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다섯 가지 감성 동화? |
사랑에 관한 다섯 가지의 감성을 이야기한다는 <사랑오감>.
- 첫번 째 이야기 : 기차역에서 우연히 옛친구 용식(유승목)을 만난 영일(오광록)은 반가움도 잠시 어색함을 뒤로 한 체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며칠 후 영일의 가계로 걸려온 전화는 '누군가'의 유골을 찾아가라 말하고, 영일은 그가 용식의 부친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젖어드는 감정들. 영일의 어머니는 어린시절 홍시가 유일한 간식이던 때의 이야기를 하며 유골을 뿌르러 가는 영일에게 홍시를 전해준다.
- 두번 째 이야기 : 아내의 장례식장을 찾은 덕호(류승룡)는 정작 찾아간 자리에서는 쫓겨나고, 은미(홍소희)를 만나게 된다. 그녀 역시 갓난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시 밖에 나왔다가 덕호를 만난 것. 덕호의 주절대는 소리를 듣고 있던 유미는 어느덧 그의 손이 자신의 손가 겹쳐있음을 발견한다. 얼마 뒤 우연찮게 또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하지만 유미는 건달들에게 쫓기고 있고, 그것을 도와주려던 덕호는 건달들에게 몰매를 맞는다.
- 세번 째 이야기 : 갑작스레 걸려온 전 여자친구의 사망소식. 그녀의 어머니는 이나(송인화)의 유품이라며 기타하나를 민준(김민준)에게 전해준다. 그로 인해 생각나는 추억들. 민준은 자신이 왜 기타를 받아야했는지, 그리고 기타에는 어떤 추억이 서려있는지가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시작한다.
- 네번 째 이야기 : 어느날 효선(홍수현)을 찾아온 현중(허성민)은 다짜고짜 자신이 가장 멋있었을 때가 언제였는지를 묻는다. 하지만 효선은 우리가 끝났음을 이야기하며 메몰차게 돌아서고, 남은 현중은 무언가에 쫓기듯 두리번 거린 후 사라진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효선은 자신들의 좋았던 시절이 떠오르고 급하게 사라진 현중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현중은 악기상을 찾아 가장 좋은 기타를 찾고 돌아서던 중 건달들의 공격을 받는다. 그리고 왜 그가 쫓겨다녀야 했는지를 알려준다. 현중은 그 상황에서 기타를 꺼내어 건달들 앞에서 절규에 찬 콘서트를 벌인다.
- 다섯번 째 이야기 : 교도소를 출소한 정우(환희)는 친구의 도움으로 춘례(김규리)를 찾아간다. 다방 레지로 일하던 춘례는 급작스런 정우의 연락에 설레기시작하고, 일하는 다방에는 자신의 근무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헤어지는 정우는 그녀가 자신에게 어떠한 존재였는지. 그리고 춘례 역시 정우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게된다.
▶ 관련기사 : 2016/02/05 - [영화/한국영화] - 프랑스 영화처럼 (Like a French Film, 2015) |
▲ 정우와 춘례의 만남
이처럼 <사랑오감>은 그들의 시놉시스에서 밝혔듯이 사랑에 관한 각기 다른 다섯가지의 유형을 그리고(그리려고) 있는 옴니버스 영화다. 하지만 그 사랑이란 모습을 그토록 다양하게 그려냈는지는 의문이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이 이야기하는 감성의 모습은 어떠한 차별점을 보이는 지 구분하기 어렵고, 그냥 '멋있는 척', '있어보이는 척'을 하려는 느낌만 강하게든다.
각 에피소드들을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가 '사랑'이라고는 했지만, 그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은 설득력이 없고, 마치 사춘기 시절 꿈꿔왔던 사랑의 판타지만 그려놓은 것처럼 영화에서 말하는 사랑의 과정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 관련리뷰 : 2015/08/23 - [영화/일본영화] - 심야식당 (映画 深夜食堂, Midnight Diner, 2015) - 원작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
▲ 은미에게 끌림을 느끼는 덕호
<사랑오감>에서 사랑 곁에 죽음을 묘사할 정도의 사랑을 말하고 싶었다면 그만큼의 납득할 수 있는 과정이 설명되어야겠지만, 이 영화는 그냥 갑작스레 사랑에 빠졌다는 설정만 있을 뿐 '어떻게'의 과정이 생략되어나, 흐릿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가 주장하는 스토리라인을 공감하기 어렵다. 사랑이란 명확하게 처리되어도 그 감정을 납득하는 데는 또다른 무엇가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사랑을 지나치게 쉽고 간단하게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남는다.
이러한 의문은 모든 에피소드들에 던지고픈 의문인데, 예를 들어 건달들앞에서 죽음을 무릅쓴 콘서트를 하고 싶었다면, 그 목소리가 전달되어야 할 대상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냥 멋있는 척만 하고 있을 뿐 과정이 대상에게 전달되었다는 느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감정선이 설명이 안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연결되는 문제점인데, 각자의 상황이 전부 설명이 안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 같다. 이러한 점은 결국 에피소드 전체를 감싸안는 무언가의 부재로 이어지고, 그때문에 <사랑오감>을 대표할 수 있는 메인 스토리의 부재로 이어지는 것이다.
▶ 관련리뷰 : 2016/02/24 - [영화/해외영화] - 소소한 재미가 있는 옴니버스 스토리 - 마카담 스토리 (MACADAM STORIES, Asphalte, 2015) |
▲ 이나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민준
마치며... |
<사랑오감>은 이토록 훌륭한 배우들을 이렇게 형편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냥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썼다는 것만 제목 '오감'을 통해 표현하고 있을 뿐 이 영화가 주장하는 사랑의 모습은 다섯 가지가 아닌, 한 가지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결국 '척'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흐르는 감정들이 애절해 보이는 척이라도 할 수 있었던 건. 주연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때문에 억지로나마 관객들은 이 영화가 뭔가를 이야기는 하는구나를 어렴풋이 느낄 뿐. 그조차도 없었다면 장르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 관련리뷰 : 2015/10/28 - [영화/일본영화] - 만우절에 펼쳐지는 감동의 거짓말 - 에이프릴 풀스 (エイプリルフールズ, April Fools, 2015) |
▲ 영일에게 그분의 죽음은 어떤 식으로 다가왔을까?
▥ 추천 : 명배우들이 연기는 명불허전.
▥ 비추천 : 이 좋은 재료들로 이런 음식도 가능하구나...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영화 > 한국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미는 있다. 하지만 억지도 있다. - 검사외전 (A Violent Prosecutor, 2015) (0) | 2016.03.12 |
---|---|
순정을 찍으랬더니, 상투와 진부를 만들었다. - 순정 (UNFORGETTABLE, 2015) (0) | 2016.03.10 |
감동스런 전반부, 진부한 후반부 - 로봇, 소리 (SORI: Voice from the Heart, 2015) (0) | 2016.02.26 |
억지의 삼단 콤보를 보여주는 스릴러 - 멜리스 (Malice, 2015) (0) | 2016.02.20 |
울고싶은 청소년들의 일탈과 방황 - 울보 (Stay with Me, 2015) (0) | 2016.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