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먹먹해서 더 아름다운 영화 : 멋진 세계 (美好的世界 すばらしき世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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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14살에 소년원에 들어간 이래, 전과 10범 그리고 수감 6번. 인생의 28년을 쇠창살 안에서 보낸 미카미(야쿠쇼 코지)가 마지막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다. 미카미가 출소하며 처음으로 한 일은 자신의 수감기록을 사람 찾는 프로에 보내어 자신의 모친을 찾는 것. 방송국 PD인 요시자와(나가사와 마사미)는 그에서는 그의 이색 이력에 흥미를 보이며 작가 츠노다(나카노 타이카)에게 이 일을 의뢰한다.

 

  나라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도 생활은 가능하지만, 자신이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은 미카미. 하지만 오랜만에 맞이한 세상은 그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설상가상으로 수감기간 동안 운전면허까지 말소되며, 그의 취직은 더욱 어렵게만 흘러간다. 그러던 중 길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행인을 발견하게 되고, 의협심을 발휘하여 그들과 다투게 되는 미카미. 그의 모습은 츠노다의 카메라에 담기게 되고, 그 일은 알 수 없는 파장을 만들게 되는데...

 

 

오랜만에 세상을 밟은 미카미. 그에게 세상은 멋진 곳일까?

 

# 왜 재밌는가?

- 가슴이 먹먹해지며 펼쳐지는 감동의 순간들.

- 현진건님의 <운수 좋은 날>을 좋아한다면, 이 영화에서도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다.

 

# 이런 건 별로

- 일본 영화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잔잔함과 그것이 주는 지루함.

- 순문학(純文學)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이 역시 불호(不好)가 크게 느껴질 것.

 

일본 이토 세이 문학상 수상작을 영화로 만들다.

 

 이것은 하나의 편견(偏見) 일 수 있다. 그러나 감자가 본 영화 중 일본의 문학상 수상작들은 거의 전부 수작(秀作)이었다. 이 작품 <멋진 세계> 역시 문학상 수상작을 원작(原作)으로 한다. 이토 세이 문학상은 비록 나오키 문학상이나 아쿠타가와 문학상에 비할 수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이토 세이 문학상 출신의 <멋진 세계> 역시 훌륭한 흐름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내용은 마치 현진건 님의 <운수 좋은 날>을 보는 듯했다. 여기에 소설가 아사다 지로의 <러브 레터> [각주:1]속 3류 야쿠자의 이야기를 살짝 접목한 듯한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이 작품의 이야기 역시 상당한 울림을 준다.

 <멋진 세계>는 야쿠자 출신의 주인공이 세상 밖으로 나와 그의 현실과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 '아직 세상은 아름답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관객들은 계속되는 질문 속에 휩싸일 것이다. '미카미에게 과연 세상은 멋진 곳일까?' 세상은 야쿠자 출신의 전과자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그를 보는 편견들은 그를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다. 때문에 영화의 내용 중 "쓰레기장의 쓰레기를 보는 눈빛이다."라는 미카미의 외침은 그러한 세상의 시선을 잘 대변하는 듯하다. 영화는 계속해서 이러한 시선과 마주하는 미카미의 모습을 보여준다.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사회복지사와의 대화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잘 드러난다. 그리고 야쿠자 출신이라는 미카미의 모습은 여지없이 '욱'하는 모습으로 드러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러나 이 모든 전조(前兆)들은 뒤에 등장할 감동들을 위한 복선과도 같은 역할이다. 다만 이 과정들이 조금은 낯설고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음도 어쩔 수 없다. 이는 감자가 늘 주장하는 '일본 영화 특유의 감수성'과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어떤 때는 슬로우 라이프로, 또 어떤 때는 너무 과한 잔잔함으로 다가오는 일본 영화 특유의 냄새들. 일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흐름에 끌리는 것도 사실이기에, 호불호가 강하게 작용할 것 같다. 여기에 미카미를 향한 극적인 순간들도 어설프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을 영화로 만들 때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극적 효과의 한계'라고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순간임에는 분명하다.

 여기에 미카미를 향해 적대적인 시선을 보내던 이들이 나중에는 호의적으로 변한다는 사실 역시, 작위적으로 비춰지는 것도 영화의 계속되는 한계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흐름들이 결국 영화의 극적 감동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은 <멋진 세계>의 장점이다. 즉 어설프게 계속되는 흐름들을 감동으로 잘 연결시켰다는 것은 연출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미카미의 폭력적인 모습을 비디오 카메라에 담는 츠노다

 우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한가지 질문에 당돌(撞突)하게 될 것이다. '왜 미카미는 어머니를 그토록 애타게 찾는가?'에 대한 궁금증. 이미 대답은 극 속 츠노다의 외침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미카미가 찾는 멋진 세계에 있다. 그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순간들. 일본어에서 말하는 'すばらしき(스바라시)'한 기억들을 여기에서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로부터 그의 멋진 세계가 시작하려는 것은 아닐지. 감자는 궁금해진다.

 영화의 마지막 순간. 미카미는 운수좋은 날[각주:2]을 맞이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 미카미에게 그 순간들은 진정 운수 좋은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지키려 했던 모든 것들. 13년의 세월과 맞바꾸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것들의 존재를 확인하게 된 것. 그가 살아온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이야말로 진정한 'すばらしき(스바라시)'가 아닐까? 마치 가쿠다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에서 주인공 리카가 마주하게 된 마지막 순간과 비슷할까?[각주:3] 중요한 것은 영화가 자신들이 주장하는 <멋진 세계>의 감동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간 과정이 보여준 어설픔을 뛰어넘고도 남음이 있다. 

 

 마지막으로 감자는 이 영화를 여러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영화가 주는 감동의 순간들을 공유하고 싶음이다. 미카미의 러프(rough)하지만 순박한 모습들과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감동의 순간들. 영화의 모습이 이와 비슷하기에 감동의 순간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투박한 진행 속에서 발견하는 감동. 과연 미카미는 자신이 찾던 멋진 세계를 찾아낸 것일까? 여러분들도 이 영화에서 각자가 지닌 감동의 순간들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

 

★ 감자평점 (5개 만점 / 별점보다는 글의 내용으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

- 스토리 : ★★☆

- 노출 : ☆ (야쿠쇼 코지의 뒷모습. 극 중 리리로 출연하는 사쿠라기 리나의 노출이 잠깐 등장)

 

# 예고편

 

 

 

# 영화 <종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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