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줄거리 요약 |
- 치킨게임
어느 바닷가 자동차 딜러와 뮤지컬 배우가 있다. 뮤지컬 배우는 누군가와 거친 통화를 하고 있다. 통화를 마친 후 딜러의 차로 이동하는 두 사람. 딜러는 자신의 차를 팔기 위해 끊임없는 구애를 하고, 배우는 그 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그러던 중 길가에 나타난 괴한으로 인해 차량은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되고, 간신히 절벽에 매달린 차량에는 이제 둘이 아닌 셋이 되어 있다.
밀폐된 공간. 각자의 다른 이익이 있는 세 사람은 누가 먼저 이곳을 빠져나가게 될 지에 대한 소리없는 다툼이 시작된다.
- 세컨어카운트
SNS의 세컨 계정으로 매일 밤 다른 남자들과 소모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인경은 그날도 오프(각주)를 하던 중 닉네임 '삼겹살'을 만난다. 첫 만남부터 괜찮았던 두 사람은 작은 헤프닝으로 인해 더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같은 남자를 두 번이상 안 만나는 인경은 삼겹살에게 매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두 번째 만남 이후 인경은 삼겹살에게 DM(각주 1)을 날려보지만, 그가 SNS를 탈퇴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2
- 자각몽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서, 그 사람의 인식을 구하는 요원 세인(권율)은 장철의 인식 속에 잠겨있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몸소 그의 의식 속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만난 또다른 자신. 자신과 똑닮은 그 자아는 무엇을 바라고 자신을 공격하는 것이며, 다른 자아들은 왜 희생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곳은 과연 누구의 자아란 말인가?
각기 다른 세 명의 감독이 만드는 옴니버스 이야기로 블랙코미디, 멜로/로맨스, SF 판타지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영화.
▶ 관련리뷰 : 2016/02/05 - [영화/한국영화] - 프랑스 영화처럼 (Like a French Film, 2015) |
▲ 낭떠러지 위에서 펼쳐지는 황당한 코미디를 그리고 있는 치킨게임
하나의 괜찮음. 두 개의 진부함. |
<방 안의 코끼리>는 2014년 <신촌좀비만화> 이후 두 번째로 만들어지는 3D 옴니버스 영화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준다. 하지만 그 기술적인 신선함도 내용의 진부함 앞에서는 이렇다 할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듯, 이야기는 산만하고(치킨게임), 진부하다(자각몽).
그나마 SNS상의 소모적인 만남을 그리고 있는 <세컨어카운트>만이 그나마의 괜찮음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위안으로 남는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치킨게임'의 룰은 이해하기 어렵다. 낭떠러지나 벽 등을 향해 달리는 두 대의 자동차 중 먼저 정지하는 쪽이 지는 게임을 뜻하는 치킨게임은 말그대로 멍청한 게임을 뜻하는 단어다. 하지만 <방 안의 코끼리>에서 보여주는 '치킨게임'은 어떠한 멍청함을 풍자하고 싶었던 건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연기잘하는 신동미, 김태환에 잘생김이 넘쳐나는 곽시양의 만남은 뭔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연기 잘하는 두 배우의 연기는 어디를 향하는지 오버스럽기만하고, 그 사이에 끼어있는 잘생긴 배우의 연기는 잘생김만 묻어날 뿐이다.
그러다 보니 정말 '치킨게임'을 던지는 것은 영화 자체가 아닌가 싶을 만큼 멍청해 보이고,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는 그냥 아는 척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된다.
▶ 관련리뷰 : 2016/03/19 - [영화/한국영화] - 예쁜지만, 진부한 사랑이야기 - 좋아해줘 (Like for Likes, 2015) |
▲ SNS 상의 소모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는 세컨어카운트
세컨어카운트는 오프를 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겉으로는 도도한 척 하지만, 결국 자신의 외로움을 '센케'로 달래고 있었던 인경의 모습은 현시대의 소모적인 사랑과 닮아있다. 마치 김춘수님의 꽃을 연상케하는 대화. '너의 진짜 이름을 불러주는 곳에 머무르라'는 삼겹살의 이야기는 있는 척을 하고 싶지만, 결국은 있을 곳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각몽은 굉장히 있어보이는 척을 한다. 멋있는 척, 아는 척, 그리고 잘난 척을 하고 있지만, 결국 진부함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들. 하지만 정작 겉모습만 따라했을 뿐, 던지는 물음이 어디로 향하는 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아이폰을 따라한 (초창기)샤오미일 뿐이다.
샤오미는 가성비라도 좋았던 적이 있다지만, 자각몽은 그조차도 없다는 점에서 이유있는 1패에 지나지 않는다.
▶ 관련리뷰 : 2016/02/24 - [영화/해외영화] - 소소한 재미가 있는 옴니버스 스토리 - 마카담 스토리 (MACADAM STORIES, Asphalte, 2015) |
▲ 의식 속 세계에서 또다른 자아를 만나게 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는 자각몽
마치며... |
<방 안의 코끼리>를 보고 있으면, 감독들의 전작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한 경향이 보인다.
<원더풀 라디오(2011)>, <관능의 법칙 (2013)>, <뜨거운 것이 좋아 (2007)>를 보여줬던 권칠인 감독은 '세컨트어카운트'에서도 괜찮은 멜로라인을 보여준다. 반면 <평행이론 (2009)>, <사이코메트리 (2013)>를 연출한 권호영 감독은 '자각몽'에서도 SF 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다른 자아의 세상과 현실을 분리하는 점에서는 '평행이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돌이킬 수 없는 (2010)>을 제작한 박수영 감독은 시사적인 측면을 던졌던 기존 작품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유사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전에도 사회적 공감을 얻는데는 실패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박수영 감독에게는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 관련리뷰 : 2015/10/28 - [영화/일본영화] - 만우절에 펼쳐지는 감동의 거짓말 - 에이프릴 풀스 (エイプリルフールズ, April Fools, 2015) |
▲ 삼겹살과 만나고 있는 인경
▥ 추천 : 세컨어카운트의 내용은 괜찮은 편이다.
▥ 비추천 : 나머지는 두 개는 글쎄...?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치킨게임 ★ / 세컨어카운트 ★★ / 자각몽 ★
- 노출 : 세컨어카운트에서만 미람의 란제리씬 및 배드씬이 등장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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