요
드라마, 공포96분캐나다
감독
로뱅 오베르
출연
마크 앙드레 그롱당모니아 초크리미쉘린 랑크토, ...출연자더보기







▥ 추천 : 지금의 상황이 만들어낸 공포의 순간들.

▥ 비추천 : 생각 없이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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