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놓인 세 노년의 옴니버스 스토리: 길 (The W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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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줄거리 요약

  순애의 하루는 바쁘다 : 생일을 맞은 순애(김혜자)지만, 그녀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늘 순애는 A/S 기사(온주완)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수고를 밥 한끼 대접하는 것으로나마 고마움을 대신한다. 그렇게 하루가 저무는 즈음, 그녀가 하는 일은 또다시 전화기를 들어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하는 것. 그렇게 순애의 하루는 바쁘게 지나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은 상범의 첫사랑 : 상범(송재호)은 자신의 월남 전 참전수당을 가지고 달아난 부인이 남긴 피붙이를 키워놨지만, 딸 역시 손녀를 상범에게 맡기고 가출을 해버렸다. 결국 자신의 업보처럼 손녀를 키우며 살아가던 그에게 프렌차이즈 빵집 코디네이터(지안)가 찾아오게 되고, 상범은 그에게서 어린 시절 첫 사랑이었던 그녀가 떠오르게 된다. 껌종이에 하나에 수줍은 고백을 하던 그녀. 그리고 지금. 과연 상범에게도 봄 날은 찾아오게 될 것인가?


  길 위의 수미 : 수미(허진)은 외아들을 불의의 사고로 잃게되고, 홀로 남은 며느리(안혜경)는 아들의 떠남이 수미로 인함이라 생각하게 된다. 결국 상심에 젖은 수미는 제일 가까운 근방으로 가 목숨을 끊으려했고,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이유를 가진 종광(김승현)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오게 되는 수미. 그녀는 길 위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될 것인가?



▲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사람 온기가 그리운 노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대 문제를 길 위에 얹고는 있지만, 평이한 진행이 아쉽게 느껴진다.


 <길>은 노년의 문제를 건드리며, 관객들에게 노년이란 지위가 가지는 여러 문제들에 관해 공론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순애의 하루는 바쁘다'에서는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노년의 삶을 이야기한다. 순애의 하루는 매일 AS기사를 부르며, 그들이 보이는 반응에 웃고, 울며 때로는 그들의 삶에 일부분이 되길 원한다. 그러면서도 노인들이 왜 거리에 나오는지에 대한 작은 변명을 곁들이는 영화는 마지막에 전자제품에 익숙한 순애의 모습을 보여주며, 그녀가 바란 AS란 기계가 아닌 그녀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었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야기는 상범의 첫 사랑을 이야기한다. 오래 전 그때 상황으로 인해서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랑. 부인과 딸에게 못다한 사랑은 이제 오랜 시간이 흘러 찾게 된 여유와 함께 첫 사랑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를 찾은 코디네이터의 향기에 첫 사랑의 그림자를 얹게 되는 이야기는 상범에게도 봄 날이 있었음을 이야기하며, 상범이 가지는 소통의 문제에 세대간의 단절과 소통에 관한 문제를 함께 얹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이야기 '길'에서는 영화가 건드리고 하는 노년의 감수성을 응집하여 폭발시키고자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평생을 공들여 키웠지만, 운명의 장난은 수미에서 평생의 공을 빼앗아 가 버렸고, 결국 수미 역시 이 세상에서 자신의 운명을 지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그러다가 종광들과 엮이게 되는 이야기는 결국 그녀가 살아가야 할 이유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또다른 내일을 향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처럼 <길>에서는 '길'이라는 표면적 의미 위에 그들의 삶이라는 이면 의미를 얹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작정을 하고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는 길 위에서 커다른 물결을 만들며 관객들의 심금도 건드리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게 만들어진 심금은 크고도 긴 물결로서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잔잔한 파장으로 관객들을 휘감게 되는 것이다.


  다만 영화가 주장하고 있는 감수성이 심금을 울리게 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평이한 진행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누가봐도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AS 기사의 멘트를 집어넣고, 불법 주차 차량의 차주의 신경질을 넣고 있으며, 며느리의 분노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짜기 위해 영화는 작위적인 설정들을 건드리게 되었고, 이러한 영화의 작위성은 긴 여운을 남겨야하는 그들의 여행을 불편하게 만들고 만다. 즉 영화의 메시지에는 충분한 공감과 울림을 느끼면서도, 그렇게 미흡하고도 억지스런 그들의 연출력에는 실망감이 생기는 것이다.



▲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청춘의 봄날을 그리는 노년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마치며...


  <길>이 던지는 이야기는 충분히 공감이 된다. 하지만 영화 속 '꼰대'라 불렸던 행위는 곧 영화가 주장하는 행위가 되어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주고 말았다. 그들의 '꼰대질'은 정서의 공유 보다는 가르침이라는 불편함을 건드리고 말았고, 관객들은 이유도 없이 연출진이 던지는 꼰대질을 당하고 있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어른들의 말씀은 대부분이 옳고, 살이 되며, 피가 되는 말씀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소통의 방법으로 인해 좋은 말은 꼰대질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을 영화는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야기는 전달해야지 가르치려하면 불편하다는 것을 그들을 깨달았어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전해야 하는 이야기가 충분히 공감되면서도 잘 와닿지 않았던 이유는 공익 광고 캠패인과도 같은 그들의 전달방식에 있지 않았나 싶다. 억지로 이야기를 꾸미고, 그것에서 감동을 연출하는 하수들의 몸짓에서 관개들은 과연 얼마큼이나 큰 감동을 받을지도 의문으로 남게 되고, 때문에 좀 더 매끄럽고 자연스런 진행으로 노년의 문제를 전달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 마지막 영화는 길이라는 의미를 던지며 노년의 삶이 지니는 문제를 정면에서 건드리려 한다.


요약
한국 드라마 2017.05.11 개봉 12세이상관람가 87분
감독
정인봉
출연
김혜자송재호허진온주완  더보기
누적관객수
14,975 명 (2017.05.25,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자세히









▥ 추천 :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훈훈한 감수성의 전달.

▥ 비추천 : 어른들의 잔소리도 대놓고 하면 듣기 싫더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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