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변종구
결국 유권자인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려고는 했지만, 억지스런 전개에 관객들은 등을 돌리고 말았다.
정치판의 탐욕과 더러움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는 <특별시민>. 제목처럼 영화는 서울특별시의 시장자리를 놓고, 물고 물리는 그들의 아전투구를 보여주며, 정치권의 현주소를 고발하고 있다. 영화는 시작부터 정점에 선 사나이 변종구의 이면을 통해 정치권이 가지고 있는 추악함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그들만의 리그. 그리고 그들만에 리그에 들어가게 된 백조 한 마리. 꾸정물에 손을 담그면, 자기 손에서 똥을 묻혀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와 함께, 하얀 새였던 박경은 점점 그들의 세계에 동화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태생이 하얀 색 박경은 꾸정물의 세계에서 염증을 느끼게 되고, 이야기는 그때부터 또다른 선택지를 보여주게 된다.
다만 특별한 그들만의 비화를 풀어놓을 것처럼 굴었던 이야기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갈등을 엮는 소재들조차 기존의 문법에서도 사용하지 않을 법한 억지스럼움을 보인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과격한 네거티브 CF, 뜬금없는 거대 싱크홀 등 사실성을 지나치게 벗어난 영화의 문법은 억지신공을 남발하고 말았고, 그러한 진행은 결국 개연성까지 심각하게 훼손하고 만 것이다.
여기에 억지의 최고봉을 이루는 것은 정치인 변종구를 무너뜨리는 수단이 음주운전에 이은 뺑소니 과실치사라는 점이 아닐까한다. 정치인으로서 구린 구석이 많다고 하면서도, 구린 구석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 한 점은 영화의 가장 큰 실수로 사료된다. 이러한 점은 극의 구성에서 갈등의 요인을 짬에 고민을 보이지 않았다는 반증이 되는데, 이러한 날로 먹으려는 그들의 시도는 억지스러움이 묻어나며, 정치 생명을 건 그들의 이야기를 3류 잡범들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주장하는 이야기, 즉 '그들만의 더러운 리그는 그대로 있을 것이며, 그렇기에 유권자의 힘이 중요하다'라는 극의 메시지에는 백분 공감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이 짜놓은 정치 이야기는 결론만 정해놓고, 서사의 과정에는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메시지도 묻혀버리는 결과로 드러나고 말았다. 때문에 거국적 메시지 하나만 던져놓고, 그것에만 기대기에는 극의 진행이 너무도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 그리고 검은색 안에서 흰색을 찾으려는 박경
마치며...
<특별시민>의 이야기에 특별함은 없었다. 이는 영화의 큰 단점이 되어 억지신공을 남발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말았고, 그로 인해 극에서 주장하는 메시지까지 덩달아 묻혀버리는 아쉬움을 낳고 말았다. 정치판이 추악하고, 더럽다라는 점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마치 자신들만 알고 있는 사실을 고발이라도 하는 듯한 허세를 부렸고, 우리는 다 아는 사실로 억지를 부리는 극의 모습에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유권자의 힘을 강조하는 박경의 모습조차 그들과의 차별점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은 또다른 아쉬움으로 작용한다. 박경이 개과천선을 하는 과정에는 설득력이 부족한 것도 이러한 아쉬움에 힘을 더하게 된다. 때문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서사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점은 극에 큰 아쉬움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 줄타기를 통해 정점에 오르려는 심혁수
▥ 추천 : 메시지에는 공감을 표한다.
▥ 비추천 : 구두장에서는 구두도 조심히 닦아라.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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