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간의 간극을 이야기하지만, 영화의 모습은 조금 아쉬웠다.
한때 호랑이 류조라고 부르면 우는 아이도 울음을 그치게 했다는 류조. 하지만 세월의 힘은 그들을 이빨 빠진 호랑이로 만들어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류조는 길에서 과거 자신의 부하가 젊은이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예전의 동지들을 불러 모으게 된다. 한때 한가락(?) 하던 무용담을 안주 삼아 취하기도 하던 할배들은 세상의 불의를 바로잡을 자들이 자신들이라 여기게 되고, 그날로 류조와 할배들은 '일룡회'라는 올드 야쿠자 조직을 결성하게 된다.
<8인의 수상한 신사들>은 <7인의 사무라이 (1954)>를 빗대어 자신들을 8인의 용사들이라 부른다. 원제 '龍三と七人の子分たち' 역시 류조와 7명의 부하들이라 부르는고 있기에 그들이 <7인의 사무라이>를 흉내 내고 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판단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7명의 사무라이, 아니 야쿠자들은 있지만 야쿠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영화는 바뀌어 버린 세상과 그 안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찾으려고 하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희화와 풍자를 통한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키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류조와 7인 부하들이 과거의 영화에 기대어 '나도 왕년에 한가락 했음'을 강조하는 것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해석이 된다. 때문에 영화의 모습은 자신들의 존재감을 찾으려는 류조와 할배들의 눈물겨운 사투이자, '노병은 죽지 않았고, 단지 사라질 뿐이다'라는 맥아더의 명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뚜렷한 영화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주장하는 모습은 조금은 루즈함을 보이게 된다.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사기와 협박, 공갈이라는 형태로 관객들에게 알리는 시도는 좋았지만, 그것들을 풀어가는 과정에는 진부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나 노인들의 자존감을 주장하는 여러 영화들에서, '우리는 아직 쓸만하다'라는 주장을 여러 번 되풀이했기에 새로울 것이 없는 류조와 할배들의 주장에는 지루함이 느껴진다.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문제들을 좀 더 새롭게 꾸미고, 그것을 통해서 젊은 세대들에게 주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게 된다.
마치며...
류조와 할배들의 이야기를 <7인의 사무라이>에 빗대고 있었지만, 감자가 생각하기에는 할배들의 모습에서 그림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연상하게 된다. 도살장에 끌려갈 위기에 놓인 동물들이 모여 만든 음악대가 도둑을 퇴치하고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이야기는 어쩐지 할배들의 그것과 유사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할배들의 동화에는 새로움이 없었고, 때문에 세대 간의 간극을 공론화한 그들의 노력도 아쉬움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노인들의 문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그들의 문제를 접근함에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노력이 부족했고, 결국 아쉬움으로 남고 만 것이다.
▥ 추천 : 사라진 8인의 노병들.
▥ 비추천 : 선명한 문제의식을 풀이과정이 따라오질 못했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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