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몸으로 오디션을 보는 아빠
7시간을 두 시간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빈틈들...
모두가 알다시피 <아빠는 딸>은 일본 드라마 <아빠와 딸의 7일간 (パパとムスメの7日間)>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은 7일을 7편으로 나누어서, 매순간의 기록을 영화보다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려내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아빠와 딸>은 7일 간의 일들을 2시간이라는 분량으로 녹여내고 있는데, 영화의 전반적인 틀은 일드의 그것을 많이 따라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는 소통의 단절이 만드는 최근의 상황을 코믹하고, 황당한 상황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딸와 부모의 영혼이 바뀌게 된다는 모티프는 이미 히로스에 료코와 코바야시 카오루가 주연한 영화 <비밀 (2002)>에서도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일본식 판타지를 영화는 코믹하게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윤제문과 정소민의 맛깔나는 코믹까지 더해져, 영화는 유쾌한 부녀의 반전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다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7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는 과정은 여러군데서 빈틈을 노출하고 말았다. 여기에 재해석이 거의 없는 일드 베껴오기도 문제가 되는데, 7시간의 드라마를 2시간짜리 스페셜 방송으로 편집하고 재현배우로 윤제문과 정소민을 기용한 듯한 모습은 이야기에 커다란 빈틈을 노출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일드의 매끄러운 진행은 군데 군데 이빨 빠진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거기에 감동코드라는 억지까지 삽입하게 되면서 영화는 망작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즉 일드를 따라하지만 뭔가 다른척은 해야겠고 때문에 안 따라한 척하고 있는 영화는 어설픈 베낌이 되어 더 이상한 스토리로 변해버린 것이다.
▲ 딸은 회식자리에서 아빠 몸으로 흥을 띄우게 된다.
마치며...
아빠와 딸의 영혼이 뒤바뀌고, 그것이 세대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역할이 된다는 <아빠는 딸>의 이야기는 괜찮은 소재를 빌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원작의 영향을 너무 받아버린 상태였고, 때문에 일드 따라하기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7시간이라는 분량을 2시간으로 짜깁기하려는 그들의 시도 역시 실패로 끝나버리고, 영화는 어설픈 짜깁기 영화가 되어 망작이 되어버렸다. 때문에 소재만을 빌려오고, 감독만의 색깔을 입혀 새로운 작품으로 창조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아빠는 친구 병진(박혁권)에게 자신임을 증명하기 위해 춤을 춰보인다.
▥ 추천 : 윤제문과 정소민의 맛깔나는 코믹 연기들.
▥ 비추천 : 베낄려면, 서머리하는 실력부터 길러야 할 듯.
★ 감자평점 (5개 만점)
- 스토리 : ★
- 노출 : 없음
※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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