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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으로 전학 온 민식은 건너편의 예주에게 눈길이 간다.
메시지에 치중한 나머지 세부적인 모습에서 아쉬움을 보인다.
수원에서 사고에 휘말려 강제 전학을 당하게 된 민식. 하지만 고성에서의 여건은 그를 또다시 사고에 휘말리게 한다. 그러던 중 왕따를 당하는 예주를 보게 되는 민식. 목회자의 아들인 그는 예주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되고, 이야기는 또다시 위험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이야기는 흘러 흘러 민식과 예주의 상황을 점점 더 악화시키게 되고, 예주를 향한 민식의 믿음도 흔들리고 만다.
<눈발>의 이야기는 민식과 예주의 이야기를 통해서 진정한 믿음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아버지가 목회자인 민식은 아이들에게 휩쓸리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확고한 믿음과 철학이 있다. 때문에 민식은 자신의 믿음에 의해 예주를 받아들였고, 그녀를 자신의 믿음으로 판단하게 된다.
반면 그의 주변 인물들의 가식적인적인 모습은 믿음과 정반대로 흘러가게 된다. 먼저 아버지는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예주의 배경을 들어 그녀를 '제대로 되지 못한 아이'로 판단한다. 거기에 교회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예주의 모습에 색안경을 끼고 그녀를 바라보게 된다. 더구나 예주의 아비 상만(장명갑) 역시 그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은 부녀의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 즉 믹식과 예주를 제외한 주변의 풍경들은 모두들 불신으로 흘러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옭죄게 된다.
때문에 민식의 믿음이야 말로 진정한 믿음이라 여겨질 뻔 했지만, 영화는 민식의 믿음 역시 가만히 내버려두지를 않는다. 결국 흑염소와 건강원 할배의 욕심으로 퇴색되고 마는 민식의 마음. 영화는 그렇게 그들 모두를 불신으로 몰아넣으며 이야기의 커다란 물음표를 관객들에게 던지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던지는 물음은 어딘가 불편하게 다가온다. 이야기를 꾸리기 위해 사용된 여러가지 장치들은 작위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 때문에 영화가 던지는 이야기는 굉장히 부자연스럽게 묘사된다. 더구나 결정적인 갈등을 만드는 이야기는 민식의 믿음을 흔들기 위함이라지만, 너무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때문에 제대로 된 개연성을 부여하지 못한 이야기의 흐름은 관객들의 믿음을 잃고 말았고, 전체적인 흐름도 퇴색되고 만 것이다.
마치며...
<눈발>의 이야기는 메시지의 믿음을 강조했지만, 관객들의 믿음은 잃고 말았다. 때문에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들 역시 호소력을 잃게 된 것이다. 때문에 민식의 태도가 만드는 흐름도 작위가 만들어낸 흐름에 퇴색되고 말았고,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힘을 잃게 된 것이다.
다만 어떠한 것이 진정한 물음일까 라는 영화의 질문은 나름의 묵직함을 지니게 된다. 그렇기에 영화가 세밀하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들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점점 더 위기로 향해가는 이들의 이야기. 과연 무엇이 이들의 손을 놓게 했을까?
▥ 추천 : 진정한 믿음에 대한 묵직한 질문들.
▥ 비추천 : 영화의 믿음을 얻었을지 몰라도, 관객의 믿음은 잃어버렸다.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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